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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니즘, 개인적인 응어리와 갈망 또는 불쾌감

순돌이 아빠^.^ 2022. 1. 27. 11:33

반격을 대중에게 설파하는 전문가들은 워낙 다양하고도 맥락이 없어서 정치적 혹은 사회적 일반화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마이크 앞에 섰을 때 개인적인 응어리를 풀어놓는다는 공통점이 있긴 했다.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들의 관심은 진실되고 지적 호기심은 충분히 강렬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을 움직인 것은 본인이 채 인지하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사적인 갈망과 반감, 자만심이기도 했다. 뉴라이트 남녀, 그리고 레이건 진영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가정과 직장에서 지난 20년간 일어난 고통스러운 사회 변화와 씨름해야 했다. 

이들의 글과 말에서 ‘여성’은 그 많은 사적인 불안과 망령을 투사할 수 있는 전천후 스크린이 되었다.

 

이런 반격 사상가들의 치렁치렁한 학자복 아래에는 별로 학자답지 못한 충동이 감춰져 있었다. 이 중에는 페미니스트들 때문에 자신의 승진이, 종신 재직권이, 명예가 희생되었다고 믿는 학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여성학의 탄생을 직업이라는 면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침략으로, 교정 잔디를 짓밟는 무단 침입이라고 생각했다. 

페미니즘 지도자에게서 받은 실제 혹은 상상해 낸 모욕을 곱씹는 정치 전략가들도 있었다. 

이들이 여성운동과 싸우는 이유는 복잡하게 뒤얽힌 하나의 집합과 같고, 사적인 정황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반격의 이론가들은 심리학 사례 연구 대상으로 몰아가는 게 아니라, 별로 인지되지는 않았지만 이 사상가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요인들(직업적인 고충에서부터 가정 내 역할 긴장까지)로 이들 사상의 고려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 432

 

레빈의 회상에 따르면 여성운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기로 처음 마음을 먹은 건, 그가 알고 지내던 일부 페미니스트 성향의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행동거지를 바꾸라고 요구하기 시작하더 수년 전이었다. 그는 특히 한 사건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성해방의 수혜를 입은 한 친구의 여자 친구가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날 이런 식으로 보더니 ‘남자들이 변해야 할 거’라고 말하는 거예요. 정말 전체주의적이었어요.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 452

 

- 수전 팔루디, <백래시-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아르테,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