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국가는 정의롭고 법은 공정한가

순돌이 아빠^.^ 2022. 12. 29. 10:46

좀더 광범위한 정치적 측면에서 볼 때, 드레퓌스 사건은 20세기에 속하지만, 유대인 대위인 알프레스 드레퓌스가 겪었던 여러 재판은 완전히 19세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당시 사람들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법적 절차를 지켜보았는데, 그것은 모든 소송이 그 세기의 가장 위대한 업적인 법의 완벽한 공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오심이 그와 같은 정치적 격론을 유발하고, 싸움질과 주먹질은 물론 끝없이 이어지는 재판과 이의 재심을 부추겼다는 것이 바로 이 시기의 특징이다. - 224

드레퓌스 사건이 정치적 함의를 지니고 생존할 수 있던 것은 이 사건의 두 요소가 지닌 의미가 20세기에 커졌기 때문이다. 첫째 요소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였고, 둘째 요소는 공화정 자체, 즉 의회와 국가 기구에 대한 의혹이다. - 227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한길사

증오,

국가의 운영이나 법의 적용에도 감정이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영향력이 큰 집단이나 개인이 누군가를 증오하거나 증오를 당하도록 만들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겁니다. 

함께하는 세계사

드레퓌스는 무죄였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그를 기소하고, 법 체계는 그를 유죄로 만들었습니다. 

연합뉴스

강기훈은 무죄였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그를 기소하고, 법 체계는 그를 유죄로 만들었습니다.

서울신문

국가는 정의로울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법은 공정한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국가가 정의로울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국가에게 나서서 해결하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국가는 정의는커녕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우두머리나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73454.html

 

우크라 침공 비판했던 러 ‘소시지 재벌’, 호텔서 의문의 추락사

올해 12명 석연찮은 죽음 행렬

www.hani.co.kr

법과 법 체계가 공정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법은 공정은커녕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지배일 뿐인 거지요. 

공정한 법의 지배가 이상이라면, 공정을 가장한 법의 지배는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거지요. 

연합뉴스

국가도 법도 고정된 실체가 아닙니다. 누가 지배하고 누가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국가도 법도 탄생이 있고 소멸이 있습니다. 조선이라는 국가와 경국대전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수십년간 조선을 지배했던 일본의 조선총독부와 그 법을 생각해보면 되구요.

경국대전. 국립중앙도서관

‘법대로’ 함으로써 시민이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도 있고, ‘법대로’ 함으로써 부자와 권력자들의 이익만 지킬 수도 있는 거지요. 

식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아무 죄 없는 사람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가는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나 법이 시민의 생명이나 안전을 지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그대로 놔두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시민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고 억압하고 방해 한다면 부수고 뒤엎으면 되는 겁니다.

sbs

그러고 나서 또 필요하면 새로운 국가/정부, 새로운 법/체계를 만들면 되는 겁니다.

국가와 법은 신도 아니고 영원한 생명의 원천도 아닙니다. 

국가라고 해서 그 앞에서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가 정의롭다 여기면 함께 하면 되는 거고, 법이 공정하다 여기면 따르면 되는 겁니다.

국가가 정의롭지 못하다 여기면 싸우면 되는 거고, 법이 공정하지 못하다 여기면 기존의 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면 되는 거구요.

뉴스1

그래야 부정하고 불공정한 국가와 법 앞에 고개 숙이고 침묵하는 노예 같은 인간이 아니라 

국가도 법도 우리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당한 시민이 될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