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놈한테 맞으나 조선놈한테 맞으나

헐버트의 증언은 강화도조약에서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확보한 ‘영사재판권’이라는 것이 어던 종류의 특권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어느 미국인 신사 한 사람이 기차역의 플랫폼에 서 있는데, 그곳에는 20여 명의 일본인들이 또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나이 많은 한인 한 사람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플랫폼을 걸어 올라오면서 신기하다는 듯이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마도 그는 기차를 처음 보는 사람인 듯했다. 이때 벌거숭이 차림의 일본인 노동자 하나가 그 노인의 수염을 움켜쥐더니 플랫폼 위에 힘껏 내동댕이쳤다. 그 노인은 간신히 일어나더니 앞으로 가기 위해 그의 지팡이를 집었다. 그러나 그 일본인은 지팡이를 철도 위로 내던지고 멀찌거니 서서 너털웃음을 웃었으며 주위에 있던 일본인들도 함께 웃었다. 이러한 모습을 단순히 웃음거리로 보지 않았던 일보인은 분명히 한 사람도 없었다. 그 노인은 너무도 심하게 다쳐서 일어서지를 못하자 그의 한인 친구 몇 사람이 와서 부축하여 데리고 갔다.”

 

-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가운데

 

 

 

일본 헌병과 조선인

 

조선인들의 곤장 맞기

1881년, 조선의 상황은 유생 황재현이 국왕에게 올린 상소가 압축하여 담고 있다.
“8도의 감사들과 각 고을의 원들은 모두 다 옳은 정사는 할 줄 모르고 백성들의 재물을 밑바닥까지 긁어서 빼앗기만 일삼으므로, 나라의 백성들은 모두 다 물과 불 속에 빠져서 ‘이 놈의 세상이 언제나 망하려는고’하고 있는 형편이다.”
-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가운데

  

대개 포도군관捕盜軍官은 중앙과 지방을 따질 것도 없이 모두가 큰 도적이다. 도적과 결탁하여 그 장물을 나누어 먹고, 도둑을 풀어 도둑질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공하여, 수령이 도적을 잡으려고 하면 먼저 기밀을 누설시켜 도적들이 멀리 달아나게 하고, 수령이 도적을 처형하려고 하면 몰래 옥졸을 사주하여 옥졸이 도적을 일부러 놓치게 하니, 그 천만 가지 죄악을 다 말할 수가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시장 감찰(監察)이다. 이것은 으레 포도군관에게 맡겨지는데, 이는 곧 도둑을 풀어 장터에 들여보내 재물을 훔치도록 하는 것이다. 상인들은 이를 보고 두려워하기를 호랑이를 보듯 하여 쌀과 솜을 빼앗겨도 아무도 따지지 못한다.

 

- 정약용, <목민심서> 가운데

 

 

우리나라의 종과 주인의 관계는, 마친 임금과 신하의 관계와 같다. 그러나 임금은 신하에게 벼슬을 주어 신분을 귀하게 해주고, 녹봉을 주어 먹여 살리니, 은혜가 이미 큰 것이다...반면 주인은 종에게 잘 먹이고 잘 입히지도 못하면서 온갖 괴로운 일을 다 시킨다. 성날 때에 형벌만 있지, 기쁠 때에 상은 없다. 조금이라도 잘못하거나 명령을 어기면 충성하지 않는다고 꾸짖는다. 이 무슨 일인가?

남 의 신하가 된 사람은, 마음속으로 벼슬을 간절히 바라서 어깨를 비집고 뚫고 나아가 구차하게 형화와 이익을 도모한다. 그렇지만 종은 그와 같지 않으니, 도망갈 곳마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주인을 섬기는 신세이다. 신하가 윗사람을 섬기는 것은, 어떤 계책을 어리저리 수립하는 데 불과하다. 그러나 종이 주인을 섬기는 데는, 진흙탕이나 숯구덩이를 드나들고 매를 맞거나 치욕을 당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러니 사실은 원수나 다름없다.

 

- 이익, <성호사설> 가운데

때리는 놈이야 니가 때리냐 내가 때리냐가 중요하겠지만

맞는 놈이야 이 놈한테 맞으나 저 놈한테 맞으나 맞기는 매한가지

일본놈한테 맞으나 조선놈한테 맞으나

맞으면 아프기도 매한가지

 

 

 

조선을 지배하던 일본과 일본 헌병

 

지배자로써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군대. 1980년 광주항쟁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