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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오델로>를 읽고

순돌이 아빠^.^ 2022. 4. 1. 10:28

마지막 장면까지 다 읽고 나니 입에서 절로 하아~ 하는 소리가 나오네요.

 

정말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어쩌면 우리 안에는, 그러니까 인간이라는 집단 안에는 오델로도 있고 데스데모나도 있고 캐시오도 있겠지요. 

 

그리고 어쩌면 우리 안에는, 그러니까 우리 자신 안에도 이밀리아가 있고, 이야고가 있고, 로더리고가 있을지 모르지요.

<오델로>가 어떤 이야기냐고 물으면…뭐 이야기는 간단해요. 그런데 그 간단한 이야기를 셰익스피어의 목소리를 들으면…뭐랄까…인간과 인간 세상에 대한 어떤 느낌 같은 게 묵직하게 마음에 내려 앉아요.

 

힘도 권력도 명예도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오델로조차도, 질투와 의심과 분노에 휩싸여 흔들리고 갈등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걸 보면…

 

권력이나 명예를 갖는다는 것이 과연 정말 우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길일까 싶어요.

 

윤석열이나 김건희는 자신들이 원하는 권력과 지위를 얻었으니 이제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을까요?

 

아니면 누릴만큼 누리고 가질만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의심과 또다른 질투 속에 헤매고 있을까요? 

데스데모나. nosweatshakespeare.com

데스데모나처럼 가족의 반대나 주변의 비난을 무릎쓰고 자신의 뜻대로 사랑하며 살려는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싶기도 해요. 캐시오를 대하는 모습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고 애쓰는 마음도 좋구요.

 

분노에 가득차고 강한 힘을 가진 오델로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그래도 데스데모나의 마음은 제게 깊이 남아 있네요.

 

끝까지 있는 그대로 진실을 말하려고 했던 이밀리아의 모습도 마음에 남구요.

 

극 가운데 여성들은 힘이 약하고 욕을 먹고 뺨을 맞는 존재들이지만...질투와 음모에 가득찬 남성들에 비해 끝까지 진심을 다했던 것은 그녀들이네요.

 

거짓된 말과 행동으로 권력을 차지하려는 자들과 진실된 말과 행동으로 소중한 마음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

 

그냥 좋았다고 하기에는 모자라고…아주 훌륭한 작품이에요. 연극 공연하는 곳이 있으면 보고 싶네요.

 

고마워요 셰익스피어  ^^

셰익스피어, <오델로>, 동서문화사, 2016

 

이야고

…반면 충성을 가장하여 실속은 실속대로 차리고 주인에게 굽실굽실하면서 짜낼 대로 짜내서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그때는 자신에게 충성을 하게 되는 놈도 있거든. 이게 제정신을 가진 놈들이지, 내가 바로 이런 부류의 하나란 말씀이야. - 138

 

이야고

…놈은 나를 철석같이 믿고 있어. 그만큼 내 목적 달성엔 안성맞춤이야….한편 무어 놈은 관대하고 솔직해서, 겉으로 성실하게 보이면 속도 그런 줄 알거든. - 155

 

이야고

…공기같이 가벼운 일이라도 질투에 사로잡힌 놈에게는 성서의 구절만큼 효력 있는 증거가 되거든…무어는 내 독약 처방으로 벌써 마음이 변해 가고 있어. 위험한 억측도 원래 독약과 같아서 처음에는 거의 싫은 맛이 안 나지만 조금만 혈액 속에 작용하면 유황산처럼 불타오르거든 - 191

 

이밀리아

이건 어떤 심술궂은 악한이 비위를 맞추는 알랑꾼, 사기꾼, 거짓말쟁이, 노예 놈이 자리를 얻으려고 이런 중상모략을 꾸민 거예요. 제 말이 틀린다면 목을 바치겠어요. - 216

 

이야고

야, 주둥이 닥쳐

 

이밀리아

말할 테야. 나는 말할 테야. 닥치라구? 싫어요! 북풍이 마구 불어대듯이 죄다 말해 버릴 테야. 신과 사람과 악마가 죄다 몰려와서 입을 다물라고 악을 써도 말할 테야. -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