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갖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뭐 특별한 사람이라고 그런 마음이 왜 들지 않겠습니까?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아이와 아빠가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좋아 보입니다. 그냥 보기 좋은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가질 건지 말 건지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아니’입니다.
첫째 이유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써야 할 노력 때문입니다.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그 순간부터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몸과 마음을 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거꾸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몸과 마음을 쓸 준비를 하고 나서 아이를 가지려 하는 것이 좋겠다 싶습니다.
제 자신을 생각해 봤습니다. 전 아이를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을 생각이 없습니다.
니가 하기 싫으면 상대 여자가 키우면 되지 않느냐는 사람이 있습니다. 엄마는 ‘정 안 되면 내가 키워 줄 테니 낳아만 와라’ ‘니 생각만 하지 말고 대를 이을 생각도 해야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음에도 내가 키우지 않을 거면 왜 아이를 낳는 걸까요? 아이를 낳는 것은 하고 싶으니 일단 하고, 키우는 것은 힘드니 도망가는 게 좋은 일일까요?
나이든 엄마가 손주 키운다고 허리가 휘지는 않을까요? 나의 욕망을 위해서 다른 사람이 희생을 해야 하는 걸까요?
두 번째 이유는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물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에게는 수많은 고통과 슬픔이 따라 다닐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저야 기왕 태어났으니 즐겁게 살다 가려고 노력하지만, 굳이 아이를 새로 태어나게 해서 그 아이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 줘야 할까 싶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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