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남이란 없다’는 구절의 원문은 천하무인天下無人이다. 여기의 인人은 나를 제외한 타인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 38
사상사적으로 보면 ‘천하무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코자 하는 겸애 역시 공자가 역설한 충서忠恕 개념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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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서’는 남을 내 몸처럼 헤아리며 매사에 성실한 자세로 대하는 것을 뜻한다. ‘충’을 [설문해자]는 진심盡心으로 풀이해 놓았다. 남송대의 주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하는 진기盡己로 새겼다. ‘서’ 대해 [설문해자]는 인仁으로 풀이했다. 주희는 자신의 마음과 같이 대하는 여심如心으로 새겼다. - 39
사실 유가의 ‘별애’는 주나라 존립의 기반인 종법을 합리화한 빈부귀천의 차별에 지나지 않는다. ‘겸애’는 이런 차별을 근원적으로 부인한다. 유가와 묵가가 갈리는 대목이다. ‘겸애’는 자신과 남을 구별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그게 바로 천하무인 사상이다. 자신의 부모를 사랑하듯 남의 부모도 사랑하여 자신과 남 사이에 어떠한 차별도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를 실천하면 남과 다툴 일이 없게 된다. 혼란스런 것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치 않기 때문이라는 게 묵자의 확고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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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인류애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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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묵가의 주장이 끊임없는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얻은 이유다. 기댈 곳은 물론 하소연할 곳도 없는 서민들로서는 형제애를 통한 화목한 인간관계를 가치로 내세운 묵가의 주장에 크게 공명했다. - 51
- 묵자, <묵자>, 인간사랑, 2018 가운데 옮긴이의 '제1부 제2편 묵자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없을 무無에 남 인人
다할 진盡에 마음 심心
같을 如에 마음 심心
결국은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 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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