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레이스는 성매매와 포르노 영화 출연을 강요받으면서 이렇게 격하된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증언한다. “처음에는 신이 탈출을 도와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믿음이 흔들렸다. 나는 더욱더 두려워졌고, 모든 것이 무서웠다. 탈출을 시도한다는 생각 자체가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나는 모든 방면에서 전락되었고, 모든 존엄이 벗겨졌으며, 동물로, 그 다음에는 식물로 강등되었다. 내가 가졌던 그 어떤 힘도 사라져 갔다. 오로지 생존하는 것만이 전부가 되었다. 내일을 살아내는 것이 곧 승리였다.
정치적 차이로 감금과 고문을 당한 출판업자이자 문학가인 자바코 티머만...“...투옥된 일년 반 동안, 고문을 당하고 독방에 감금되면서 내 태도에 대해 고심했다. 그러고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나는 완전하게 수동적인 태도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어떤 감정이나 감각도 곧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뜻했기 때문에, 나는 모든 논리적인 감정과 감각-두려움, 미움, 앙갚음-을 제거해 버렸던 것이다. 나는 식물이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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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강제 수용소의 생존자들은 이렇게 틀림없이 치명적인 상태에 놓인 사람을 ‘무슬림musulman'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격하된 지점에 도달한 포로들은 음식을 찾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려는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구타를 피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살아 있는 시체였다.
속박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의식의 변형에 있어서 숙련가가 된다. 해리의 실행, 자의적인 사고 억제, 사고 축소, 그리고 때로는 완전한 부정을 통해 그들은 견딜 수 없는 현실을 변형시키는 방법을 학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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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생각은 포로로서는 견디기 너무나 힘든 강렬한 그리움과 희망을 휘저어 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들은 의식적으로 주의를 좁히고, 극히 제한된 목표에 집중한다. 미래는 시간 단위 혹은 하루 단위로 좁혀진다.
시간 감각의 변형은 미래를 삭제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점진적으로 과거를 삭제하는 것으로 진행된다...희망과 마찬가지로 기억조차 잃어버린 모든 것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포로들의 삶은 끝없이 현재만 계속되는 삶으로 격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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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성은 가해자의 지시 범위 안으로 점점 좁혀진다. 포로는 더 이상 탈출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 혹은 어떻게 하면 속박이 더 견딜 만할지를 생각할 뿐이다. 강제수용소의 수용자는 신발 한 짝, 숟가락 하나, 담요 하나를 얻기 위하여 계획을 세운다. 양심수 집단은 채소를 조금 기르기 위하여 공모를 꾸민다. 성매매 여성은 포주로부터 돈을 숨기기 위하여 책략을 세운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은 공격이 급박할 때 숨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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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상황에서 피해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행동이 감시당할 것이며, 모든 행동이 좌절될 것이고, 실패할 경우 끔찍한 대가가 있다는 것을 이미 학습했을 뿐이다...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피해자는 항상 보복을 예상하면서 환경을 유심히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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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상황에서 피해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행동이 감시당할 것이며, 모든 행동이 좌절될 것이고, 실패할 경우 끔찍한 대가가 있다는 것을 이미 학습했을 뿐이다...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피해자는 로젠코프는 처벌에 대한 그의 즉각적인 대비 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끊임없이 움찔댄다.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면 먼저 지나가게 하려고 계속 멈추게 된다. 나의 몸은 계속 구타당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항상 보복을 예상하면서 환경을 유심히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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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코프는 처벌에 대한 그의 즉각적인 대비 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끊임없이 움찔댄다.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면 먼저 지나가게 하려고 계속 멈추게 된다. 나의 몸은 계속 구타당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포로들의 우정은 죽음의 나치 수용소에서도 넘쳐났다. 수용소의 포로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서로 나누고 보호하는 충실한 동료 관계를 바탕으로 ‘안정된 짝’을 맺었던 대다수는 생존할 수 있었던 점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개인이 아닌 짝이 ‘생존의 기본 단위’였다고 결론지었다.
동료와 유대를 맺을 기회가 없어 고립된 포로들은 가해자와 짝을 맺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가해자와 맺은 짝이 ‘생존의 기본 단위’가 된다. 이것이 바로 가해자를 구세주로 여기는 반면, 구조자를 두려워하고 미워하게 되는 ‘외상성 애착’이다. 정신분석가이자 경찰관인 마틴 사이먼스는 이것이 ‘심리적 유아기’로의 강요된 퇴행이며, “생을 위협하는 바로 그 당사자에게 매달리도록 피해자는 강요당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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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성 애착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애정 관계라는 고립된 환경 안에서 공포와 유예가 반복되다 보면, 피해자는 전지전능하고 신적인 권위를 지닌 것만 같은 가해자에게 거의 숭배한다 싶을 정도로 강렬하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분노에 대한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동시에, 가해자가 삶을 인도하는 원천이요 삶 그 자체라고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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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남에서 기본 신뢰가 문제가 된다. 풀려난 포로에게는 잔학 행위에 관한 단 하나의 이야기만 존재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가해자, 누군가는 수동적인 목격자, 동맹자, 혹은 구조자라는 매우 제한된 역할만이 존재한다. 새롭든, 오래되었든, 모든 관계에 암묵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느 편이오?’ 피해자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가해자가 아니라, 수동적인 방관자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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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속박은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를 방해하며 외상의 변증법을 증폭시킨다. 생존자는 강렬한 애착과 겁에 질린 회피의 양 극단 사이에서 동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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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구조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절박하게 매달리고, 가해자나 공범자로 짐작되는 사람에게서는 갑작스럽게 도망치고, 동맹자로 보이는 이에게는 헌신적인 태도를 보이고, 무관심한 방관자로 보이는 이에게는 분노와 경멸을 드러낸다. 그녀 안에는 다른 이에 대한 어떠한 내적 표상도 안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작은 실수를 저지르거나 조금만 실망스럽게 해도 그의 역할을 급작스럽게 바꾸어 버린다. 어찌할 수 없게도, 실수를 위한 공간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뢰를 측정하는 생존자의 가혹한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생존자는 관계를 피하게 된다. 그녀의 고립은 자유로워진 이후에도 지속된다. 이러한 압도적인 심리적 상실감은 끊임없는 우울 상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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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외상의 주도성 마비는 우울의 무감각함과 무기력감과 혼합된다. 만성적 외상의 애착 파괴는 우울의 고립을 강화한다. 만성적 외상의 저하된 자기상은 우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책을 촉진시킨다. 만성적 외상의 고통스러운 신념 상실은 우울의 무망감과 융합한다.
- 글 출처 : 주디스 허먼, <트라우마-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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