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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여성들은 변화를 멈춰버린 존재일까?

순돌이 아빠^.^ 2022. 3. 18. 17:11

차도르나 부르카를 쓴, 연약하고 억압받는 여성의 모습, 서구의 미디어에 비친 아랍여성들의 이미지다. 그렇다면 과연 아랍 여성들은 역사의 흐름 바깥에 있는, 변화를 멈춰버린 존재일까? - 93

 

1950년대 초 어머니를 비롯한 그 세대 여성들의 대부분은 ‘수프르’라는 정책에 따라 베잇을 벗어버렸다. 어머니도 유행하는 옷이나 짧은 소매의 재킷을 입었다. 그리고 당시 유행에 따라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했다. 

위대한 아랍가수 움므 쿨숨 등 그 시대 가수의 비디오를 보면, 여성 청중 중 단 한 명도 소위 ‘이슬람 의상’이라는 것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 당시, 그러니까 1950년대부터 1980년대초까지 아랍여성들은 전 계급에 걸쳐 대부분 지금의 나와 비슷한 차림이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슬람 의상’의 상징인 두건, 차도르 아바야, 베일, 부르카 중 그 어떤 것도 걸치지 않았다. 단지 농촌여성들이 동정녀 마리아가 2천여 년 전에 입었던 것과 비슷한 전통의상을 계속 입었을 뿐이다.

우리는 교육의 혜택을 받은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소녀들이 두건을 하지 않은 채 해외여행을 하고, 해외에서 미혼인채로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저소득층 가정을 이끌며 가장으로서 존중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100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패배한 직후, 독재적이고 반사회주의적이며 반자유주의적인 아랍체제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들과 동맹을 맺었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 아랍체제는 동맹을 맺은 단체들에게 풍족한 자금을 지원했다. 예를 들어, 소위 ‘이슬람 의상’을 입은 모든 이들은 매월 일정액을 지원 받았다. 남성에게는 ‘이슬람 의상’이란, 턱수염을 기른채 손질하지 않고, 짧은 디쉬다샤나 겔라비야를 입고 가죽 샌들을 신는 것을, 여성에게는 두터운 두건과 발가락까지 닿는 검고 긴 코트를 걸치는 것을 의미했다.

미국은 라바사회를 사회주의적 사상 및 진보적 프로젝트와 격리시키려 했다. 아랍사회가 서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 결국 아랍사회내에서 창족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다. 이런 미국이 설계한 계획을 따르고, 미국에 충성하고 미국의 지시를 받는 아랍세계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결과 이슬람 근본주의는 신속하게 전파될 수 있었다. - 102


- 에마 골드만 외, <그 곳에 가면 다른 페미니즘이 있다>, 르몽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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