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교육’은 순응하는 인간을 길러낸다. 이런 인간이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가면밖에 없다. 그가 어린 시절에 끊임없이 처벌을 두려워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널 위해서 교육하는 거다. 다 너 잘되라는 뜻에서 때리거나 꾸짖는 것이고” 이것이 최고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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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밀러는 ‘부정의 교육’을 어린이의 의지를 꺾고, 노고럭이고 은밀하게 폭력을 휘두르며, 조종하고 협박하여 어린이를 고분고분하게 말 잘 듣는 하인으로 만드는 데 목표를 두는 교육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사랑의 매는 없다> 참고) -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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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출신 작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임레 케르테스는 자신의 소설 <운명>에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겪을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소년은 이해할 수 없고 잔혹하기 그지없는 온갖 사건을 긍정적이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으로 해석하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극심한 공포 때문에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하나같이 그런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보고 느낀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해석한다. 곧 제3자가 보았으면 명백히 범죄라고 규정할 행동을 선행으로 해석하려고 애쓴다. ‘간접 보호자’도 없이 가해자 앞에 통째로 내던져진 상황에서, 아이에게는 감정을 억압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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