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공무원의 정신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을 초월하라”고 요구했다.
과거 프로이센의 공무원 정신에 대해 나치는 당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주장했다. 나치는 독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괴벨스는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국가 공무원이 되는 모든 당원은 우선 민족 사회주의자로 남아야 함…당의 행정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
19세기 말 이래 대륙의 의회와 정당의 평판은 꾸준히 떨어졌다. 대다수 국민에게는 의회와 정당이 비싸고 불필요한 제도처럼 보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어떤 집단이 정당과 계급을 초월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의회 밖에서 출발한다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그런 집단들은 더 능력 있고 더 성실하며 공적 사안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는 단지 겉모습뿐이었다. “정당을 초월한 정당”의 진정한 목표는 자신들의 특수한 이해 관계를 관철하여 다른 이해관계들을 모두 파괴하는 것이며, 하나의 특별한 집단이 국가 기구의 지배자가 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은 결국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에 일어났다. - 484-485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한길사
부르주아의 이익, 기독교와 사이비 세력의 지원, 반페미니즘 운동, 반공 이데올로기, 언론의 이념 지향 등등의
이런 저런 요소들도 당연히 있는 거고
그리고 그 핵심에는
윤석열+김건희+검사가 뭉친 집단의 국가 장악은 아닐지.
기존의 국가와 정당
즉,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을 무능하고 부패하다고 공격하면서
비슷하게 무능한 국민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이를 대체할 세력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사익보다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불의와 당당히 맞서 싸울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여지거나 선전하는 윤석열과 검사들.
그동안 보았던 특정 정당이나 집단을 위해 편협한 것이 아니라
모두 또는 전체를 위해 원칙을 지키며 행동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또는 보여주는.
기존 정치 세력에 비해 신선하고, 정의롭고, 유능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또한 다수의 대중과 언론이 그런 이미지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을 선호함
이때 국민의 힘이라는 정당은
정당의 대표로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측면도 있으나
오히려 윤석열 패거리가 국가를 장악하는데 이용한 도구가 됨.
김건희의 말처럼 자신들이 국가를 장악하는데 민주당이 유리할 것 같았으면 민주당으로 갔을 것.
즉,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고 어느 쪽이 권력 장악에 도움이 되는지만 평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정책을 펼치겠다거나 저런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은 중요치 않음.
특정한 정책의 실현이나 방향 위해 권력을 쥐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쥐는 것 자체가 목적
정책이나 입장은 선거에서 이기고 권력을 쥐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음
권력을 쥐고 유지하기 위해서 정책이나 입장 같은 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필요하다면 평화주의자도 되었다가 사회주의자도 되었다가 반공 투사가 되기도 할 것.
민주노총이나 여성운동과 손을 잡는 것이 권력을 쥐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끼면 그렇게 했을 것.
노동조합을 때려 부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권력을 쥐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끼면 그렇게 하는 것.
MBC
노무현을 존경해서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다가, 검찰을 이용해 이재명을 때려잡아도 전혀 어색하지도 이상하지 않음.
왜냐하면 권력만 잡으면 되니까 나머지 정책이니 입장이니 하는 것은 그때 그때 상황 봐서 기분 내키는대로 하면 되는 것.
기존의 정당과 국가 시스템을 이용해 권력을 잡은 뒤에는
기존의 정당이나 법, 국가의 규제나 제한 같은 것은 개무시.
정당이나 법과 국가 위에서 지배하고 이익 추구.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심리적 만족감을 얻음.
권력을 잡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기에 권력을 잡기 전에도 그렇고 권력을 잡은 뒤에도 그렇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온 힘을 쏟아 열심히 하는 게 반대하는 놈들이나 걸리적거리는 것들
때려잡고 부수고 조지고 억누르고 욕하고 괴롭히고 입닫게 만드는 것
이제 정당은 시민의 의견이 반영되고 국가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기구가 아니라
지배자의 의견이나 의지를 전달하고 집행하는 기구가 되는 것
의견이나 정책이 흐르는 방향이 시민---> 정당---> 국가가 아니라 지배자 ---> 정당 ---> 시민으로 되는 거.
정당이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의 연합체나 대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지배자가 지시하고 조종하는, 시민을 관리하는 기구가 되는 것
https://www.khan.co.kr/politics/election/article/202301091944001
그들이 지배자이자 지배 집단이 됨으로써 이제 국가의 헌법이나 법률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처럼
정당의 당헌이나 강령도 아무 의미 없이 지배자와 지배 집단의 생각이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이 되는 것
쉬운 예로 <국민의 힘> 당헌이나 강력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비교해 보면 됨.
https://www.peoplepowerparty.kr/about/preamble
우리는 정치가 정직하고 겸손해야 하며 모든 권력은 분립되고 견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국민의 힘 강령 가운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 - 국민의 힘 당헌 가운데
히틀러나 나치가 독일의 국가를 장악하고 벌인 일에 비하면
그 규모나 정도의 차이가 너무 커서 둘 다 매한가지라고 하기는 어려움
다만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파시즘 운동,
그러니까 오랫동안 의회에서 활동을 해 온 보수/우익 정당이 아니라
의회 밖에 있던 개인이나 집단이 기존의 의회를 이용해 국가를 장악한 뒤
다시 기존 의회나 정당까지 지배해나가는 과정과 비교해 보면 참고할 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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