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질서와 사적 지배

그들은 소위 흑인을 위하여 특별히 마련된 흑인법Negro Code에 의하여 다스려졌다. 노예들은 어떠한 종류이건 계약을 할 수 없었고, 그들이 글을 배우거나 그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 모두가 금지되었다.
......
농장에서 주인이 세운 사적 규율private law enforcement이 곧 노예들의 법이었던 것이다. 특히 여자 노예들은 주인이나 농장관리인의 성적 희롱과 폭력 앞에서 무력하였다.

- 김형인, '미국의 노예제도 : 수립, 성장, 소멸', 역사학회, <노비.농노.노예> 가운데

노예주인들이 공공질서라고도 하고, 국가의 공적인 법이라고도 하는 것들은 사적인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노예주들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이고

노에주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노예들을 부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국가의 공적인 법이지요.

몇몇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것을 모두의 이익인 것처럼 꾸미는 겁니다.

공적인 것이 곧 사적인 것입니다.

부르주의 사회에서 부르주아들이 공공질서라도고 하고 국가의 법, 공공의 법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것을 공공의 이익이라고 부르고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의 저항이 없거나 적은 상태에서 착취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국가의 법이고, 공공의 법입니다.

사적인 지배를 위한 질서와 법을 공공의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거지요.

노동자들이야 조금만 잘못해도 해고되고, 두들겨 맞고, 감옥에 갇히고, 벌금을 내야 하지만

부르주아들이야 조그마한 것으로는 어림없고, 사회적으로 큰 일을 저질러도 잠깐 휠체어 타는 시늉만 하면 그만입니다.

공장에서 회사에서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에게 욕을 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성폭력을 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대체로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되고 피해자만 괴로울 뿐이지요.

부르주아들이 만든 법과 질서가 부르주아들을 보호하고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공의 법이 부르주아들을 위한 법이기 때문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