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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 [정신 현상학] : 이성 - 관찰하는 이성

순돌이 아빠^.^ 2011. 11. 1. 19:31

헤겔 - [정신 현상학] : 이성 - Ⅴ 이성의 확신과 진리 - 1 관찰하는 이성

 

 

 

헤겔, <정신현상학1>, 임석진 옮김, 한길사


Ⅴ 이성의 확신과 진리

 

의식은 개별 의식 그 자체가 절대적 존재이다라는 사상을 머금고 자체 내로 복귀한다. - 267쪽

 

지금까지 의식은 자기의 자립성과 자유에만 관심을 둔 채 자기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이 보이는 세계와 자기의 신체를 희생해가면서 자기 자신을 구하고 유지하려고 애써왔다...이성적인 의식은 자기 자신이 실재한다는 것을, 다시 말하면 일체의 현실이 이성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기의 사유가 직접 그대로 현실이 되면서 의식은 곧 관념론의 입장에서 현실과 관계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 268쪽

 

개별 의식 그 자체가 절대적 존재임이 의식되기에 이른 이상, 이제 세계는 의식이 삼투된 새로운 현실 세계로서 재발견되고 이전에는 그의 소멸에만 관심이 쏠렸던 세계가 존속상태에서도 관심의 표적이 된다. 왜냐하면 세계가 존립해 있다는 것이 곧 의식이 그의 진리를 현재 손에 넣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닐뿐더러 의식은 이제 세계 속에 바로 이성으로서의 자기가 경험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 269쪽

 

이성이란 곧 “온갖 실재이다”라는 의식의 확신이다. 이성의 개념을 이렇게 표명하는 것이 관념론의 입장이다. 이성으로서 등장하는 의식이 곧 온갖 실재이다라는 확신을 그대로 자기 것으로 삼고 있는 관념론이 확신을 곧바로 말로 나타낸 것이 “자아는 자아이다”라는 명제이다. - 269쪽

 

이러한 이성은 그 자신이 온갖 실재이다라는 단언만 할 뿐, 그 이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는 말로만 표명된 데 지나지 않는 주장을 개념적으로 해명해야 할 의식의 도정이 망각되어 있기 때문이다...이성이 자기주장이 한낱 확신이나 단언에 그치지 않고 진리로서, 그것도 다른 것과 나란히 있는 진리가 아닌 유일한 진리로서 평가되기 위해서는 오직 이성이 반성의 힘을 통해 저마다의 확신이 각기 서로 대립하여 병렬되어 있다시피 한 굴레를 벗어나 그의 진리가 다른 것과 병존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270, 271쪽

 

범주란 자기의식과 존재의 동일한 본질을, 그것도 어떤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서 동일한 것이 아닌 절대적 동일한 본질임을 나타내는 것이다...자기의식과 존재의 단순한 통일을 의미하는 범주에도 본래 구별이 안겨져 있다...구별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완전히 투명한 구별로서 구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구별이다. 이러한 구별이 다수의 범주가 존재하는 그런 모습을 띤다. - 273쪽

 

통일을 유지하는 쪽에서 보면 끊임없이 운동하는 쪽이 타자가 되고 운동하는 쪽에서 보면 평온한 통일을 이루는 쪽이 타자가 되는데, 결국 이 양극 사이에서 어느 쪽에 위치하는 가에 따라 의식과 대상의 위치가 뒤바뀐다. - 275쪽

 

단일한 범주로서의 의식은 개개의 범주로 나뉘어 대상으로 이행하여 대상의 움직임을 직시하는 가운데 그렇게 드러난 온갖 양상을 하나로 묶어서 내 것으로 삼거니와, 마침내 여기서 의식은 그 자신이 자기와 대상 모두를 포함한 온갖 실재이다라는 확신을 언명하는 것이다. - 276쪽

 

온갖 실재이다라는 확신이 애초에는 단지 머릿속에서만 의식되어 있을 뿐 여전히 확신을 지닌 자아가 진실로 실재하는 세계 속에 팽배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진대, 이성은 그러한 자기확신을 진리로 고양시키기 위해 세계는 ‘나의 것’이라는 공허한 생각을 충실하게 하는 쪽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 278쪽

 

1. 관찰하는 이성

 

이성이란 존재는 곧 자기의 것이라는 데 의한 의식이므로 여기서 우리는 다시금 사념이나 지각작용으로 밀려들어가는 셈이 되지만, 그러면서도 지금의 이 의식은 대상을 단지 타자로서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가 이 타자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물을 놓고 갖가지 지각이나 경험이 불현 듯 의식에게 생겨나곤 했지만 여기서는 의식 스스로가 관찰하며 경험하는 데로 나서고 있다. 연구자로서의 우리에게는 이미 극복되었던 감각이나 자각이 이제 와서는 의식 자신의 힘으로 의식에 의해서 극복되는 가운데 이성은 진리의 지(知)를 향하여 발돋움한다. - 278쪽

 

사념이나 지각의 대상이었던 사물을 개념으로 포착하는 것, 다시 말하면 사물을 사물일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사물의 의식이라는 것을 밝혀내는 일이야말로 이성이 지향하는 바이다. - 279쪽

 

1) 자연의 관찰

 

기술(記述)일반

 

개별적인 사실을 표면상으로만 다루고 보편적인 의미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겨버린 채 감각적인 것에만 얽매여 참으로 보편적인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이 사물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 282쪽

 

징표

 

징표라는 것은 사물과 사물을 식별하는 데서 인식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정작 인식되어야만 하는 것은 사물이라는 비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라 존재 전반에 걸친 폭넓은 연속성에서도 사물이 서로 분리되어 타자와 구별되는 가운데 독자적인 존재의 모습을 지닌 그런 본질적인 것이어야만 한다...개체의 경우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개체로서의 자기를 유지하는 것 - 284, 285쪽

 

법칙


확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이는 진리에 비하면 무나 마찬가지인 것 - 288쪽

 

의식은 법칙의 존재를 경험하고 있지만 이는 개념으로서의 법칙의 경험이기도 한데, 이 두 가지 경험이 하나로 합쳐짐으로써 비로소 법칙은 진리가 된다. 결국 법칙이 법칙으로서 타당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현상 속에 나타나는 것과 함께 또한 그 자체가 개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289쪽

 

물질이란 하나의 존재하는 사물이 아니라 개념의 형식을 띤 보편적인 존재이다. - 290쪽

 

유기체의 관찰

 

(1) 유기체와 무기물의 관계

 

탐구의 과정을 단순한 개념의 모습으로 갖추고 있는 대상이 ‘유기체’...무기물은 타자와 구별되는 성질을 그의 본질로 하는 까닭에 어떤 다른 것과 함께할 때라야만 비로소 개념의 요소가 제대로 갖추어지기는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면 스스로를 상실하게 된다. 이와는 달리 유기체에서는 타자와 어울릴 수 있는 온갖 성질이 단순한 유기적 통일체로 결합되어 있어서 그 가운데 어떤 하나가 홀로 자유롭게 타자와 본질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유기체는 타자와 관계하는 가운데 자기를 유지하는 그런 존재 - 291쪽
 
(2) 목적론

 

유기체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보존하는 가운데 다름 아닌 자연이 개념으로 복귀한 존재이므로 여기서는 원인과 결과, 능동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과 같은 대립적인 요소가 필연적인 연관 속에서 하나로 응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294쪽

 

필연성은 발생한 사건의 내면에 은폐되어 있던 것이 최종단계에 가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 더욱이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는 필연성이었다는 것이다...최초의  것은 아예 자기 자신을 최종 목적으로 삼고 있는 존재이며 또한 그것은 최초의 것으로서 이미 자체 내로 복귀해 있는 원융적圓融的인 절대적 존재라는 것이 된다. 따라서 애초부터 있던 것이 아무리 그의 행위를 발동하여 뭔가를 실현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일 뿐이며, 오직 자기를 실현할 뿐이라는 것이 그의 자기감정이다. 애초부터 있는 그대로의 것과 그것이 얻어내려는 것과의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지만 이는 외관상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 바, 바로 이 차이를 극복하는 데서 유기체는 개념이 된다. - 295쪽

 

관찰하는 의식은 유기체의 존재 그 자체 내에 목적 개념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바...행위와 그리고 바로 이 행위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과의 관계는 어찌됐건 상관이 없는 우연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297쪽

 

(3) 내면과 외면

 

목적 개념과 현실이 각기 내면과 외면이라는 식으로 막연히 연관지어지면서 이러한 그의 관계가 바로 “외면은 내면의 표현이다”라는 법칙을 낳게 되는 것이다. - 299쪽

 

① 내면 - 순수한 내면적 요소의 법칙인 감수성 등등, 그리고 내면과 그의 외면

 

내면에 깃들어 있는 유기적 실체는 단일한 혼이며 순수한 목적 개념이라고 불리는 보편적인 힘으로서, 이는 부분으로 나뉘더라도 전체로 번져나가는 유동성을 잃는 일이 없으며 따라서 그의 존재양식은 마치 현실의 행위나 운동이 스러져가는 듯한 모습을 띤다. 이에 반하여 내면에 대립하는 외면은 유기체의 정지된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그리하여 내면과 외면을 관계짓는 법칙은 그의 내용을 한편으로는 보편적인 요소나 단일한 본질로 표현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실현된 본질이나 형태로서 표현한다. - 300쪽

 

② 내면과 형태화로서의 외면

 

유기적 존재는 모든 부분마다가 자체 내로 복귀하는 데에 그 본질이 있다. 그러므로 존재 전체나 각 요소마다가 해부학적인 조직 속에 자리 매김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 전체를 현실에 표출시키는 외면은 오히려 갖가지 형태화한 부분을 관통하는 운동으로서만 존재할 뿐이어서 개개의 조직으로 분리되어 고정화되는 것은 본질적으로 운동과정에 있는 유동적인 요소로서 표현되어야만 한다. - 308쪽

 

내면적인 요소를 형태에서 분리하여 그것만을 따로 법칙의 한 요소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면적 요소가 법칙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게 되면 그것은 일정한 조직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가 구별지어지는 가운데 더 이상 변환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전체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유기체에서 본질적인 것은 각 요소 하나하나마다가 전체를 관통하는 과정 속에 짜맞춰져서 현실로 존재하는 것이어서, 홀로 유리된 어떤 하나의 것 속에 보편적인 상(像)이 마련되어 있거나 하지는 않는 것이다. - 308쪽

 

법칙이라는 표상의 기본이 되는 것은 그 양면이 각기 독자적으로 존립하면서 서로에게 부합되는 이중의 성질을 띠고 관계한다는 것이지만, 유기체의 내면과 외면은 도리어 온갖 특수한 성질을 해소시키면서 보편성을 일구어내는 단일한 힘이자 이런 해소의 운동 그 자체이다. - 309쪽

 

내용에 관해 얘기한다면 순수한 존재로서의 구별을 정지해 있는 것으로 하여 일반적인 형식으로 파악하는 법칙이 아니라, 구별된 것 속에서 직접 개념의 동요를 알아차리는 동시에 두 측면의 관계의 필연성까지 파악해내는 그런 법칙이 추구되어야만 한다. - 309쪽

 

법칙에 연연하다 보면 유기체는 고정된 성질을 띠게 되고 직접 눈에 보이는 정지해 있는 존재로 화하여 끝내 크기의 문제로 한정됨으로써 개념은 억압당하고 말 것 - 311쪽

 

③ 내면과 외면으로 성립된 외면 또는 유기체 이념의 무기물에 대한 적용 - 이 측면에서 본 유기체의 유와 종과 개체성

 

외면이란 그 자체만으로 보면 존재의 터전 위에 온갖 모습을 하고 분포되어 있는 생명의 개체화된 형태이면서 동시에 그 본질상 외계(外界)에 대한 유기체의 존재, 즉 자기독자성을 간직한 채 타자와 맞서 이는 존재이다. - 313쪽

 

무기물은 운동의 원리를 자발적으로 갖추고 있지는 않으면, 절대적 부정성을 지닌 개념으로서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317쪽

 

유기체에도 마구 흩어진 채로 존재하는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 수라는 요소가 끼어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이때 수는 단지 노리개로서 거기에 게재할 뿐, 생명체의 본질을 이루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 - 320쪽

 

유기체가 표현하는 것은 내면에 물러서 있는 유의 보편성의 외부에 있는 것으로서, 현실의 형태를 띠고 발전해가는 개체와 유기적인 보편자인 유 사이에는 보편적인 유를 몇 갈래로 분류한 종(種)이 개재한다. 보편적인 유의 부정성이 가닿는 종으로서의 이 현실존재는 존재하는 형태의 온갖 부분을 따라서 경과하는 과정의 운동이 전개된 것일 뿐이다. - 320쪽

 

2) 순수한 상태에 있는 자기의식의 관찰과 외적 현실과 관계하는 자기의식의 관찰. 논리학적 법칙과 심리학적 법칙

 

논리학적 법칙

 

형식이란 오직 만물이 순수한 요소로 분화되어가는 모습

 

심리학적 법칙

 

정신은 외적인 현실을 자기 안으로 수용하여 기존의 관습·도덕 그리고 사고방식에 적응하는 자세로써 현실세계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에 대한 주체적인 자세를 바탕으로 하여 기호나 정열에 따라 특별히 값어치 있는 것만을 현실에서 이끌어내어 대상을 자기에 적응하도록 조작해내기도 한다. - 329쪽

 

만약 이런 상황이나 사고방식·도덕 또는 시대상황이 없었더라면 필경 개인은 지금 있는 그런 개인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시대상황 속에서는 마침 이 공동의 생활이 유일하게 가능한 삶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상황이 바로 이 개인 속에 특수화될 때...만약 외면적인 세계가 개인에게 투영되어 나타날 때의 그 모습과 전혀 어긋남이 없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외면을 보는 것으로 개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도 있겠다. - 331쪽

 

본래 그 자체로 있는 세계가 개인의 세계가 되려면 개인이 그의 세계와 일체화되어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그와의 대립을 단지 형식적인 차원에 그치도록 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세계를 변혁함으로써 개인의 세계로 만들거나 하는 그 어느 쪽이어야만 한다.


개인이 그럴 만한 자유를 누림으로써만 현실이 이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할 때 실로 개인의 세계란 오직 개인 자신에 의해서밖에 파악될 수 없다. 더욱이 그 자체로서 존재한다는 현실의 개인에 대한 영향도 어디까지나 개인이 자기에게로 흘러들어오는 현실의 물결을 그대로 수용하든가 아니면 흐르는 물줄기를 가로막고 역류시키든가하는 데 따라서 완전히 정반대의 의미를 띠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심리적 필연성’ 운운하는 것은 한낱 공허한 낱말에 그쳐버릴 터이니, 즉 이러이러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에 반하여 그런 영향력이라곤 전혀 없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 332쪽

 

이제는 개인이 곧 세계를 자기 것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인공이다. 세계란 곧 개인의 행위가 연쇄적으로 만들어낸 원환과 같은 것으로서 그 안에서 개인은 현실의 존재로 나타나는 가운데 사전에 이미 부여된 존재와 새삼 형성된 존재를 통일시켜놓는다. - 332, 333쪽

 

3) 자기의식과 신체의 관계 관찰. 관상학과 두 개론(골상학)

 

개인은 본원적·즉자적이면서 또한 자각적·대자적인 존재이다. 그는 자각적인 존재로서 자유로이 행동할 뿐만 아니라 또한 본래 타고난대로의, 즉 근원적인 한정된 존재 - 334쪽

 

말하는 입이나 노동하는 손 그리고 여기에 발까지 더하면 이 모두가 일을 실현하고 성취하는 기관으로서, 여기에는 행위 그 자체 또는 내면 그 자체가 간직되어 있다. 그러나 기관을 통하여 내면이 얻어낸 외면적인 결과는 개인과는 단절된 현실로서의 결과물이다. 말이나 노동이 외화되고 나면 개인은 더 이상 자기를 보존할 수도 소유할 수도 없으며, 여기서는 내면이 완전히 밖으로 드러내져서 타인의 수중에 넘어가 있다. -336쪽

 

이렇듯 활동의 기관을 존재에 못지않게 행위로 규정하는 것, 아니면 또 내면에 깃든 본연의 존재가 기관 속에 그대로 나타나면서 타자에 대해서 존재한다는 이런 규정은...기관을 타고 나타나는 행위는 외면으로 드러난 행위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소행에서 비롯된 외형으로서 단지 외면화된 행위의 결과와는 별개의 것이므로 마땅히 기관은 내면과 외면을 이어주는 중심부로 받아들여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 339쪽

 

참다운 내면성이란 개인의 독자적인 의도나 자립적인 개성을 말한다. - 342쪽

 

이런 것을 놓고 끝끝내 지식이라고 우겨대는 것이 관상학의 설명 내용인데, 실제로는 자기가 사념한 것을 말로 나타낸 것일 뿐이고 따라서 실상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에 관한 사념을 털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용상으로 보면 이러한 관찰은 소매상인이 ‘대목장이 서는 날이면 언제나 비가 내린다’거나 또는 가정주부가 ‘빨래를 말리려고만 하면 언제나 비가 온다’는 식의 관찰과 아무런 다름이 없는 것이다. - 344쪽

 

정신은 추상적인 단일체가 아니라 오히려 갖가지 요소로 분지되는 가운데 바로 이런 분지 속에서 어디까지나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운동의 체계 - 349쪽

 

단지 합당한 어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태나 개념이 결여되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이는 어처구니없는 자기기만이다. 만약 개념이 바로잡히기만 한다면 그에 합당한 말도 따른다고 봐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 3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