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논리학
제2부
초월적 변증학
서론
진리 또는 가상은, 그것이 직관되는 한에서, 대상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사고되는 한에서 대상에 대한 판단 안에 있기 때문이다. - 523쪽
우리의 모든 인식은 감관에서 시작해서, 거기에서부터 지성으로 나아가고, 이성에서 끝이 나는데, 직관의 재료를 가공하여 사고의 최고 통일로 보내는 일을 하는 것으로 우리 안에 마주치는 것에 이성 이상의 것은 없다. - 528
나는 보편에서 개념을 통해 특수를 인식할 때, 그런 인식을 원리로부터의 인식이라 부르겠다. 그러니까 모든 이성추리는 원리로부터 인식을 도출하는 형식이다. - 529
지성을 규칙들에 의거해 현상들을 통일하는 능력이라 한다면, 이성은 원리들 아래에서 지성규칙들을 통일하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이성은 이성통일이라고 일컬어져서 좋을, 지성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지성의 잡다한 인식들에게 개념으로부터 선험적으로 통일을 주기 위해서, 결코 경험 혹은 어떤 대상을 겨냥하지 않고, 지성을 겨냥한다. - 530
만약 순수 이성이 대상들에 관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것들과 이것들에 대한 직관과 직접적으로 관계 맺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성과 지성의 판단들과만 관계 맺는 것이다. - 534
초월적 변증학
제1권
순수 이성의 개념들에 대하여
플라톤은 이념이라는 표현을 썼는데...그에게 이념들이란 사물들 자신의 원형들이며, 한낱 범주들처럼 가능한 경험을 위한 열쇠가 아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이념들은 최고 이성으로부터 유출하여, 그로부터 인간의 이성에 분여 되었다. - 539
경험 가능성을 넘어서는, 순수관념들로부터의 개념이 이념 내지 이성개념이다. - 544
나는 ‘이념’이라는 말로 그것에 합치하는 아무런 대상도 감관에 주어질 수 없는 필연적인 이성개념을 뜻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고구한 순수 이성개념들은 초월적 이념들이다...그것들은 자의적으로 지어내진 것이 아니라, 이성 자체의 본성에 의해 부과된 것으로, 따라서 필연적으로 전 지성사용과 관계 맺는다. - 549
우리는 ‘모든 현상들의 절대적 전체는 오직 이념일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550
이성을 인식의 어떤 논리적 형식 능력으로 볼 때, 그것은 추리하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가능한 판단의 조건을 주어진 판단의 조건 아래 포섭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다. 주어진 판단은 보편적 규칙(대전제)이다. 다른 가능한 판단의 조건을 규칙의 조건 아래 포섭하는 것은 소전제이다. 규칙의 주장을 포섭된 경우에서 언표하는 실제 판단이 결론(結論)이다. 곧, 규칙은 무엇을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보편적으로 말한다. - 551
모든 초월적 이념들은 세 부류로 나뉘는데...사고하는 주체는 영혼론의 대상이고, 현상들의 총합(곧, 세계)은 우주론의 대상이며, 사고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최상조건을 함유하는 사물(곧, 존재자 중의 존재자)은 신학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순수 이성은 초월적 영혼론(理性的 心理學), 초월적 세계학(理性的 宇宙論), 또한 마지막으로 초월적 신인식(超越的 神學)을 위한 이념을 제공한다. - 554, 555
초월적 변증학
제2권
순수 이성의 변증적 추리들에 대하여
(예를 들어 단지 쾌․불쾌와 같은) 지각의 최소한의 객관이라도 자기의식이라는 보편 표상에 덧붙여진다면, 그것은 이성적 영혼론을 당장 경험적 심리학으로 바꿔 놓을 것 - 562
세칭 데카르트의 추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있다’는 사실 동어반복이다. 나는 생각한다(나는 생각하면서 있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현실성을 언표하는 것 - 571
우리는 관념론자를 감관의 외적 대상들의 현존을 부정하는 사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는 오직, 외적 대상들의 현존이 직접적인 지각에 의해 인식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러나 이로부터 우리가 외적 대상들의 실재성을 일체의 가능한 경험에 의해서는 결코 완전히 확실하게 인지할 수 없다고 추리하는 자이다. - 581
‘우리 밖에’라는 표현은 피할 수 없는 애매모호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때로는 사물 그 자체로서 우리와 구별되어 실존하는 어떤 것을 의미하고, 때로는 한갓 외적인 현상에 속하는 어떤 것을 의미 - 584
순전히 우리 주장의 근거에 이의를 제기하고, 우리가 직접적인 지각에 근거하고 있다고 믿는 물질의 현존에 대한 우리의 설득을 불충분하다고 천명하는 회의적 관념론자는, 우리로 하여금 일상적 경험의 아주 작은 발걸음에서도 두 눈을 크게 뜨게 만들고, 우리가 어쩌면 단지 사취하는 것을 곧 정당하게 얻어 소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한에서, 인간 이성의 은인이다. - 587
물질이란 우리가 외감이라 일컫는 직관에 의한 알려지지 않은 대상에 대한 일종의 표상방식 - 592
나는 일체의 초월적 이념들을, 그것들이 현상들의 종합에서 절대적 전체성과 관련한 것인 한에서, 세계개념들이라고 부른다. - 626
계열 m, n, o가 있을 때, 여기서 n은 m에서 볼 때는 조건적인 것이나 동시에 o의 조건으로 주어진 것으로서, 이 계열은 조건적인 것 n으로부터 m(l, k, I...)으로 올라가면서, 또한 조건 n으로부터 조건적인 것 o(p, q, r...)로 내려간다. - 629
주어진 현상에 대한 가장 가까운 조건으로부터 보다 먼 조건들로 나아가는 조건들 쪽에서의 계열의 종합을 나는 배진적 종합이라 부르고, 반면에 조건지어진 것의 쪽에서 가장 가까운 결과로부터 보다 먼 결과들로 나아가는 계열의 종합을 전진적 종합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전자는 전제로 나아가는 것이고, 후자는 귀결로 나아가는 것 - 629
우주론적 이념들은 배진적 종합의 전체성에 관여하는 것으로서 전제로 나아가는 것이지 귀결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 629
본래 이성이 조건들의 이 계열로써, 그것도 배진적으로 진행된 종합에서 찾은 것은 오로지 무조건자뿐이다. 말하자면 모두 합해서 그 이상의 어떤 다른 전제도 앞에 두지 않는 전제들의 계열에서의 완전성뿐이다...이 절대적으로 완성된 종합이란 다시금 이념일 따름이다. - 633
세계...모든 현상들의 수학적 전체와 이것들의 종합의 전체성을 의미 - 634
가능한 한 어디에도 인식의 신뢰성과 확실성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든 인식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기교적이고 학문적인 무지의 원칙인 회의주의 - 638
예지 세계란 세계 일반의 보편적 개념 - 647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는 연구의 분야가 세계의 어떤 한계나 시초에 의해 단절돼 있지 않은 것처럼 일을 진행시켜야만 하고, 세계의 질료를, 만약 우리가 그것에 대해 경험을 통해 배우고자 한다면, 틀림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만 한다는 것, 그리고 사건들의 산출은 불변적인 자연법칙들에 의해 규정되는 그대로이며, 마지막으로 세계와 구별되는 어떠한 원인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 679
상식이 그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아는 바가 없을 때는,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뽐낼 수가 없다. 그리고 상식은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학술적으로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해 끝없이 궤변을 늘어놓을 수가 있다. 왜냐하면, 상식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에 그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하는 그런 순정한 이념들 사이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상식은 자연의 탐구에 대해서는 완전히 입을 다물고,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편이성과 허영이 이미 이 원칙들의 강력한 추천이 된다. 게다가 그에 대해서 스스로 변호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원칙으로 받아들인다거나, 그것의 객관적 실재성이 통찰될 수 없는 개념들마저 끌어들이는 것은 철학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상식에게는 이보다 일상적인 일은 없다. 상식은 확신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지고자 한다. 그러한 전체 자체를, 파악하는 어려움 따위는 상식을 불안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파악함이 무엇을 일컫는지 알지 못하는) 상식에게 그러한 어려움은 결코 의식조차 되지 않으며, 상식은 자주 씀으로써 통용되고 있는 것을 가지의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마침내 상식이 갖는 모든 사변적 관심은 실천적인 것 앞에서 사라지고, 상식은 그의 걱정과 희망이 그를 몰아 가정하고 믿게끔 한 것을 통찰하고 안 것이라고 상상한다. - 680, 681
학문 중에는 그것의 자연본성상 거기서 나타나는 모든 물음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단적으로 대답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답은 물음이 생겨난 바로 그 원천에서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 - 682
모든 가능한 경우에서 무엇이 정당하고 부당한가를 사람들은 규칙에 따라 알 수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책무와 관련한 것으로,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무런 책무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 683
여기서 단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가능한 경험의 대상으로서의 사물이지 사상 그 자체로서의 사물이 아니므로, 초험적인 우주론적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 이념 밖에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이 물음은 대상 그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고, 또 가능한 경험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여느 경험에 무엇이 주어질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종합이 한낱 접근해 가야 할 따름인 그 이념에 무엇이 놓여 있는가를 묻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이 물음은 오로지 이념으로부터만 해결될 수 있어야 한다. - 685
우리는 우리 물음 자체를 비판적으로 연구하여, 혹시 그것이 근거 없는 전제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하나의 관념과 유희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를 알아보아야 하는 근거 있는 요구를 가지는 것이 된다. 관념은 자기의 허위성을 고립시켜 표상할 때보다 적용할 때에 그 결과를 통해 더 잘 폭로한다. - 689
세계가 시초를 가지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라. 그러면 세계는 여러분의 지성개념에 비해 너무 크다...세계가 시초를 갖는다고 전제해 보라. 그러면 다시금 세계는 필연적인 경험적 배진 중에 있는 여러분의 지성에 비해 너무 작다. - 690
조건적인 것과 그것의 조건의 종합 및 조건의 계열은 (대전제에서) 시간의 제한도 전혀 받지 않았고, 아무런 연이음의 개념도 수반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경험적 종합과 (소전제에서 포섭되는) 현상에서의 조건들의 계열은 필연적으로 연이은 것이고, 오직 시간상에서만 서로 잇따라 주어지는 것이다. - 700
이 원칙은 규칙으로서 무엇이 우리에 의해 배진에서 일어나야만 하는가를 요청하는 것이지, 무엇이 객관에서 모든 배진에 앞서 그 자체로 주어져 있는가를 예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이성의 규제적 원리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객관(곧, 현상들)에서 그 자체로 주어진 것으로서의 조건들의 계열의 절대적 총체성의 원칙은 구성적인 우주론적 원리이다. - 707
조건지어진 것으로서 각각의 현상을 그것의 조건인 다른 현상에 종속시켜야 - 715
나는 경험의 (곧, 감성세계의) 전체 대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고, 오로지 그것에 따라 경험이 그 대상에 알맞게 세워지고 계속되어야 할 규칙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 - 715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서 우리는 오로지 두 가지 원인성만을 생각할 수 있다. 곧, 원인성은 자연에 따른 것이거나 자유로부터의 것이다. 전자는 감성세계에서 어떤 한 상태가 규칙적으로 뒤따르는 앞선 상태와의 연결이다. 그런데 현상들의 인과성은 시간조건들에 의거하는 것이고, 앞선 상태가 항상 있던 그대로라면, 그것은 시간상에서 최초로 생기는 어떠한 결과도 낳지 않았을 것이므로, 일어나는 것 내지 발생하는 것의 원인의 원인성 또한 발생한 것이고, 지성의 근거율에 따라 그 자체 다시금 하나의 원인을 필요로 한다.
그에 반해 자유라는 말은 우주론적 의미에서는 한 상태를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므로 자유의 원인성은 자연법칙에 따라서 다시금 그것을 시간상에서 규정한 다른 또 하나의 원인 아래에 종속하지 않는다. - 724
실천적 의미에서 자유란 감성의 충동에 의한 강제로부터의 의사의 독립을 말한다. 왜냐하면 의사는 정념적으로 (감성의 운동인에 의해) 촉발되는 한에서는 감성적이고, 그것이 정념적으로 어쩔 수 없게 될 수 있을 적에는 동물적(動物的 意思)이라 일컬어지니 말이다. 인간의 의사는 感受的 意思이기는 하지만, 動物的이지는 않고, 자유롭다. 왜냐하면 감성이 그 활동을 필연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는 감성적 충동에 의한 강제로부터 독립해서 자기로부터 규정하는 능력이 내재해 있으니 말이다. - 725
감관의 대상에서 그 자신 현상이 아닌 것을 나는 예지적이라 일컫는다. - 728
나로 하여금 의욕하도록 촉구하는 자연근거들이 제아무리 많고 감성적 자극들이 제아무리 많다 해도, 그것들이 당위를 낳을 수는 없고, 단지 아무리 오래 되어도 필연적이지 않은, 항상 조건적인 의욕만을 낳을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이성이 발언하는 당위는 그 의욕에 대해 척도와 목표, 심지어는 금지와 권위를 세운다. 그것이 순전한 감성의 대상(쾌적)이든 순수한 이성의 대상(선)이든, 이성은 경험적으로 주어진 근거에 굴복하지 않고, 현상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사물들의 질서를 따르지 않으며, 완전한 자발성을 가지고 이념들에 따라 고유한 질서를 만든다. - 735
순수한 이성은 순전히 예지적 능력으로서, 시간 형식에, 그러니까 또한 시간계기의 조건들에 종속하지 않는다. 예지적 성격에서의 이성의 원인성은 발생하지 않는다. 바꿔 말해, 한 작용결과를 낳기 위해 가령 어느 시점에서 개시하지 않는다...그러므로 우리는, 만약 이성이 현상들에 대해 원인성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그에 의해 작용결과들의 경험적 계열의 감성적 조건을 비로소 시작하는 한 능력이다. 왜냐하면 이성 안에 있는 조건은 감성적인 것이 아니므로 자신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 738
우리는 자유로운 행위작용들을 그것들의 원인성과 관련해 판정함으로써 단지 예지적 원인에까지 다가갈 수 있을 뿐, 이 예지적 원인 위로 넘어갈 수는 없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예지적 원인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감성과 독립적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식으로, 현상들의 감성적 무조건적인 조건일 수 있다는 것이다. - 742
우리가, 이성이 경험적 조건들의 가닥을 벗어나지 않도록, 그리하여 초험적인, 곧 구체적으로 서술할 수 없는 설명근거들에 빠져 들어가지 않도록 이성을 제한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또한 다른 한편으로, 한낱 경험적 지성사용의 법칙이 사물들 일반의 가능성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도록, 그리고 예지적인 것을 비록 그것이 우리에 의해 현상들의 설명을 위해 사용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선언하지 않도록, 경험적 지성사용의 법칙을 제한하려는 것뿐이다. - 746
이념들은 범주들보다도 객관적 실재성으로부터 더욱더 멀리 떨어져 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이념들이 자신을 구체적으로 표상하도록 할 현상이 하나도 발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념들은 어느 가능한 경험적 인식도 이를 수 없는 어떤 완벽성을 함유 - 751
내가 이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념보다도 더욱더 객관적 실재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이상’이라는 말로써 내가 의미하는 것은 한낱 구체적이 아니라, 개별자적인, 다시 말해 하나의 개별적인 이념에 의해서만 규정될 수 있거나 또는 아예 규정된 사물이다. - 751
우리에게 이상인 것은 플라톤에게는 신적 지성의 이념, 신적 지성의 순수 직관에서의 유일한 대상, 모든 종류의 가능한 존재자들 중 가장 완전한 것, 현상에서 모든 모상들의 원근거였다. - 752
덕, 그리고 그것과 함께, 완전하게 순수한 인간의 지혜는 이념들이다. 그러나 (스토아 학파) 현자는 이상이다. 다시 말해, 한낱 사유 속에만 실존하지만, 지혜의 이념과 온전하게 합동을 이루는 한 인간이다. 이념이 규칙을 주는 것처럼, 이상은 그러한 경우에 모상을 일관되게 규정하는 원형으로 쓰이는데,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이 신적 인간의 태도 외에 우리 행위들의 다른 어떤 표준 척도를 가지지 않아, 이것을 가지고 우리를 비교하고 평가하며, 비록 결코 거기에 도달할 수는 없다 해도,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를 개선해 간다. 이 이상들은 비록 사람들이 그것들에게 객관적 실재성(실존)을 승인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망상이라고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들은 그것에 따라 완벽하지 못한 것의 정도와 결함을 평가하고 측정하기 위해, 그의 방식에서 전적으로 완벽한 것에 대한 개념을 필요로 하는 이성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표준 척도를 제공한다. - 752, 753
모든 실존하는 것은 일관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명제...이 명제가 말하려는 바는, 한 사물을 완벽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모든 가능한 것을 인식해야만 하고, 그로써 그 사물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규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관적 규정이란 우리가 결코 구체적으로 그 전체성에서 서술할 수 없는 개념이며, 그러므로 지성에게 그것의 완벽한 사용 규칙을 지정해 주는 이성에서만 오로지 그 자리를 갖는 이념에 기초하고 있다. - 755
무릇 누구라도 대립해 있는 긍정을 기초에 두지 않고서는 부정을 규정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선천적인 맹인은 어둠에 대한 표상을 조금도 가질 수 없다. 빛에 대한 표상이 없기 때문이다. - 756
한갓 이성 중에만 있는, 이성의 이상의 대상은 또한 근원존재자라 일컬어지며, 그것이 자기 위에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최고존재자로, 모든 것들이 조건적인 것으로서 그것 아래 종속해 있다는 점에서는, 모든 존재자들의 존재자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한 현실적인 대상의 여타 사물들과의 객관적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의 개념들에 대한 관계를 의미하며, 그토록 예외적인 특권을 가진 존재자의 실존에 대해서 우리는 온전한 무지에 남겨져 있다. - 759
모든 사물의 잡다함은 근원존재자 자신을 제한함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존재자의 완벽한 결과에 의거한다. - 760
우리는 근원존재자를 최고 실재성이라는 순전한 개념에 의해 유일한 것, 단순한 것, 완전 충족적인 것, 영원한 것 등등, 한마디로 말해 무조건적인 완벽성에서 모든 주술어들을 통해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존재자의 개념이 초월적 의미로 생각된 신의 개념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순수 이성의 이상은 초월적 신학의 대상이다. - 761
무조건적인 것은 비록 그 자체로는 그리고 그것의 순전한 개념상으로는 현실적으로 주어져 있지 않지만, 그것만이 근거들로 거슬러 올라가는 조건들의 계열을 완성할 수 있는 것 - 763, 764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것이 실존한다면, 어떤 무엇인가가 필연적으로 실존한다는 것도 용인되지 않을 수 없다. 우연적인 것은 오로지 그것의 원인으로서의 또 다른 우연적인 것의 조건 아래에서만 실존하고, 이 조건에 대해서도 그런 추론이 계속하여 타당하여, 마침내는 우연적이지 않은, 바로 그렇기에 아무런 조건 없이 필연적으로 현존하는 한 원인에까지 이르게 되니 말이다. 이것이 이성이 근원존재자로 전진하는 데 기초로 삼는 논증이다. - 764
이제까지 밝혀진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존재자라는 개념은 순수 이성개념, 다시 말해 순전한 이념이다. 이 이념의 객관적 실재성은 이성이 그것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결코 증명되지 않는다. 이 이념은 또한 도달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떤 완벽성을 지시할 뿐으로, 지성을 새로운 대상들로 확장한다기보다는 본래 지성을 한계짓는 데 기여한다. - 770
‘삼각형은 세 각을 갖는다’는...세 각이 단적으로 필연적으로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삼각형이 현존한다(주어져 있다)는 조건 아래서(그것 안의) 세 각도 반드시 현존한다는 것 - 771
규정은 주어 개념에 보태져 그것을 증대시키는 술어다. 그러므로 규정은 주어 개념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 775
나는 한 필연적인 존재자를 가정하지 않고서는 실존하는 것의 조건들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을 완성할 수 없지만, 결코 이 필연적인 존재자에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 789
만약 우리에 의해 사물들에서 지각된 모든 것이 조건적으로 필연적인 것으로 고찰되어야만 한다면, (경험적으로 주어질 법한) 어떤 사물도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로부터 나오는 결론은 여러분이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을 세계 밖에 가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현상들의 최상의 근거로서 그것들의 최대로 가능한 통일의 원리로 오로지 쓰일 것이니 말이다. - 791
이성의 이론적 사용이란 그에 의해 내가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필연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그런 이성 사용이고, 반면에 실천적 사용이란 그에 의해 무엇이 일어나야만 하는가가 선험적으로 인식되는 그런 이성사용 - 803
작용결과인 일어난 일(즉 경험적으로 우연적인 것)로부터 원인을 추리하는 원칙은 자연인식의 원리 - 804
우리가 우리의 지성인식들을 그 전체 범위에서 조망한다면, 우리는 이성이 전적으로 고유하게 처리하고 성취하고자 추구하는 것이 인식의 체계성, 즉 하나의 원리에 의한 인식의 연관성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이런 이성 통일은 항상 하나의 이념, 곧 인식의 전체 형식에 대한 이념을 전제한다. 여기서 인식의 전체라는 것은 부분들의 특정한 인식에 선행하여, 각 부분들에게 각자의 위치와 나머지 부분들과의 관계를 선험적으로 규정하는 조건들을 함유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이 이념은, 그에 의해 지성인식이 한낱 우연적인 집합물이 아니라, 필연적인 법칙들에 따라 연관되어 있는 체계가 되는 지성인식의 그런 완벽한 통일을 요청한다. - 813
동일한 실체의 상이한 현상들은 언뜻 보면 아주 서로 다름을 보여주고,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작용결과들이 생겨난 것과 거의 같은 수만큼의 실체의 힘들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마음에 감각, 의식, 상상, 기억, 재치, 분별력, 쾌, 욕망 등이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 815
우리는 법칙없이는 전혀 아무런 이성도 갖지 못할 것이고, 이 이성 없이는 아무런 연관성 있는 지성사용도 갖지 못할 것이며, 지성사용이 없는 곳에서는 경험적 진리의 충분한 징표를 갖지 못할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이 충분한 징표를 고려하여 자연의 체계적 통일성을 철두철미 객관적으로 타당하고 필연적인 것으로 전제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 817
개별 사물들의 온갖 잡다함이 종의 동일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 또 다양한 종들은 단지 소수의 유들의 상이한 규정들로, 그러나 이 유들 역시 더 고차의 문(門)들의 상이한 규정들로......취급되어야만 한다는 것, 그러므로 모든 가능한 경험적 개념들이 더 고차의 그리고 더 보편적인 개념들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한에서, 그것들의 모종의 체계적 통일은 찾아져야만 한다는 것은 학술의 규칙 내지 논리적 원리로서, 이것 없이는 아무런 이성사용도 생기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아래 특수한 속성들이 종속하는 사물들의 보편적인 속성들이 기초에 놓여지는 한에서만, 오로지 우리는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817
각각의 유는 여러 가지 종들을, 그러나 이 종들은 여러 가지 하위 종들을 필요로 하고, 언제나 다시금 하나의 권역(일반 개념으로서의 범위)을 갖지 않는 하위 종은 하나도 있지 않으므로, 이성은 그의 전체 펼쳐짐에서 어떤 종도 그 자체로 최하위 종으로 보아지지 않기를 요구한다. - 820
지성은 모든 것을 오로지 개념들에 의해서만 인식한다. 따라서 지성이 분할에서 이르는 한에서, 결코 한낱 직관에 의하지 않고, 언제나 다시금 하위 개념들에 의해 인식한다. 현상들을 철저하게 규정함에서 (이런 일은 오로지 지성에 의해서만 가능하거니와) 현상들을 인식하는 것은 개념들을 끊임없이 계속적으로 특수화할 것을 요구하며, 또 여전히 남아 있을 상이성들-이것들은 종의 개념에서는, 더욱이 유의 개념에서는 추상되었던 것이지만-로의 전진을 요구한다. - 821
동질성의 법칙은 나를 이 최고의 입각점으로 이끌고, 특수화의 법칙은 모든 낮은 입각점들과 그것들의 최대의 다양성으로 이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해서 모든 가능한 개념들의 전 범위 안에는 전혀 공허가 없고, 이 범위 밖에서는 아무것도 만나질 수 없으므로, 저 보편적인 시야권 및 그것의 철저한 분할의 전제로부터 ‘형식들의 공허는 없다’는 원칙이 생긴다. - 823
실재성, 실체, 인과성 개념들, 현존에서의 필연성 개념조차도 대상의 경험적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사용 외에는 객관을 규정할 전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감성세계에서의 사물들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는 하지만, 세계 전체 자신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는 사용될 수 없다. - 837
최고존재자가 최상의 원인이라고 하는 이성의 가정은 한낱 상대적으로, 감성세계의 체계적 통일을 위해 생각된 것으로, 그것은 우리가 그것이 그 자체로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도 갖지 못한 이념에서의 순전한 어떤 것 - 838
이념의 첫째 객관은 순전히 사고하는 자연(영혼)으로 보아지는 나 자신이다. - 840
순전히 사변적인 이성의 두 번째 규제적 이념은 세계 개념 일반이다. 무릇 자연은 본래 그와 관련해 이성이 규제적 원리들을 필요로 하는 오직 유일하게 주어진 객관이다. 이 자연은 이중적으로 사고하는 자연이거나 물체적 자연이다. - 842
순수 이성의 세 번째 이념은 한 존재자를 모든 우주론적 계열들의 유일하며 모든 것을 충족하는 원인이라고 보는, 한낱 상대적 가정을 함유하는 것으로, 신이라고 하는 이성개념이다. - 843
여기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최고로 완전한 존재자라는 이념이 모든 사변적인 이념들과 마찬가지로, 이성은 세계의 모든 연결을 체계적 통일의 원리들에 따라서 고찰하라고, 그러니까 마치 세계는 모두 최상의, 모든 것을 충족하는 원인인, 유일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존재자로부터 생겨난 것처럼 고찰하라고 명령한다는 것 이상의 아무것도 말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843
사람들이 최고 존재자의 이념을 한낱 규제적으로가 아니라, (이념의 본성에 어긋나게) 구성적으로 사용하는 데서 생기는 첫 번째 잘못은 게으른 이성(나태한 이성)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의 자연연구를 어디쯤에 있든지 단적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고, 그래서 이성이 마치 자기 업무를 완수한 양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그런 모든 원칙을 우리는 게으른 이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그는 초월적 이성의 권위적 언사에 의거해 경험의 내재적 인식원천들을 지나쳐 버리는 것으로, 이는 그의 안락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모든 통찰을 희생시킨 것이다. - 846
원인들을 물질의 기계성의 보편적 법칙들 안에서 찾는 대신에, 곧바로 최고 지혜의 신비로운 뜻에 의지하고, 이성의 노력이 완성된 것으로 간주하는 데 쓰인다. - 847
이런 체계적 통일의 원리에 대한 오해로부터 생긴 두 번째 잘못은 전도된 이성(이성의 나중의 먼저의 것)의 잘못이다. - 847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사태를 전도시켜, 합목적적 통일의 원리의 현실성을 실체적인 것으로 기초에 놓고, 그러한 최고 예지자의 개념을 그 자체로는 전혀 탐구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의인적으로 규정하고, 그 다음에는 자연에다가 목적들을 강제로 그리고 독재적으로 집어 넣는 일에서 시작하여, 마치 당연한 듯이 그것을 물리적 자연탐구의 길에서 찾지 않는다. - 848
탐구는 전적으로 오로지 자연원인들의 연쇄를 쫓아 자연원인들의 보편적 법칙들을 따라 진행해 가는데, 창시자의 이념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연 탐구가 도처에서 추구하는 합목적성을 이 창시자에서 도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창시자의 현존을 자연 사물들의 본질에서 가능한 한 모든 사물들 일반의 본질에서 찾아진 이 합목적성으로부터, 그러니까 단적으로 필연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이다. - 849
체계적 통일의 규제적 법칙은 우리가 자연을 마치 어디서나 최대로 가능하게 잡다하면서도 무한히 체계적이고 합목적적인 통일이 마주쳐지는 것처럼 그렇게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욕하기 때문이다. - 853
무릇 모든 인간의 인식은 직관들로 시작하여, 거기서부터 개념들로 나가고, 이념들로써 끝맺는다. -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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