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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적이면서 잔혹한 인간

순돌이 아빠^.^ 2014. 5. 14. 12:24




국가적으로 조직된 사디즘이 사관학교에서보다 강제수용소에서 훨씬 더 악의적으로 잔혹하게 자행되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 뿌리는 몇 세기에 걸쳐 진행된 과거의 교육 시스템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계획된 잔혹행위를 명령하는 자와 실행하는 자 모두, 어린 시절에 사람을 모욕하는 수많은 방법과 구타의 피해를 직접 몸으로 겪고, 이를 정확하게 체득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훗날 죄책감을 느끼거나 반성하는 법 없이, 어린 아이나 수감자들처럼 자신의 권력 아래 놓인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형태의 잔혹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
수백만 명의 남자들이 어린 시절에 그와 같은 학교를 거치면서, 중벌을 받거나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권위에 묵묵히 복종하는 법을 몸에 익히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그들은 ‘네 번째 계명’을 지극히 공손하게 받들었고, 강압적인 권위에 대해 절대 의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확고하게 각인시켰다. 놀라운 것은 그 아이들이 자라 낳은 아이들의 아이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질이 자기들을 이롭게 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가운데






아버지 앞에서는 순종적이고 동생 앞에서는 힘 자랑하는 형

교장 앞에서는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면서 학생들은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교사

상관 앞에서는 오직 예스만 외치고 부하 앞에서는 욕을 밥 먹듯이 하는 군인 등등


힘센 사람 앞에서는 순종적이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잔혹하게 구는 사람

지배-피지배 관계에서 내가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순종과 잔혹을 선택


그렇게 순종적이면서 잔혹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나중에 부모가 되어 또다시 순종적이면서 잔혹한 아이를 기르고

정서와 행동 양식의 대물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