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자기 계발서 시장을 주름잡았던 상담사들은 여성을 분석하고 다룰 때 외부 요인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반격의 심리학은 1980년대에 여성에게 집중되었던 모든 사회적인 힘들, 매스미디어와 할리우드의 그 모든 멸시, 종교계와 정계 지도자들의 세치 혀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든 공격의 말들, 학자와 ‘전문가’들의 그 모든 섬뜩한 보고서들, 여성 병원을 상대로 한 폭탄 공격, 성희롱, 강간 같은 모든 형태의 폭력 사태를 못 본 척했다. 이런 대중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이어진 문화적 맹공이 그 목표물에 가할 수 있는 정신적 손상을 고려하지 않거나 아예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506
이 책의 밑바탕에 있는 메시지는 신비주의라는 탈을 쓰고, 성숙하고 적극적인 변화보다는 순진하고 소극적인 수용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우드의 책은 평온을 비는 기도문의 표현을 차용하여, 여성들에게 변화의 능력을 시험하는 용기보다 지레 포기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평온을 더 많이 제시했다.
1980년대의 많은 심리 치료사들처럼 노우드에게도 여성을 상대로 한 감정적, 성적 폭력 때문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사상자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노우드는 남편과 연인의 언어적, 신체적 학대에 신음하는 수백만 여성들의 증언을 골똘히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이런 상황의 사회적 측면을 깡그리 무시하고 이 문제를 내부로 돌리는 설명을 제시했다. - 521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주도권을 쥐는 건 노우드의 계획이 아니다. 대신 그녀는 “내가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실 독자는 자기 확신을 ‘성격 결함’으로 여겨야 한다.
…
이들은 자기 내면에 있는 힘을 벼리고 이용하는 법이 아니라 높은 데서 내려 주는 힘에 복종하는 법을 배운다.
…
라헤이가 ‘영적인 복종’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결정과 권위를 향한 자신의 충동을 숨겼다면 노우드는 진짜 굴복을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속이려 하기 때문이다.
노우드는 자신 역시 자기 인생의 행위자라기보다는 단순한 영적인 매개체일 뿐이라고 말한다. - 522
반면 1970년대의 의식 고양 운동은 여러 가지 약점도 있었지만 최소한 참가자들에게 행동하고 발언하고 성장하라고 촉구했다. - 525
- 수전 팔루디, <백래시-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아르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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