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의 지배. 정치 사상의 자유

부르주아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정치 사상의 자유는

부르주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존재합니다.

파시스트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독일인들의 정치 사상의 자유가 존재하고

이스라엘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치 사상의 자유가 존재하고

조선총독부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조선인들의 정치 사상의 자유가 존재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9조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고,
제21조 ①항에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양심과 언론과 출판과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헌법에 그렇게 적혀 있으니 그런 자유들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헌법에 이런 문구들이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양심과 언론과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걸까요?

중요한 것은 헌법에 뭐라고 씌여 있는지가 아니라

부르주아들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닐까요?

부르주아들이 양심의 자유를 허용하겠다고 하면 양심의 자유가 있는 거고

부르주아들이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겁니다

멍멍이도 자유롭게 뛰어 다닐 수 있습니다

단, 주인이 허용하는 끈의 길이만큼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산책 나와 기분 좋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도

주인이 목에 맨 끈을 잡아 당기면 주인이 있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멍멍이의 신세지요.

동물원의 원숭이도 자유롭게 놀 수 있습니다.

단, 동물원 주인이 허용한 쇠창살 안에서 입니다.

그 안에서 나무를 타고 다니든 소리를 지르든 무리지어 싸움을 하든 마음대로 입니다.

물론 쇠창살을 뚫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거구요.

부르주아들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도 멍멍이나 원숭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건 아닐까요?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부르주아들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만

꼭 그만큼의 자유만을 가지고 살고 있는 거겠지요.

누구는 그것을 자유라 부를 것이고

누구는 그것을 억압이라 부를테구요.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부르주아들만이 정치 사상의 자유를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