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스라엘/06년·09년 팔레스타인

37_대학교수 사타르 카셈 씨와의 대화 - 두 번째 이야기

순돌이 아빠^.^ 2010. 4. 4. 12:24

(2009년 팔레스타인 갔던 이야기를 늦게나마 쓰기도 하고 고치고도 있는 글)

 

팔레스타인, 내 가슴에 물든

 

37_대학교수 사타르 카셈 씨와의 대화 - 두 번째 이야기

 

미니 :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에 대해서 얘기해 봅시다. 어떤 사람은 1국가 방안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2국가 방안을 원합니다. 그동안 제가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은 독립국가를 원하는데 독립은 2국가 방안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국가 방안은 유대인과 아랍인이 하나의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고, 2국가 방안은 48년 점령지에는 이스라엘, 67년 점령지인 서안과 가자 지구에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사타르 : 팔레스타인인의 힘이 약하다면 1국가든 2국가든 어떤 해결 방안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약하다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결코 우리의 얘기를 듣지 않습니다. 우리가 강해진다면 우리의 생각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약하고 우리의 식량을 적으로부터 받는다면 우리의 생각을 결코 강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1국가냐 2국가냐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그저 시간만 허비할 뿐입니다. 도대체 누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

 

헤즈볼라를 봅시다. 헤즈볼라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아주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을 포함해 다른 아랍인들은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껏 미국에 의지해 이스라엘에게 압력을 가하자는 것뿐입니다. 그것이 약자의 전략이고 이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1967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계속해서 점령촌을 평화의 방해물이라고 얘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이 점령촌을 짓지 못하도록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미국은 이스라엘을 재정적․경제적․정치적․외교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미국은 아랍인들에게 거짓말을 해 온 겁니다.

 

우리 또한 다른 나라들이 우리에게 거짓말하기를 바랬습니다. 왜냐구요? 그런 거짓말이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1국가니 2국가니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학문적 위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결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1국가 방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미니 : 그렇다면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사타르 카셈 씨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사타르 : 개인적으로 나는 교육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도 하고 텔레비전에서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조직이나 국가가 팔레스타인 해방을 원한다면 그들은 반드시 강해져야 합니다. 강해진다는 것은 예를 들면 경제적으로든 재정적으로든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또한 스스로 무장해야 합니다. 우리의 적은 매년 또는 매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누구와 싸우기 위해서 무기를 개발하나요? 우리와 싸우기 위한 것입니다.

 

사랑으로 세계를 해방시키자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제 말은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충분히 강해진다면 적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약하다면 적은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의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스라엘을 약화시킬 만큼 충분히 강해져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강해진다면 문제 해결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미니 :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파타와 하마스 사이의 투쟁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민족의 단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민족의 단결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사타르 : 감옥과 같은 환경 아래서 민족의 단결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구요? 우리는 단순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모순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이스라엘과 정치적으로 해결을 하자고 합니다. 반면에 다른 쪽은 ‘아니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싸워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 이 두 입장이 안팎으로 확장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한 입장은 아랍국가들, 이스라엘, 미국이 원하는 것입니다. 다른 입장은 시리아와 헤즈볼라, 이란이 원하는 것입니다. 각 입장은 입장대로 자신들의 동맹을 만들려고 합니다.

 

하마스가 ‘좋다 이스라엘을 인정하겠다’라고 하거나 파타가 ‘좋다 더 이상 협상은 필요없다. 이스라엘과 싸우겠다’라고 하지 않는 이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념적으로 그럴 수 없고 파타는 그동안 온갖 특권을 누려 왔기 때문에 그럴 수 없을 겁니다.

 

팔레스타인 체 게바라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예를 들어 만약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싸워서 이기거나 이집트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현 체제가 바뀌는 것과 같이 아랍 지역에서 아주 큰 사건이 벌어진다면 팔레스타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도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있는 조직으로 오랜 기간 이스라엘과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니 : 팔레스타인인들이 강해져야 한다고 했는데 이스라엘, 유럽, 미국이 자치정부를 통제하고 있고 외국 단체들이 팔레스타인 단체들을 지원하기도 하고 통제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팔레스타인들이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을까요?

 

사타르 : 다시 말씀 드리지만 감옥과 같은 환경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하마스를 예로 들어보지요. 그들은 군사 조직을 가지고 있지만 잘 무장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많은 사람을 잃은 것은 사실입니다. 약 1천4백 명이 살해되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아주 많은 집들이 부서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2008~2009년 겨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지 희생자로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희생자에 대해서만 얘기하는데 왜냐면 그들은 하마스가 어떤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마스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입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에 맞서 싸웠습니다. 

 

자치정부에 대해서 얘기해 봅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동안 농민들을 지원하자, 나무를 심자 등 농업 개발에 대해 얘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자치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농업부의 예산은 전체 자치정부 예산의 0.8%입니다. 1%도 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군과 경찰 예산은 45%에 이릅니다.

 

미니 : 그렇게 된 이유는 뭔가요?

 

사트르 : 오슬로 협정 때문입니다. 협정에 따르면 자치정부는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와  같은 테러리스트에 맞서기 위해서 강력한 군과 경찰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조건으로 지원  국가들이 돈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스라엘과 협력할 때만 그들은 돈을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아랍 지역의 상황은 다릅니다. 힘의 균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스라엘이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나 하마스와 같은 아랍 민중과 이란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하겠다고 5년 동안 이야기 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 이스라엘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힘의 균형이 바뀌면서 이스라엘을 일정정도 후퇴하게 만들었고, 과거와 같은 군사적 모험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미니 : 그동안 사타르 카셈 씨의 차가 불타고 총격을 받는 등 여러 위협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사타르 :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고, 그동안 수많은 위협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감옥에 여러 차례 갇혔었고, 여행이 금지 돼서 외국으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예전에 요르단 대학의 정치학 교수였는데 정치적 이유 때문에 해고 됐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들어오고 나서 1995년에 총격을 당했지만 죽지는 않았습니다. 자치정부는 나를 여러 차례 감옥으로 보냈고, 그들은 내 차를 불태우고 차에다 사격을 했다. 왜냐고요? 내 주장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상징이자 부패의 상징이었던 아라파트. 몇해전 암살설 속에 죽었다

 

미니 : 그 주장이라는 게 뭔가요?

 

사타르 : 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아라파트는 정직한 사람이 아니니 그의 말을 듣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라파트나 PLO의 지도부는 우리를 해방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게 갖다 바치려고 할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두 번째 나는 부패에 반대해 왔습니다. 아주 강하게 부패에 반대해 왔습니다. 나는 늘 아라파트가 부패의 핵심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세 번째 팔레스타인의 모든 분야나 조직에 이스라엘은 침투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비밀이라는 것이 없고, 이스라엘은 모든 곳에 협력자를 두고 있습니다. 나는 팔레스타인의 정치를 이끄는 사람들이 이런 침투를 허용해 왔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잃을 것이고, 더 많은 땅을 잃을 것이고, 더욱 더 패배하고 두려워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네 번째 아랍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빠졌습니다. 예전에 팔레스타인 조직들이 요르단에 있을 때 우리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요르단 사람들이 우리를 싫어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바논으로 가자 우리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레바논 사람들이 우리를 싫어하기 시작했습니다. 튀니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했습니까? 바로 정치 지도부입니다. 이들이 팔레스타인인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었고, 아랍 국가들로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이 쫓겨나게 만들었습니다.

 

아라파트를 예로 들어 봅시다. 아라파트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서안과 가자에 부패가 넘쳐나는데 어떻게 국가를 만들 수 있습니까? 적에게 종속되어 있으면서 어떻게 국가를 만들 수 있습니까? 팔레스타인인 사이에서 정의를 실현하지 않고 어떻게 국가를 만들 수 있습니까? 멍청한 짓입니다.

 

이것이 내가 그동안 소리 치고 글을 쓰고 했던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고 그들은 나에게 깡패를 보내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짓을 하던 나는 내 원칙을 지킬 것입니다.

 

미니 : 함께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타르 : 미니는 나블루스에 있는 집이랑 데이르 알 고쏜에 있는 우리 집도 다 아니깐 또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합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다 스파이 얘기가 나오자 사타르 카셈 씨는 ‘물론이다. 미니가 여기 와 있는 것도 알고 내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