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 [정신 현상학] : Ⅶ 종교, Ⅷ 절대지
헤겔, <정신현상학2>, 임석진 옮김, 한길사
Ⅶ 종교
대략 ‘의식’ ‘자기의식’ ‘이성’ ‘정신’으로 구분되는 지금까지의 의식 형태에서 절대신의 의식이라고 할 종교가 몇 차례 나타나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절대신을 의식하는 의식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지 절대신이 궁극의 최고 존재로서, 즉 정신이며 성령의 자기의식으로서 나타났던 것은 아니다. - 237쪽
개별적인 자기의식과 불변자인 신의 통일이야말로 자기의식이 애타게 갈구하는 것 - 238쪽
현실이란 사유된 보편적인 현실 - 240쪽
종교는 지금까지의 전 과정을 전제로 하여 그 안에 있는 모든 계기의 단일한 총화 또는 절대적인 핵심으로 등장한다...정신의 전체란 이 네 요소가 서로 구별되면서도 끝내 하나로 귀착되어가는 운동 - 241, 242쪽
이러한 생성과정 속에서 정신은 그가 행하는 운동의 각 단계에 상응하는 특정한 형태를 띠면서 이와 함께 특정한 현실적 정신에 상응하는 것으로서 특정한 종교가 나타난다. - 243쪽
정신의 첫 번째 현실성은...자연적인 종교이다...두번째 현실성은...예술종교이다...세번째 현실성은 직접성이 그대로 자기 - 247쪽
첫 번째 현실성에서 정신이 의식의 모습을 하고 두 번째 현실성에서 자기의식의 모습을 띤다고 한다면 세 번째 현실성에서는 정신이 이들 양자를 통일한 것, 즉 절대적 존재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렇듯 정신이 절대적 존재로 표상될 때, 여기에 나타나는 종교가 바로 계시종교이다. 그러나 여기서 정신이 그의 참다운 형태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이렇듯 형태를 띤 것으로 표상된다는 것은 아직 불충분한 데가 있다고 하겠으니, 즉 정신은 새삼 개념으로 이행하여 대립물조차도 자체 내에 포용하는 개념의 힘에 의해서 대상성의 형식을 말끔히 해소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됐을 때 정신은 우리가 일찍이 파악한 바 있는 정신의 개념을 스스로 포착하여 개념이 된 정신의 형태와 존재의 장이 완전히 일체화하는 것이다. - 247, 248쪽
1. 자연종교
정신이 자기를 아는 형태의 특성에 따라 종교 사이에 몇 가지 구별이 생겨나는데 - 248쪽
1) 빛의 신
빛으로 생겨난 온갖 자연물은 신의 속성으로서, 자립성을 띠지 못한 채 많은 이름을 가진 하나의 신이라는 바로 그 이름 이상의 것이 아니다. - 252쪽
2) 식물과 동물
오직 상대방을 물어뜯으려는 동물적 정신을 넘어서서 그 위에 노동하는 인간이 나타나는 바 - 254쪽
3) 공작인
사고가 사고를 낳고 사고에 알맞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명확한 틀을 갖춘 존재로 변모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제 정신을 떠맡는 것은 예술가의 몫이다. - 259쪽
2. 예술종교
참다운 인륜적 정신은 모든 개인의 삶을 지탱해주는 보편적 실체일 뿐만 아니라 이 실체가 현실의 의식에서 의식을 지닌 인간의 형태를 띠고 나타나 있는 것이므로 개체의 모습을 띤 인륜적 실체는 모든 개인에게서 스스로의 본질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 260쪽
1) 추상적인 예술작품
신의 본질은 자연의 보편적인 양태와 자연에 대립하여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각적인 정신, 즉 인간존재와의 통일에 있다. - 264쪽
이렇듯 자기의식이 본체 속에 자리잡고 거기에 그대로 멈춰 있는 모습이 순수사유로서의 기도이며, 이 기도의 내면성이 형태화한 것이 찬가이다. - 267쪽
2) 살아 있는 예술작품
조각상을 대신하여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육성되고 단련된 몸매를 지닌 인간이 등장...이는 그대로 혼이 실려 있는 살아 있는 예술작품 - 279쪽
3) 정신적인 예술작품
민족의 통합이 우선은 항구적인 질서의 정립이 아닌, 단지 공동의 행동을 유발하는 데 그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므로, 만인이 각자마다 자유롭게 통치에 관여하는 것은 아직 유보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최초의 공동성은 개개인이 다만 거기에 집합해 있다는 것일 뿐, 개인이 전체의 의지와 행위에 자각적으로 관여할 여지마저 없애버릴 수 있는 추상적 사상에 의한 지배는 정착되어 있지 않다. - 281쪽
작품에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보편성의 극에 신들의 세계가 있고 그 중간에 특수성의 세계가 있어서 이를 매개로 개별성의 극을 이루는 시인이 보편성의 극과 결합된다는 삼단계의 추리형식이다. - 282쪽
폴리스의 시민인 일반대중은 스스로를 주인이며 통치자로 생각하고 존경받을 만한 지성과 통찰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보편정신에서 유리된 개별성의 원리가 현실의 인간을 움직이는 원리로 떠오르고 암암리에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고 봐야 할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사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면 이론상의 보편적인 가치와 실제 행동은 뚜렷한 대조를 이루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목적은 공동의 질서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개별자가 공동질서를 조롱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 297쪽
이제 자기의식이 눈앞에 바라보는 광경은 자기와 대립하는 공동의 존재가 자기 속으로, 자기의 사유와 생활과 행위 속으로 오히려 용해되어 들어오는 그러한 경지이다. 보편적인 것 일체가 자기의 확신하는 것이 되고 이로써 자기를 확신하는 의식은 밖으로부터 닥쳐오는 공포나 이질적인 것에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오직 이 희극 이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을 안고 마음으로부터 안락함과 편안함을 누리는 것이다. - 299쪽
3. 계시종교
예술종교를 통하여 정신은 실체의 형식에서 주체의 형식으로 옮겨간다. 왜냐하면 예술종교란 정신의 형태를 창출하는 것으로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대상이 되는 실체에게는 소멸될 수밖에 없고 비록 신뢰는 하더라도 그와 교감(交感)이 되지는 않는 그러한 행위나 자기의식을 형태 속에 담아내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299쪽
“자기야말로 절대적 존재이다”라는 명제는 비종교적인 현실정신에 더없이 잘 아울리는 명제 - 300쪽
“실체는 자기이다”라는 명제에서는 주체가 소멸됐을 뿐이고 다시 “자기가 실체이다”라는 명제에서는 실체가 술어가 됐을 뿐이므로 두 경우 모두에서 자기와 실체의 어느 한쪽엔가에 비중이 두어지는 불균형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 301쪽
불행한 자기의식은 스스로가 절대적임을 자처하는 자기확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자기확신 속에서 모든 가치가 상실되고 나아가서는 자기에 관한 지도 상실되었다는 의식, 즉 실체의 상실인 동시에 자기의 상실에 대한 의식이다. 결국 이 의식이 드러내는 것은 “신은 죽었다”는 처절한 표현에 담긴 비통함이다. - 302쪽
조각상은 살아 있는 혼을 잃은 채 한낱 돌덩이가 되고 찬가는 믿음이 사라져버린 말잔치가 되었는가 하면 신들의 식탁에는 정신을 잃은 음식물이 놓여 있고 경기나 제전을 치르는 데서도 의식은 신과의 기쁨에 넘치는 일체감을 다질 수가 없게 되었다. - 303쪽
정신의 탄생이라는 이 순수한 개념...하나는 실체인 신이 자기를 외화하여 자기의식이 된다는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자기의식이 자기를 외화하여 사물로서의 존재 또는 공동세계에서의 자기가 된다는 측면이다. - 305쪽
필연성을 의식하는 사유의 본체와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직접적 존재 자체는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또 개념의 단일한 통일체라는 그 자체가 직접적인 존재인 이상 이 구별은 개념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서는 개념이 자기를 외화하여 직관된 필연의 존재가 되는 가운데 필연성 속에서 자기를 고수하며 자기를 알고 자기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의식, 즉 인간의 형태를 띤 정신의 직접적인 존재는 현실의 세계정신이 이렇듯 자기를 아는 데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도달함으로써 비로소 이 지는 의식 속에 진리로서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 308쪽
지금 이 정신의 자기는 자연종교나 예술종교에서처럼 관념이나 표상이나 또는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정신은 직접적인 자기이며 현실의 개인으로서 감각적으로 직관된 것이고, 오직 그런 존재임으로 하여 자기의식을 지닌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 308쪽
육화하는 가운데 신은 정신으로 알려지고 그 스스로가 정신임을 의식한다. 왜냐하면 정신이란 자기외화 속에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며 자기가 타자화되는 가운데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 308, 309쪽
실체가 주체이며 자기인 이상 실체는 속성 속에서 자체 내로 복귀해오는 것 - 309쪽
의식은 대상 속에서 스스로 계시되는 것 - 309쪽
여기서 의식의 대상은 다름아닌 자기이지만, 이 자기는 결코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양자는 서로가 불가분의 통일을 이루는 보편적 존재이다. - 309쪽
선하고 정의롭고 신성한 것 또는 천지의 창조주라는 등의 표현은 하나의 주어를 놓고 얘기되는 갖가지 술어로서, 이러한 일반적 술어는 주어라는 한 점을 지주로 - 309쪽
신은 오직 순수한 사변적 지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고 오직 사변적인 지 안에만 존재하는 사변적인 지 그 자체이다. - 311쪽
사변적인 지는 신이 곧 사유이고 순수한 본질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또 이 사유가 존재로 구체화하기도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이 존재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힘을 지니는 가운데 개별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이기도 한 자기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계시종교가 터득하고 있는 지가 바로 이러한 지이다. - 312쪽
절대신이 정신이며 절대신이 곧 사유와 존재의 단순한 운동이라는 것 - 312쪽‘
아버지 하나님...하나님 아들, 예수에게로 하강...자체 내로 복귀...정신을 구성하는 이 세 요소 - 316쪽
영원의 존재는 바로 이 타자존재 속에서 그대로 자기 내면으로 복귀해간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 자타(自他)의 구별이란 본래적으로 있는 구별로서 구별하는 것과 구별되는 것은 모두가 자기이므로 이 구별은 자체 내로 복귀해가는 통일을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 317, 318쪽
참다운 현실적 존재란 바로 이와 같은 원환운동을 일컫는 것 - 318쪽
순수사유의 단순·단일한 보편성은 해체되어 각 요소 하나하나마다가 특수한 형태를 띠고 세계로 확산되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다만 빈틈없이 온 곳으로 펼쳐져나가며 외적인 질서를 갖춘 신의 피조물이라는 데 그치지 않고 신이 본질적으로 단일한 자기인 이상 세계 속에도 단일한 자기, 아담이 나타난다. 존재하는 정신인 개별자로서의 자기는 의식을 지니고 자기를 타자인 세계로부터 구별한다. 개별자로서의 자기인 아담이 막 등장했을 때 이는 아직 정신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따라서 정신으로 존재한다고는 할 수 없으니, ‘순결’하다고는 하겠지만 ‘선’이라고는 할 수 없는 존재이다. 아담이 실제로 자기가 되고 정신이 되기 위해서는 영원의 존재인 신이 타자화한 가운데 자기동일성을 지켜나가는 운동으로 표현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선 아담 스스로가 타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322쪽
그의 타자화를 위해서는 지의 내향화가 행해져야만 한다. 직접적인 존재가 사고로 전환하고 한낱 감각적인 의식이 사고하는 의식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 322쪽
신의 존재야말로 본질적이고 자연적 존재나 자기는 지양되어야 할 비본질적인 것이 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반대로 독자적인 자기가 본질이고 단일한 신은 비본질적이다. - 326쪽
“선과 악은 동일한 것이다”라는 명제와 “동일한 것이 아니다”라는 두 개의 명제가 함께할 때 여기에 비로소 전체가 완성되는데, 이 경우 첫 번째 명제의 주장과 단언에는 두 번째 명제가 단호히 자기 주장을 맞세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두 개의 명제는 모두가 옳기 때문에 또한 모두가 옳지 않은데, 이를 통찰함이 없이 ‘같다’느니 ‘같지 않다’느니 또는 ‘동일’이니 ‘비동일’이라느니 하는 투의 추상형식을 놓고 마치 참답고 확정적이고 현실적인 것인 양 간주하여 여기에 의거하려 하는 데에 잘못이 있다. - 330쪽
스스로를 구별하고는 다시금 자기동일성을 이루는 그 운동이야말로 진리이다. - 330쪽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자기, 예수의 죽음은 대상성을 띤 특수한 자기존재의 소멸이라고 하겠으니, 여기서 특수한 독자존재는 죽음을 통하여 보편적인 자기의식이 되는 것이다. - 334쪽
정신은 자기의 본성을 이루는 세 개의 경지를 두루 거쳐나감으로써 이러한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으니, 이렇듯 자기를 두루 거쳐나가는 운동이 정신을 현실화한다. 여기서 운동하는 것은 정신이고 정신이 운동의 주체이며 운동 그 자체인가 하면 또한 주체가 두루 관통해나가는 실체이기도 하다. - 335쪽
Ⅷ 절대지
의식은 대상의 온갖 성질과 관계하게 되어 있어서 그 모든 면에 따라 대상을 포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모든 성질을 하나로 통합했을 때 대상은 그 자체로 정신적 존재가 되거니와, 또한 의식에 대해서도 그러한 것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대상의 개개의 면이 자기로서 파악되고 그 개개의 성질에 대하여 지금 말한 정신적인 연관이 생겨나지 않으면 안 된다. - 340쪽
대상은 한편으로 직접적인 존재이고 사물 일반으로서, 이는 직접적인 ‘감각적 의식’에 상응하는 단계이다. 또 한편으로 이것이 타자화하면서 타자에 대한 관계나 자기와의 관계가 생겨나는데, 이는 ‘지각’에 상응한다. 다시 그 다음에 ‘오성’에 상응하는 것으로서 보편적인 법칙이 있다. 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특정한 성질을 거쳐 개별성에 이르는 3단계의 추리적 연결, 또는 반대로 개별성으로부터 이 개별성을 지양한 성질을 거쳐 보편적적인 것에 이르는 3단계 규정이 눈에 띈다. 의식은 이 3단계의 규정을 거쳐서 대상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 340쪽
대상이 직접 무작위적으로 놓여 있는 것을 다루는 것이 ‘관찰하는 이성’ - 341쪽
‘순수한 통찰’과 ‘계몽사상’...사물은 단적으로 ‘유용한 것’이고 오직 유용성의 측면에서만 고찰된다. - 342쪽
‘자기소외된 정신의 세계’를 편력하는 교양 있는 자기의식...사물은 비자립적인 존재이며 본질적으로 타자에 대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 342쪽
사물은 직접 있는 그대로의 성질에 다라서 인식될 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본질을 지닌 자기로서도 인식되어야만 한다. 이 일을 떠맡은 것이 ‘도덕적 자기의식’이다. - 342쪽
양심의 단계에 이르면 존재와 자기의 교체나 바꿔치기는 더 이상 행해지지 않고 자기라는 존재 그 자체가 순수한 자기확신이라는 것이 깨우쳐지게 된다. - 343쪽
현실에 존재하는 온갖 공허한 대립을 지양하고 마침내 자아=자아라는 지에 도달하는 바, 여기서는 개별적인 자기가 그대로 순수하고 보편적인 지가 된다. - 344쪽
이 개념은 자기를 실현하는 데로 나서지 않고 꿈쩍도 하지 않으므로 일면적인 형태를 면치 못하고 마침내 공허한 안개 속으로 사라져버리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자기외화 속에서 전진을 거듭하는 면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국 이러한 자기실현의 활동을 통하여 대상을 갖지 않는 자기의식의 완고한 아집과 내실을 갖추려고 하지 않는 개념의 확고함이 파기되면서 자기의식은 보편적인 형식을 획득하고 끝내 자기를 실현하는 참다운 개념이 나타나게 된다. - 346쪽
단일한 개념이 영원의 존재를 방기하여 현세 속에 발을 디디고 행동에 나선 것 - 346쪽
여기에 실체가 동시에 주체라고 하는 정신의 궁극의 형태가 나타난다. 이는 완전하고도 진실한 내용에 자기라는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그의 개념을 실현하는 동시에 바로 이 실현된 상태 속에 개념을 견지하는 정신으로, 이것이 바로 절대지이다. - 349쪽
이러한 일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내용이 자기라는 형태를 띠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될 때 존재의 본질인 개념이 존재의 터전에 나타나서 의식에 대한 대상의 형식을 띤다. 존재와 개념이 일체화한 터전 속에서 의식에 나타나는 정신 또는 같은 의미로 그러한 터전 속에서 의식에 의해 발현되는 정신이 다름아닌 ‘학문’이다. 결국 학문적인 지의 본성과 요소와 운동은 자기의식이 순수하게 자기와 마주하여 자기를 깨우치는 데 있다고 하겠다. - 349쪽
이러한 개념의 존재에 관하여 얘기한다면 시간과 현실 속에서는 정신이 자기를 의식하기 이전까지는 학문이 등장해오지 않는다. - 350쪽
인식이라는 것은 정신적인 의식이므로 여기서는 본원적·즉자적으로 있는 것이 자기에 대한 존재가 되고 자기를 나타내는 존재나 개념이 될 때 비로소 그런 존재로 문제를 삼을 수도 있는 것이다. - 351쪽
대상성을 부정하는 듯이 보이는 이러한 행태는 또한 그에 못지않게 대상을 적극적으로 정립하는 작용이기도 한데, 여기서 자기의식은 자발적으로 대상을 산출하여 이를 의식 앞에 재구축한다. - 351쪽
시간은 자기완성을 이루지 않은 정신의 필연적인 운명으로서 나타난다. - 352쪽
자체 내로 복귀해가는 과정을 통하여 비로소 정신은 본래의 참다운 정신이 된다. 정신은 본원적으로 인식의 운동으로서, 이런 가운데 본원적·잠재적인 것이 독자적·현재적인 것으로, 실체가 주체로, 의식의 대상이 자기의식의 대상으로, 다시 말하면 대상성을 극복한 개념으로 전화되어간다. 이것은 원환을 그리며 자체 내로 복귀해가는 운동으로서, 이는 시초를 전제해놓고 최종 지점에서 비로소 거기에 도달한다. - 353쪽
정신 그 자체에 관한 정신의 참다운 지로는 오직 학문이 있을 뿐이다. - 353쪽
정신의 지의 형식을 스스로 발현시켜나가는 운동은 정신이 현실의 역사로서 수행하는 노동이다. - 353, 354쪽
실체신을 본질로 하여 독자적으로 존립 - 356쪽
정신의 힘이란 오히려 외화되는 가운데서도 자기를 잃지 않는 절대적인 주체적 존재로서 내면적인 자기와 외적인 자기를 모두 다 요소로서 떠안는 데 있다. - 357쪽
이와 같이 외화되어 있는 갖가지 내용은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관계지어져서 특정한 성질이 안겨진 채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지양해가는 부정성을 안고 있으니, 따라서 필연성이나 차이도 여기서는 자유로운 존재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운동으로서 나타난다. 이처럼 존재가 그대로 사고에 다름아닌 이 자기의 형식 아래에서 내용은 개념이 된다. 이렇듯 개념을 획득하고 난 정신은 개념이라는 살아 숨쉬는 에테르 속에서 존재의 운동을 전개하거니와, 이것이 바로 ‘학문’이다. - 357쪽
학문의 추상적인 각 단계마다에는 여기에 상응하는 현상하는 정신의 형태가 주어져 있다. 학문의 순수한 개념을 의식의 온갖 형태가 단계적으로 이어져가는 상태에서 인식하는 것은 학문의 실재성을 제대로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므로, 이런 면으로 보면 학문의 내부에서는 사유의 단순한 매개체로 제시되는 개념이 스스로 매개하는 각 계기마다 분열을 야기하며 내적인 대립을 잉태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 358쪽
정신의 생성을 나타내는 또다른 측면인 ‘역사’는 지를 매개로 하는 생성의 과정이며 시간과 맥을 같이해가며 그 흐름 속에서 외화된 정신이다. - 359쪽
정신의 완성은 자기의 참모습인 스스로의 실체를 완전히 아는 데에 있으므로 - 360쪽
현실계에 형성되는 정신의 왕국은 하나의 정신이 다른 정신을 대체하면서 뒤에 오는 정신이 앞서간 정신세계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하나의 계기작용(繼起作用)을 펼쳐나간다. 여기서 목표가 되는 것은 정신의 심오함을 계시하는 데 있으니, 바로 이것을 계시하는 것이 절대개념이다. - 360쪽
목표가 되는 절대지, 즉 스스로가 정신임을 아는 정신은 그의 도정에서 온갖 정신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어떻게 그의 왕국을 구축해왔는가 하는데 대한 기억을 가다듬고 있다. 그의 기억을 보존하고 있는 것은 일단 우연의 형식을 띠고 나타나는 자유로운 정신의 측면에서 보면 ‘역사’이고 이를 개념적으로 파악된 체계의 측면에서 보면 ‘현상하는 지의 학문’이다. 이 양자를 합쳐놓은 것이 개념화된 역사 - 3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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