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란 무엇인가? 거친 산, 겹겹의 봉우리, 먼 갯벌, 작은 섬들은 천지가 열린 이래 국가 토지 대장에 들지 않아 문벌 높은 집에서 스스로 문권文券을 만드니 이를 입안이라 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고기 한 마리, 게 한 마리도 내 것이라 하며 자리에 앉아서 조세를 거두어들인다. 나무하러 가는 길도 끊어지고 도끼질도 엄중하게 금지된다. 고기 잡는 통발은 국가 대장에 실리지 않고, 소금가마는 사사로운 수탈에 바닥이 난다.
또 공신이나 척신의 먼 후손들이 매양 민전民田을 잡아서 사패지賜牌地라 하는데 구릉을 포함하고 벌판까지 뻗쳐 모두 자기네 땅이라 하면서 제멋대로 강탈하여도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한다. 끝내 백성들은 파산하여 쇠잔해지고 망하고 만다.
- 정약용, <목민심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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