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수업이 있었어요. 늘 그렇듯이 제가 준비한 걸 먼저 들려드려요.
샘 : 아…그렇게 치시니까…눈물 날 것 같아요...
순돌이 아빠 : 제가 치면서도 특히 이 솔과 라를 칠 때 정말 마음이 뭉클해요
샘 : 음악이란 게…인간이 줄 수 없는 따뜻한 위로가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이 줄 수 없는 따뜻한 위로…
순돌이 아빠 : 맞아요. 그래서 제가 힘들어도 계속 이걸 하는 것 같아요. 어제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울렁거려서 토할 것 같고, 몸은 자꾸 굳는 것 같은데도 억지로 몸을 펴면서 연습을 했다니까요. 오늘은 입술까지 부르텄어요.
샘 : 아…
순돌이 아빠 : 요즘 하는 말로 영혼을 갈아 넣었다니깐요
샘 : 그렇게 노력하신 것이 연주에서 느껴져요.
인간이 인간에게 받을 수 있는 위로라는 것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말 한마디로 오랫동안 묵혀왔던 응어러기 풀어지고, 갑자기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 울고 싶게 만드는 게 인간의 위로겠지요.
인간으로부터 받는 위로에는 양면도 있는 것도 같아요.
인간 관계라는 게 그렇잖아요.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고, 기쁠 때가 있으면 슬플 때가 있고.
그래서 인간으로부터의 위로를 기다리고 기대하면서도 머뭇거리고 때론 멀리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밝고 환한 빛 뒤에 짙은 어둠과 외로움이 있을까봐.
그에 비하면 음악이 주는 위로는 나쁠 것도 슬플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좋은 것 아니면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거지요. + 아니면 0인 거지, - 는 없는 것 같아요.
인간으로부터 위로를 받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가 많은 사람에게는 음악이 주는 위로도 참 큰 거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음악이 만들어지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듣고 감동을 받고 추억을 떠올리고 가슴을 부여잡는 거겠지요.
피아노 건반 하나를 눌렀는데 마음이 쿵! 할 때가 있어요.
그만큼 소리가, 음악이 가진 힘이 크다는 거겠지요.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
깊이 있는 음音 하나 하나가
우리 삶 속에 켜켜이 쌓여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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