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남자를 일찌감치 알아버린 여자가 보여주는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아무런 분노의 기미도 없이 자기변명을 늘어놓았다.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카트린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다른 삶을 꿈꿔본 적이 없었다. 폐석 더미 뒤에서 강제로 처녀성을 빼앗기고, 열여섯 살에 첫아이를 낳고, 사귀는 남자와 결혼하더라도 계속 빈곤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게 그녀 같은 여자에게 주어진 삶이었다. - 359
- 에밀 졸라, <제르미날 1>, 문학동네
“이런 바보 같은 여잘 봤나?...알았어. 다정하게 굴겠다고 맹세할게. 따지고 보면 내가 다른 남자들보다 더 고약하게 군 적도 없지만 말이야!”
그를 바라보던 카트린은 눈물 속에서 다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쩌면 그의 말이 옳은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살면서 행복한 여자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맹세를 별로 믿지는 않았지만 다정하게 구는 그를 보면서 마냥 기뻐했다. 부디 앞으로도 내내 이렇게만 지낼 수 있다면! - 35
- 에밀 졸라, <제르미날2>,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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