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법을 없애야

제연좌법除連坐法

연좌連坐하는 형벌은 성인의 뜻이 아닌 듯하다. 삼족三族을 죽이는 것도 너무 심한데, 오족, 칠족, 구족을 죽이는 것이 모두 이 연좌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부자․형제라 할지라도 모두 죄악이 같은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의 죄가 아니어도 벌을 받게 되니, 그 원통하고 억울함이 어떠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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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들은 말하기를 “극에 달한 죄악은, 그의 지친(至親)으로서 반드시 모를 리 없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통렬히 징계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반드시 모를 리 없다’는 말은, 의심하는 말이다. ‘죄가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벌을 가볍게 한다’고 했는데, 어찌 미래의 해로움을 미리 염려하여 애매한 형벌을 함부로 시행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크게 바라는 바는 죽기를 싫어하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 죽이는 것을 꺼려하지 않으니, 다른 것을 걱정해줄 리가 있겠는가?

고려 공양왕 때 사헌부에서 상소하기를 “순임금은 곤을 죽였어도 그의 아들 우를 정승으로 삼았고, 무왕은 주를 죽였어도 그의 아들 무경을 봉해주었습니다. 이는 천지가 만물을 생성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사람 죽이기를 밥먹듯이 하여, 남의 친족을 멸하고도 오히려 그의 자신이 남아 있을까 염려하니, 어질지 않음이 너무 심합니다. 지금부터는 처와 자식에게 연좌법을 쓰지 않도록 하소서”라고 하였다.
- 이익, <성호사설> 가운데

사극 같은 데서 "저 놈의 삼족을 다 죽이리라!!!"와 같은 대사가 나올 법한데...

삼족이라고 하면 부족父族, 모족母族, 처족妻族을 말하니 그 범위가 엄청난 것.

귀족들이 권력 투쟁을 벌이다 가족 가운데 누구 하나 역적으로 몰리면 가족과 친척들이 죽거나 노비가 되고 귀양 보내졌던 조선. 가족도 친척도 아니지만 안면이 좀 있다는 이유로도 처벌을 받았음. 해당 사건과 관련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건 중요하지 않은 일. 씨앗마저도 없애겠다는 것.

권력을 행사하는 범위가 그만큼 넓고 강했던 것. 권력의 행사 범위가 넓고 강한만큼 원망과 한이 커지고.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권력을 쥐든지 아님 상대를 제거하려 하고.

한 번 밀리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친척, 친구까지 끝장나는 판이니 권력을 잡기 위한 투쟁은 더 치열해지고.

대한민국은 1980년 연좌제를 폐지했다고 하나, 이후에도 대한민국은 반정부 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의 가족이나 친척 등에게 협박을 하고, 불이익을 주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괴롭힘.

그들이 생각하는 '국가의 적'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주변인들이 적을 돕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국민들에게도 까불면 죽는다는 식.

국가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들도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가족이나 친척들을 괴롭힘.

법으로 연좌제가 폐지되었으나 실제로는 법적 처벌이 아닌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학대와 괴롭힘을 계속함.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경우

만약 팔레스타인인 A가 해방 운동을 하다 체포 되면 관련 있을 법한 가족이나 친척들도 끌고 가거나. 군인들이 집으로 들이닥쳐서 괴롭힘

친척들 집을 부셔버리기도 하고, A가 살고 있는 마을을 봉쇄해서 외부로의 이동을 차단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