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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범죄와 인간심리

순돌이 아빠^.^ 2023. 1. 11. 20:53

넷플릭스

<뭄바이 마피아 : 경찰vs암흑가>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인도의 뭄바이에서 벌어진 경찰과 조직 폭력배 사이의 투쟁(?)에 관련된 것입니다.

푸자 창고이왈라라는 기자가 조직폭력배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전 폭력배들을 만나고 아주 갈등했어요.

반성 없이 살인을 놀이로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살인할 때 술을 마셔야만 하는 이들도 있죠.

피를 보거나 냄새를 맡는 걸 견딜 수 없어서요.

반성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구요.

NBC

ISIS나 탈리반 대원들은 어떨까요? 

그들이 나쁜 짓을 많이 했다는 것은 일단 놔두고, 그들은 어떤 인간들이었을까요? 왜 그들은 ISIS가 되고 탈리반이 되었을까요? 

ISIS가 되고 탈리반이 됨으로써 그들은 무엇을 얻을 거라 기대했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the guardian

푸자 창고이왈라의 얘기를 계속 옮겨볼게요.

지하세계는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보병을 모집합니다. 

세뇌와 같아요

이들은 골목마다 스카우트를 둬요

가난한 집안출신이지만 잘살고 싶은 소년이 조직의 표적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요

스카우트는 잠재 신병에게 소일거리를 주죠

그리고 신병을 칭찬하며 자존감을 세워줍니다

인정받는 느낌을 주죠

지하 세계에선 서로를 ‘바이’라고 부르는데 ‘형제’라는 뜻이에요

이로 인해 동지애와 소속감이 생깁니다

이 사람들에게 결핍된 것이기도 하죠

‘조직범죄’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어요. 

조직범죄라는 걸 조직 폭력배의 범위를 넘어 말그대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벌이는 여러가지 나쁜 짓이라고 해보지요..

그러면 ISIS나 탈리반 뿐만이 아닙니다. 

mbc

한국에도 이상한 종교 같은 것을 믿으며 기괴한 짓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지요. 아니 도대체 왜 멀쩡한 정신으로 저짓을 하는지 싶습니다.

또 아니면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욕을 해대는 사람들도 있구요.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조직으로 묶여서 비슷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된 걸까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상하거나 과격한 방식으로 행동할 것 같지 않거든요. 

뉴스엔조이

어떤 심리적인 요인일까요.

푸자 창고이왈라의 말을 빌리면 

자존감 낮은 사람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인정 받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동지애와 소속감이 생기도록 하는 거지요.

그들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을 채워주는 거에요

 

갈망하고 결핍되어 있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면

더더욱 열심히 하겠지요

벗어나려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울 거구요.

holocaust memorial museum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독일 나치에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을까 물음을 던집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짓을 벌인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인간이냐는 겁니다. 

히틀러나 괴벨스 같은 놈들은 그렇다치고, 나머지 이름도 알 수 없고 특별한 지위를 누리지도 않은 그 수많은 인간들은 왜 그랬냐는 겁니다. 

정말 우리와 같은 인간인 것은 맞는지부터 묻기도 하지요. 악마나 괴물은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데 나치에 참여한 인간들에 관한 글을 보면 그들은 결코 악마나 괴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한 짓이 악마 같고 괴물 같지만 어쨌거나 그들도 인간이었던 거지요.

그들도 인간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당황스럽게도 하고 혼란스럽게도 합니다. 같은 인간끼리 어떻게 그런 짓을 벌일 수 있느냐는 겁니다. 

ISIS와 싸우는 이라크인들을 그린 영화 모술

그렇기 때문에 힘들지만 또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어떤 심리 상태를 가진 인간이 그런 짓을 벌이느냐는 겁니다. 

인도 조직폭력배, 독일의 나치, 이라크의 ISIS, 아프가니스탄의 탈리반, 사이비 종교, 과격한 우익 집단

그리고 그 일에 가담한 인간들에게 닮은 점이 있는 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는 나쁜 짓이라 할지라도 

그들끼리 뭉치고 

그들끼리 벌이는 일을 통해 얻게 되는 

자존감, 동지애, 소속감 같은 것이 

선악에 대한 판단보다 더 중요했던 건 아닐까요

 

그런 정서나 심리 상태, 만족감이나 으쓱한 기분 같은 것이 너무나 중요했기 때문에 

도덕적 판단이나 타인에 대한 연민 같은 것은 쉽게 무시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요.

YTN

인도의 조직폭력배, ISIS나 탈리반에 가입해 활동한 사람들 가운데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그리 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가난하고 가진 게 없는데, 그런 일을 하니 일단은 먹는 것도 돈도 생기더라는 거에요.

그러면 먹을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닌 사람들은 왜 그런 조직을 이루고 무리를 지어 범죄나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걸까요

 

돈도 없고 사회적 지위도 낮은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와

돈도 많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을 겁니다

 

슬리퍼 신고 헤어진 옷을 입은채 총을 들고 설치는 놈들이나

번쩍이는 구두 신고 양복을 입은채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놈들이나

겉모양은 다른데 심리 상태는 비슷한 거지요.

 

우두머리가 반바지 입은 똘마니에게 경호를 받거나

대통령이 썬그라스 낀 경호원에거 경호를 받거나

어찌 보면 그게 그거일 수 있는 거구요.

디 벨레

에이 아무리 그래도 설마…그 인간들이 특별히 이상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그런 거지…우리가 그런 인간이 될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 싶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많은 인간은 그런 조직에 참여하지도 않고, 그런 행동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이 나쁜 짓을 하면 맞서 싸우기도 하구요.

그리고 <디 벨레> 같은 영화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나치와 같은 행동을 하고 그런 조직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중앙일보

혼자 있으면 그렇게 하기 어려웠던 것도 여럿이 뭉쳐 있으니 보다 쉽게 할 수도 있고

혼자 있으면 고민도 갈등도 할 것을 조직으로 뭉쳐 있으니 

고민과 갈등보다 확신과 의리(?) 같은 것이 더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구요. 

집단적으로 특정한 심리 상태에 빠져서 무슨 짓이든 하는 겁니다. 

 

남들에게 공격을 받거나 위기에 처하면

서로 도와주고 구해주면서 결속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보호할테구요.

 

혹시라도 책임을 추궁당하거나 죄책감이 들게 되면

지도자나 우두머리가 시켜서 그랬다거나

조직의 명령이었다고 하면 되는 거구요

비열한 거리

장기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적 처벌이나 경제적 안정도 중요할테고

심리 치료나 정신 건강의 문제도 중요할 겁니다.

 

마약이나 담배를 혼자 끊기 어려워서 약물 치료나 심리 상담을 하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듯이

폭력이든 정치든 조직범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약물 치료나 심리 상담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지요.

정치나 종교로 근사하게 포장한다고 해도 그것은 포장일 뿐, 치료가 필요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듯이 마음도 아프면 치료를 받는 거지요.

그리고 그것이 자존감이나 인정의 문제라면

어릴 때부터 가족이나 사회가 자존감을 높이고 인정과 사랑을 받으며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거고

동지애나 소속감의 문제라면 그것 또한 본인이나 가족이나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행복의 조건

건강한 마음에서

건강한 인간이 나오고

 

건강한 인간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