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예술과 함께

피아노. 땀. 성장

순돌이 아빠^.^ 2023. 1. 13. 14:06

샘 : 어렵죠?
순돌이아빠: 제가 인생을 살면서 해 본 것들 가운데 피아노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ㅠㅠ
샘: 저도 음악은 어려워요. 그래도 제가 계속해서 아버님께 이렇게 하시라 저렇게 하시라 말씀 드리는 건 아버님이 그만큼 열심히 하시고 연습을 하시기 때문이에요.

순돌이아빠 : 헤헤 ^^
샘: 솔직히...대강 대강 하는 사람들한테는 이런 말도 안 하게 되더라구요.
순돌이아빠 : 맞아요. 인생살이 다 비슷해요 ^^

샘 :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버님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거에요.
순돌이아빠 : 그래요?

샘 : 그럼요
순돌이아빠 : 사실 학원에 연습하러 오기 싫을 때도 많아요.
샘 : 오시면 고민해야 되고...
순돌이아빠 : 네. 고민해야 되고 신경써야 되니까...그래도 저를 연습하러 오게 만드는 건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 거에요

한겨울에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가서 레슨을 하다보면 옷을 하나씩 벗게 돼요. 

등에서 땀이 조르륵 흐른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속옷이 젖기도 해요. 

틀어놨던 히터를 끄기도 하구요. 

피아노라는 게 배드민턴처럼 막 뛰어다니는 운동도 아닌데 그렇더라구요. 집중하고 긴장해서 샘의 얘기에 따라 다시 다시 다시 하다보면 그렇게 땀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분이 참 좋아요. 헤~~~하도록 지치기도 하고 정신이 몽롱하기도 하지만.

아주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건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기운을 내도록 만들어요

비 내리고 안개낀 길을 걸으며 예후디 메뉴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었어요. 

같은 작곡가, 같은 연주자의 연주인데도 이 음반은 제게 유독 특별한 느낌을 줘요.
https://youtu.be/GJH11vCXrxc?list=OLAK5uy_nej5zdn53WuRtTUYmNe1yuKKLIakH6PD

Bach: Complete Sonatas & Partitas for Violin Solo. Yehudi Menuhin

1936년에 녹음 했다고 하니...그러니까 예후디 메뉴인이 갓 스무살무렵이네요. 

예후디 메뉴인이 나중에 더 나이 들어 녹음한 것도 좋고, 이 음반은 이 음반대로 좋더라구요.

이 연주를 들으면 뭐랄까…젊음의 싱싱함과 생명력이 살아있는 것 같은…그런 느낌이 들어요

가슴이 울렁거리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길을 걷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비틀비틀.
저도 앞으로 이 연주처럼 싱싱하게 살고 싶어요. ㅋㅋㅋ

 

조금씩 성장 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아름다운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거에 

감사드리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