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노예가 갖는 심리상태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모든 제도적, 이념적 분절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를 발생, 유지하는 것이 ‘노골적인 힘’naked force이었던 만큼, 그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천성적으로 주인에 대한 비뚤어진 성품을 가진 노예가 주인을 살해하거나 집단적으로 반항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언제나 그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노예를 대하는 주인의 기본방침은 그럼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컨대 “그들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해야”To make them stand in fear하는 것이다. 친절과 애정은 오히려 노예의 오만과 배반을 부를 따름이며, 따라서 노예를 대하는 대원칙은 짐승에나 어울릴 가혹한 규율, 냉정하고 엄격한 언동, 면밀한 감시 등이어야 했다. 특히 온갖 처벌, 그것은 노예를 길들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수단이었다.
- '김경현, '서양 고대세계의 노예제', 역사학회, <노비.농노.노예> 가운데
농민에 대한 영주의 권력의 기초를 이루는 데에는 토지 소유와 동시에 무력에 의해 지지된 사법권의 지배 역시 필수적이었다. 경제외적 강제라는 개념 속에는 군사력의 강제뿐만 아니라 법률로써 명문화된 현존의 경제관계를 강화하는 관습과 전통의 힘, 지배계급을 위해 만들어진 규율과 질서도 포함되어 있다.
정치제도와 법규범의 체계는 직접생산자에 대한 경제외적 강제라는 보조적인 수단을 지배계급에게 부여함으로써 이들 지배계급의 특권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경제외적 강제는 영주가 직접생산자 농민으로부터 지대라는 명목으로 잉여를 수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 고동욱, '중세 서유럽의 농노제', 역사학회, <노비.농노.노예> 가운데
노예주들이 노예를 지배하고, 부르주아들이 노동자와 국민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폭력.
미국이 이라크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폭력이듯.
살인, 감금, 폭행, 고문 등의 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복종하고 굽신거리고 입을 닫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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