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반면 그것은 또 격렬한 시험을 거쳐 제국대학이나 육군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적 계서제를 순조롭게 올라가는 ‘수재’ 혹은 ‘유능한 친구’와 그와 같은 입신출세 코스에서 좌절당하거나 처음부터 단념한 ‘둔재’ 혹은 ‘무능한 친구’ 사이의 현저한 대조가 지방의 도처에서 나타나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후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운명을 체념하고 정체적인 지방생활의 평범한 일상성에 파묻혀갔지만, 보다 행동적이고 야심적인 몇몇은 그대로 순종적인 제국신민으로서의 생애를 보내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각각의 지방공동체에서 ‘전원의 협객’인 체하거나 아니면 경천동지할 만한 모험을 찾아서 ‘대륙낭인’으로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어느 쪽이건 간에 그들의 반역적인 정신은 점차로 그들을 일종의 무법자로 만들어갔으며, 그런 사람들이 또 일본의 국가주의운동의 두번째 모체가 되었다.
즉 여기서는 ‘중앙’과 ‘관료제’에 대한 반감은 거기에 모여든 ‘수재’에 대한 ‘둔재’의 콤플렉스와 겹쳐져 있으며, 그것이 우익운동에 과격한 경향을 띠게 한 하나의 계기를 이루고 있다. - 242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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