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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뉴얼 월러스틴 - 월러스틴의 세계체제 분석

순돌이 아빠^.^ 2009. 12. 5. 20:36

월러스틴의 세계체제 분석 / 이매뉴얼 월러스틴 / 당대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역사는 우리 동네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의 역사보다 짧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은행나무와 다른 점은 전 세계에 아주 부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거죠.


여 기서 말하는 세계체제는 전 세계 모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체제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는 세계체제는 대등하거나 평등한 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질서에 따라 움직입니다. 한-미 FTA 협상이 대등한 두 정부간의 관계라는 것은 환상인 거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일을 맞춰서 괜히 멕시코의 싸빠띠스타(ZAPATISTA)가 봉기를 일으킨 것이 아닌 거죠.


그래서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나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계급 관계만이 아니라 해석의 범위를 세계체제 차원의 계급관계로 확대해야 합니다.


국 가는 국가간 체제라는 하나의 틀 안에 존재하며, 국가의 상대적인 힘은 그 국가가 국내적으로 권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가 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체제의 경쟁적 환경 속에서도 그 국가가 높은 위상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국가가 다 주권을 가지고 있지만, 강한 국가는 그보다 약한 국가들의 국내정치에 훨씬 더 쉽게 ‘간섭’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 - 129쪽


우 리가 세계체제를 분석하는 것은 분석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체제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 즉 다른 체제로의 ‘이행’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행의 과정은 ‘가=>나=>다’ 마냥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흔들림과 우여곡절 끝에 특정한 경향으로 나아가겠죠. 이 과정에서 반체제운동이 영향력을 미치는 거구요.


자본주의를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이듯이 자본주의의 역사와 변화를 안다는 것은 변화의 ‘경향성’을 아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변화’의 경향성을 아는 길이기도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