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스타우트,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당신에게 양심이라고는 전혀 없다고, 무슨 짓을 하듯 죄의식이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낯선 사람이나 친구, 심지어 가족의 안녕을 걱정하는 마음조차 없다고 상상해보라. 그 어떤 이기적이거나 게으른 짓, 혹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부도덕한 짓을 하고서도 평생 수치심을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상상해보라. 아울러 책임감이라는 개념을, 단지 남에게 잘 속는 바보 같은 사람들만이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는 그런 쓸데없는 짐 정도로 여긴다고 가정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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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이나 수치심에 가로막혀 욕구를 억제하는 법이 없는 당신의 냉혈적인 기질은 무슨 일이든 가능하게 한다. - 15
어쩌면 당신은 돈과 권력을 갈망하고, 비록 양심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IQ는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추구하는 추진력과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 같으면 성공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끈질긴 양심의 목소리 때문에 포기하고 마는 일들도 감쪽같이 해치운다. 당신은 사업이나 정치, 법률업, 은행업, 국제개발, 또는 그 외의 여러 권력지향적인 직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일상적 도덕이나 법적 장애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차디찬 열정으로 이력을 쌓아나간다. - 16
사람들을 떨게 만드는 일은 당신에게 권력이 있음을 의미하고(어쩌면 이는 당신이 권력을 이해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사람들을 겁주는 일은 아드레날린을 마구 분비시킨다. 그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 18
당신을 성가시게 하는 다른 누구라도 간단히 살해하거나 살해를 교사할 수 있다. - 18
양심의 가책이라는 두려운 감정 때문에 당신이 가슴을 쥐어듣거나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는 일은 결코 없다...남들에게 보이려고 가끔 그런 척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그들의 반응에 따라서, 당신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얼마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지 얘기할 것이다. - 20
많은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양심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를 일컬어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는데, 이 교정 불가능한 성격 손상은 오늘날 전체 인구의 대락 4%, 즉 스물 다섯 명당 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여겨진다. 양심이 실종된 이런 상태를 일컫는 또 다른 이름으로는 가장 자주 쓰이는 ‘소시오패시sociopathy'와 약간 더 친숙한 ’사이코패시pshchopathy'가 있다. 무죄의식은 사실상 정신의학이 인지한 최초의 성격장애 - 21
소시오패스들은 특히 감정의 얕은 깊이, 기막힐 정도의 무정함으로 유명하다. 스스로는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허울뿐인 감정이다. 그들에게는 추호의 공감도, 배우자와 감정적인 유대를 맺으려는 진정한 관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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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결혼 상대가 소시오패스에게 어떤 가치를 지닌다면, 그것은 소시오패스가 그 상대를 하나의 소유물, 즉 잃으면 화가 날지도 모르지만 결코 슬프거나 책임을 느끼지는 않는 그런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이다. - 23, 24
인간사회에서 나타나는 소시오패시의 높은 발병률은 이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나머지 우리들에게, 심지어 임상적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4%를 구성하는 개인들은 우리의 인간과계, 은행계좌, 성취, 자긍심, 무엇보다도 우리의 평온을 고갈시킨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이 장애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거나, 설령 알더라도 그저 폭력적인 사이코패시쯤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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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대부분은 인종 학살을 계획한 것과, 이를테면 아무 죄책감 없이 상관에게 동료에 관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 사이에 그 어떤 연관성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심리적 연관은 단지 존재하는 차원을 넘어 간담이 서늘할 정도다. 간단하고도 심대한 그 연관은, 감정적으로 말해, 우리가 비도덕적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태만하거나 이기적이라고 여겨지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경우에 그 행동을 제어해 줄 내부 기제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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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존재하느냐 부재하느냐는 하나의 뿌리 깊은 인간구분, 어쩌면 지능이나 인종, 심지어 성별보다도 더욱 중요한 구분이다.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소시오패스와 이따금 편의점을 터는 소시오패스, 혹은 오늘의 ‘강도 귀족(robber baron, 본래는 12~13세기 독일에서 라인 강을 막아놓고 돈을 걷던 파렴치한 영주들을 일컫던 표현으로, 착취를 통해 부를 축적한 19세기 후반의 미국 자본가들을 가리키기도 한다-옮긴이)’이라 할 부유한 소시오패스 등으로 나누어지게 하는 기준은 사회적 지위나 추진력, 지능, 폭력성, 또는 손쉬운 기회일 뿐, 그들은 본질적으로 똑같다. 그리고 이들 모두와 나머지 우리들을 구별하는 것은 가장 진화된 인간적인 기능들로 채워져 있어야 할 정신의 자리가 텅비어 있다는 점이다. - 26, 27
(나르시시즘을 포함한) 다른 모든 정신의학적 진단들이 그 당사자들에게 얼마간의 개인적 고뇌나 비참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소시오패시는 유독 그 당사자에게 불편함도, 주관적 불쾌감도 야기하지 않는 ‘질병’이다. 소시오패스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과 그 삶에 아주 만족하며, 아마도 이런 까닭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보통 소시오패스들은 법정에 회부되었거나, 또는 환자라는 점으로부터 얻어질 어떤 부차적 이득이 있을 때만 치료에 들어간다. 진짜 나아지고 싶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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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감
아주 흥미롭게도, 양심처럼 보이는 우리의 많은 행위는 사실상 전혀 다른 것 - 두려움, 사회적 압력, 자부심, 심지어 단순한 습관 -에서 동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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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우리가 ‘느끼는’ 무언가다. 달리 말해, 양심은 행동적이지도 인지적이지도 않다. 양심이 주로 존재하는 곳은 감정emotion'으로 더욱 잘 알려진 정서attect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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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양심은 또 다른 생명체-반드시 사람만을 칭하는 것은 아니다-나 인간집단,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인류 전체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궁극의 토대로 삼는 의무감이다. 양심은 누군가나 무언가에 대한 감정적인 유대 없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리하여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다채로운 감정들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참된 양심을 회복하는 힘, 양심을 지닌 사람들이 행사하는 놀라운 권위, 그리고 아마도 혼란과 좌절을 야기하는 성질까지도 바로 이 연결성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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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관한 이야기는 생물들의 연결성에 관한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 이야기의 참된 본질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면서 웃음 짓는다. - 48~50
프로이트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 어린아이들의 정신이 훗날 현실의 외적 권위-하느님이 아니라 각자의 인간 부모-를 대체할 내면화된 권위자, 이른바 초자아(superego)를 획득한다고 말했다. 초자아의 ‘발견’과 함께, 프로이트는 사실상 하느님의 손에서 양심을 빼내어 너무나도 인간적인 가족의 불안한 손아귀에 쥐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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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는 심지어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조차 안 된다고 말하는, 명령하고 죄의식을 휘두르는 내면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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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는 최상의 경우, 개인이 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또한 그의 성격에서 가장 고압적이고 어쩌면 가장 파괴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정신분석학자들에 따르면, 누군가의 머릿속을 마구 조종해대는 유난히 가혹한 초자아는 평생에 걸친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지어 그 가여운 희생자를 자살로 몰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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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는 양심과 동일하지 않다. 주관적으로 양심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또 양심의 작은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초자아 자체가 곧 양심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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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감정적인 애착-무엇보다도 특히 사랑과 동정, 다정함을 포함하는 모든 측면의 감정적인 애착-을 토대로 삼는 의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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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행동수칙과 조직의 기대보다 사람들-그리고 이따금 동물들-을 더욱 중시한다. 강력한 감정들로 이루어진 양심은 우리를 하나로 뭉치는 접착제이며, 공정하기보다는 끈적거린다. 양심은 법률보다 인본주의적 이상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심지어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할 수도 있다. 초자아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엄격한 초자아는 우리를 꾸짖는다. ‘너는 도리에서 벗어나고 있어.’ ‘너는 기분 미달이야’ 강한 양심은 고집한다. ‘아무튼 너는 그 사람(또는 모드 생명체)을 보살펴야 해’
두려움에 기초한 초자아는 어두운 커튼 뒤에 숨어, 우리를 나무라고 마음을 졸인다. 그러나 양심은 우리를 이타적인 사람으로 이끌고, 사소하든 중대하든 작가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 애착에 기초한 양심은 10대 엄마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화장품 대신에 아이의 이유식을 사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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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한 의사로 하여금 새벽 3시에 걸려온 겁먹은 환자의 전화를 받도록 만들고, 여러 목숨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면 당당히 그 제도에 반기를 들도록 만들고, 거리로 나가 전쟁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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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양심은 세상에 크고 작은 변화들을 가져온다. 감정적인 유대에 근거한 양심은 평화를 가르치고 증오에 반대하고 어린이들을 구한다. - 55~63
2
얼음 사람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사악하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상살이 방식에서 아무런 잘못도 보지 못한다. 소시오패스들은 자신이 내리는 결정이나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사실, 자신의 나쁜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를 자기 자신과 무관하게 여기는 것-미국 정신의학협회의 표현으로는 “시종일관 무책임함”-은 반사회적 성격 진단의 초석이다. - 85
3
양심이 잠잘 때
역사는 제7감을 결여한 지도자가 집단의 양심을 훨씬 더 깊은 최면에 빠뜨려 재앙을 배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보여준다. 그런 지도자는 두려움에 기초한 선전을 이용하여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를 증폭함으로써, 겁먹은 사회성원들로 하여금 ‘그것들’이 마치 그들 자신과 심지어 인류 전체의 풍요로운 삶을 가로막는 유일한 장애물인 양, 그리고 그 충돌이 마친 선과 악 사이의 서사시적인 전투인 양 여기도록 만들 수 있다. 일단 이런 믿음이 확산되고 나면, 동정이나 양심 없이 ‘그것들’을 짓뭉개는 일은 지도자에게 부여되는 당연한 권한쯤으로 여겨진다.
이 두 번째 유형의 지도자가 역사적으로 계속 다시 출현한다는 사실은 좀처럼 대답하기 힘든 많은 질문들을 제기한다. 인간 종족은 왜 마치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는 사람처럼 이 슬픈 줄거리를 자꾸 다시 받아들이는가? 우리는 왜 이기심이나 과거의 심리적인 문제들에 얽매인 지도자들이 원통함과 정치적 위기를 부추겨 무장 대치와 전쟁으로 몰아가도록 계속 내버려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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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개인의 양심은 대체 어찌되는가? 우리는 왜 우리가 느끼는 바를 지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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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들’을 대상화하는 것보다 더욱 강력하고 기본적이며, 무력감이나 두려움 보다 더욱 비참하고 정복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 아주 간단히 말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양심마저도 거스르며 권위에 복종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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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밀그램...그는 자신의 조사 방법에 관해 이렇게 썼다. “모든 도덕원칙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원칙은, 자신에게 해롭거나 위협적이지 않은 무력한 사람에게 고통을 야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원칙을 복종과 대립하는 맞상대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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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연구의 결과가 여러 차례 똑같이 되풀이되자, 밀그램은 마침내 이렇게 선언했다. “상당 비율의 사람들이 지시받은 대로 행동한다. 그 명령이 어떤 합당한 권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한, 행동의 내용도 무관하고 양심의 제약도 없다.” 밀그램은 권위가 양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다. 복종적인 사람은 “생각의 조정”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자기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게 된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였다. 그의 머릿속에서, 이제 자신은 더 이상 도덕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책임과 판단을 통제하는 외부 권위의 대리인일 뿐이다. 이런 “생각의 조정”은 양호한 리더십이 질서와 통제를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만, 동일한 심리기제에 의해 지금껏 이기적이고 악의적이고 소시오패스적인 ‘권위들’을 수없이 여러 차례 떠받들어왔다. - 99~105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놀라운 일이지만, 사실 개인의 양심은 살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확고한 선을 긋는다. 정상인들의 경우에는 전쟁터에서까지도 이러한 양심이 계속해서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에, 군심리학자들은 그와 관련한 방법들을 고안할 필요가 있었다. 예컨대 군 전문가들은 이제 어떤 의무로든 군인들에게 살인을 시키려면 부대와 함께하는 권위자들에게서 명령이 내려져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따. 그러지 않으면 전장의 군인들은 양심의 이 가장 강력한 금지령을 어기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조준하거나 아예 총을 쏘지 않음으로써 살인 명령을 따르지 않고 “속이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 108
베트남전쟁...그 전쟁이 시작될 무렵에 미국인들은 오직 자신들만이 미래의 폭력과 노예화로부터 남베트남 국민들을 구해낼 수 있다는 확언을 여러 번 들었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의 거실 안으로 전달된 전시 지도자들의 연설은 언제 이렇듯 절대적으로 필요한 임무, 살인을 정당화하는 고귀한 소명에 기초하여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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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속을 수 있으며 낯선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라면 대체로 속임수가 필요하다.
심리학이 비(非)살인자를 살인자로 만드는 기법을 군대에 제공한다는 것, 그리고 군대가 이런 방법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기운 빠지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 나쁜 소식의 이면에는 함흑의 바다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한 조각 희망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을 타고난 살인기계로 여겨왔지만, 이제는 인간이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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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핵심이 살인이기 때문에, 전쟁은 양심과 권위가 겨루는 최고의 경연장이다. 우리의 제7감은 생명을 빼앗지 말라고 요구하는데, 권위가 양심의 결정을 뒤엎어 전투에서 살인을 저지른 경우에 그 즉시, 그리고 남은 평생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더불어 외상적 기억으로 인한 우울증, 약물중독, 궤양, 심장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와 달리,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아도 되는 임무를 맡은 군인들은 군복무 내내 고국에 머무르는 군인들만큼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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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
도린 리틀필드는 성격이론가인 시어도어 밀런의 분류에 따르자면 “탐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부를 만한 인물인데, 여기서 “사이코패스”는 소시오패스, 또는 양심의 부재를 지칭하고, “탐욕”은 그 일상적인 의미 그대로, 다른 사람들의 소유물에 대한 지나친 욕구를 가리킨다. 소시오패스들이 늘 탐욕적인 본성을 지니지는 않지만(어떤 사람들은 전혀 다른 데서 동기를 얻는다), 양심의 부재와 탐욕이 한 개인에게서 만나면 매우 무시무시한 모습이 빚어진다. 물건이 아닌 다른 사람의 가장 값진 ‘소유물’-미모, 지성, 성공, 강한 개성-을 훔쳐서 갖기란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탐욕적인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들의 부러운 자질을 훼손하거나 망가뜨림으로써 그들이 더 이상 그 자질을 지니지 못하거나 최소한 그렇게 많이 누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데 만족한다. 밀런이 말하듯이, “여기서 즐거움은 갖는 데 있다기보다 빼앗는 데 있다.”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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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그들을 알아채지 못할까
누가 자신이 벌이는 체스판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게임 말인지 알아보면, 소시오패스는 그 사람을 연구한다. 그 사람을 어떻게 조종하고 이용할지, 그러기 위해 자신이 선택한 졸을 어떤 방법으로 유혹하고 부추길지 말이다. 또한 소시오패스는 자신과 자신의 피해자가 어떤 면에서 비슷하다고 얘기함으로써 친밀감을 높이기도 한다. - 146
우리는 소시오패스의 연기력에도 홀려 넘어간다. 양심 없는 자들의 삶의 기틀은 남들을 기만하고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적인 소시오패스들은 종종 연기에 능란해지고, 심지어 전문배우들이 사용하는 몇몇 특정 기술까지도 구사한다. 역설적이게도, 자유자재의 감정표시-다른 사람의 문제나 흥미에 큰 관심을 쏟는 모습, 가슴 찡하게 만드는 애국심, 정의로운 분노, 얼굴 붉히는 수줍음, 눈물 나는 슬픔-는 감정 없는 냉혈한들에게 제2의 천성이 될 수 있다. 마음대로 조절되는 악어의 눈물은 소시오패스의 트레이드마크다. - 147
아주 특별하고 인자한 지도자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존경은 또 다른 목적에 악용될 수 있으며, 여러 차례 악용되어 왔다. 지도자, 특히 숭고한 사명을 지녔다고 자처하는 지도자의 경우, 우리는 의사나 성직자나 부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개인에게 그 역할의 자질을 부여하고, 따라서 그 개인을 따른다. [국제집단긴장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roup Tensions)의 창간인이자 편집자인 벤저민 울먼은 이렇게 말한다. “대개 인간의 잔인성은 어떤 공격적인 소시오패스가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가사의한, 거의 최면술에 가까운 지배력을 행사할 때 증가한다. 역사는 용케 지지를 얻은...그리고 사람들에게 폭력을 부추긴 족장들, 예언자들, 구원자들, 영적 지도자들, 독재자들을 비롯하여, 그 밖의 권력지향적인 소시오패스들로 가득하다.” 음흉하게도, 그런 “구원자”가 정상적인 주민들을 자신의 목적으로 끌고 갈 때면 대개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싶어 하는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호소로 시작하여, 자신의 공격적인 계획을 따름으로써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149, 150
우리의 제7감에서 곁눈 가리개를 떼어내려면,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대부분의 경우처럼 아이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건강한 양심의 일면은 비양심에 맞설 수 있다는 점이다. 명시적으로든 소극적인 거절을 통해서든 당신의 딸에게 스스로의 분노를 묵살해야 한다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수동적이어야 한다고, 어떤 이유로든 풍파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면, 당신은 딸아이의 친사회적 감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더 이상 보호하지 않을 첫 번째 사람은 바로 그녀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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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현실을 의심하도록 조장하지 말라. 그녀가 정말로 비열하게 굴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서 정말로 그렇다고 확신한다면, 옳게 보았다고, 그렇게 소리 내어 말해도 좋다고 말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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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특히 아버지들은 대개 아들에게 항시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아이들에게 반사적이고 무조건적인 복종을 훈련시키는 것은 이미 초주검이 된 말에게 매질을 가하는 짓이다. 겉으로 보이는 권위에 복종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전혀 훈련 없이도 일어나는 반사반응인데, 이를 더욱 민감하게 만든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어떤 공격적이거나 소시오패스적인 ‘권위’ 앞에 완전히 무방비상태로 내던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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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양된 반사적인 복종은 개인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음으로써, 자신의 삶과 자신의 나라에 관한한 스스로가 최상의 권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와 내 동포들은 정말로 이 외적 권위의 이익을 위해 싸우다가 죽기를 원하는가?”라는 식의 질문도 전혀 끼어들 틈이 없을 수 있다. - 160~162
6
가책 없는 사람들을 알아보는 법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변할 때...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단서는 동정 연극이다. 가장 믿을 만한 징후, 부도덕한 사람들의 가장 보편적인 행동은 흔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우리의 두려움을 자극하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의 동정심에 호소한다. - 171, 172
누구를 믿어야 할지 결정할 때는 반드시 기억하라. 시종일관 나쁘거나 지독하게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동시에 당신의 동정을 받고자 빈번하게 연극을 꾸민다면, 이는 양심 없는 사람이라고 이마에 써 붙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 175
7
무죄의식의 병인(病因)
소시오패스적인 특성을 띠는 성향이 사실상 거의 50%가량 혈통으로 타고난다는 것이다...즉 엄마 뱃속에서부터 이미 기만적이고 무분별하고 불성실하고 가책 없는 인간이 될 기질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었다는 뜻이다. - 196
소시오패스들은 감정이 가득 실린 낱말에 반응할 때나 중립적인 낱말에 반응할 때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흐느낌’이나 ‘입맞춤’에 대한 유발 전위가 ‘착석’이나 ‘목록’에 대한 유발전위보다 크지 않다. 마치 감정적인 낱말들이 다른 낱말들에 비해 더욱 의미 있거나 뇌 안에 깊이 암호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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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들은 감정적인 낱말들에 대한 문제-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신경학적으로 거의 즉각 풀어낼 문제-들을 해결할 때, 마치 무슨 수학 문제를 풀도록 요구받은 듯이 반응하는 것 - 197, 198
양심이 단지 죄의식과 가책의 존재를 뜻하지 않으며 우리의 느낌에서 비롯되는 감정과 애착을 경험하는 능력에서 기초하듯이, 소시오패시 또한 단지 죄의식과 가책의 부재를 뜻하지 않는다. 소시오패시는 (의도되지 않은) 진정한 감정경험을 얻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즉 진정한 관계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능력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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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반드시 사랑하는 능력과 더불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시는 궁극적으로 사랑의 부재에 기초한다. - 199
소시오패스들이 진정으로 느끼는 듯 보이는 유일한 감정은 당장의 신체적인 고통과 쾌락, 또는 단기간의 좌절과 성공에서 비롯되는 이른바 “원초적인” 정서반응이다. 좌절은 소시오패스에게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약탈적인 성공, ‘고양이와 쥐’ 놀이에서 이기는 것...은 대개 공격적인 정서와 흥분, 즉 환희의 순간으로 경험될 수 있는 격정을 촉발한다. - 200
소시오패스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지 않으며, 그래서 그들이 멀어지거나 떠나가더라도 그리워하지 않는다. 유용한 기구를 잃어 아쉬워할지는 몰라도 말이다. - 201
실제로, 소시오패스들이 비(非)소시오패스들에 비해 초기 경험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얼마간의 증거가 있다. 예컨대 미국 수감자들에 관한 로버트 헤어의 진단적·통계적 연구들을 보면, 헤어가 개발한 ‘사이코패시 점검표’에 따라 사이코패스로 진단된 죄수들의 경우에는 유년기 가정생활의 질적 수준이 범죄행위의 시기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가정생활이 안정적이었든 말든, 사이코패스로 진단된 사람들은 평균 열네 살에 처음 법정에 섰다. 반면 사이코패스로 진단되지 않은 수감자들(기본 성격구조가 보다 정상적인 죄수들)의 경우에는 범죄행위를 시작한 나이가 가정배경의 질적 수준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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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힘겨운 삶은 예상대로 일반적인 범죄들을 길러내고 촉진하지만, 가책 없는 소시오패시에서 비롯되는 범죄는 제 스스로, 자체적인 시간표에 따라 피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 203, 204
소시오패시의 발달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을 탐구하면서, 이제 많은 연구자들은 유년기 학대에만 머물지 않고 ‘애착장애(attachment disorder)'라는 개념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애착은 부모, 또는 그 어떤 보호자라도 가까이 두고자 하게끔 갓난아이를 동기화하는 본유(本有)의 체계이며, 이로써 최초의 대인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 최초의 관계는 갓난아이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뿐만 아니라 갓난아이의 미성숙한 대뇌변연계가 성인 뇌의 성숙한 기능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발달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도 결정적이다. 부모가 갓난아이에게 공감적으로 반응하면 아이는 긍정적인 감정들-만족이나 득의 따위-이 북돋워지고, 장차 극도로 부정적일 수 있는 감정들-좌절이나 공포 따위-은 완화될 수 있따. 이런 방식은 아이가 세상을 안전하다고 느끼게끔 평온함을 주며, 아울러 존 보울비가 [애착과 상실]에서 세상 속의 “안전기지(secure base)"라고 일컬은 것을 아이의 손에 쥐어준다.
연구에 따르면, 영아기의 적절한 애착은 감정적이 자기규제와 자전적인 기억,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행동을 반성하는 등의 여러모로 만족스런 결과를 낳는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애정 어린 결속을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가장 이른 시기의 애착은 생후 7개월까지 형성되며, 대부분의 갓난아이들은 최초의 보호자에게 순조로이 애착하면서 이런 중요한 능력을 발달시킨다.
애착장애는 영아기의 애착이 방해받을 때 일어나는데, 이는 부모의 무능함(부모에게 심각한 감정장애가 있는 경우) 때문이거나, 또는 갓난아이가 너무 많이 혼자 남겨지기(구식 고아원의 경우처럼) 때문이다. 심각한 애착장애를 지닌, 즉 생후 7개월간 애착이 가능하지 않았던 어린이와 어른들은 다른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결속할 수 없으며, 그리하여 차라리 죽느니만 못하다고 할 수 있는 운명으로 이끌린다. 극단적인 경우, 19세기와 20세기 초의 극도로 위생적인 미국 고아원들에서 확인되었듯이, 완벽한 감염방지를 위해 전혀 접촉되지 않는 갓난아이들은 정말 글자 그대로 쉽게 죽는다. 당시 마라스무스(marasmus, "쇄약“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라고 지칭된 질병-지금은 ”비기질적 성장부진(nonorganic failure to thrive)"이라고 불리는 장애-을 앓으면서, 이들 고아원의 아이들은 거의 모두 죽었다. 이후 100년 사이에, 발달심리학자들과 소아과의사들은 아이를 껴안고 어루만지고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며,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찢어지게 가슴 아프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 204~206
애착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충동적이고 냉정하며, 이따금 부모와 형제자매, 놀이친구, 애완동물에게 위험할 정도로 폭력적이다. 또한 소시오패스들과 마찬가지로 절도·파손·방화의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어릴 적에는 구금시설에서, 어른이 된 뒤에는 감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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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감정좌절(early emotional frustration)"이라는 상태는 어머니와 아이의 상호결속이 부족한 데서 기인하다고 여겨지며, 그 진단용어(조기감정좌절)는 아이가 성장하여 소시오패스적 성격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평균 이상으로 높다는 점을 표시하는 데 이용한다. - 208
우리는 소시오패시의 근본적인 신경생물학적 결손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르는 것을 얼마간 알고 있다. 지금껏 연구되어 온 소시오패스들은 대뇌피질 수준에서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의 이상(異狀)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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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학대나 애착장애는 심리학자들이 소시오패시라고 부르는 애정 없고 교묘히 조종하고 죄의식 없는 생활양식에 대한 환경적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 210
우리는 기록을 통해, 세계 전역의 온갖 사회에서 다양한 명칭의 소시오패스들이 역사적으로 줄곧 존재해왔음을 안다. 일례로, 정신의학적 인류학자인 제인 M.머피는 ‘쿤랑에타’라는 이누이트족의 개념을 기술하는데, 이는 “해야 할 바를 알면서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머피에 따르면, 북서 알래스카에서 쿤랑에타는 “예컨대 되풀이하여 거짓말하고 속이고 물건을 훔치고 사낭하러 나가지 않고, 또한 다른 남자들이 마을을 떠나 있을 때 여러 여자들을 성적으로 농락하는 남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누이트족은 쿤랑에타가 불치임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전통적으로 그들은 그런 사람을 사냥에 끌고나가 인적 없는 얼음 낭떠러지에 밀어버린다. - 211, 212
8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아주 조금만 귀담아들어줘도, 아주 조금만 친절히 대해줘도 그처럼 즉각적인 감정의 격발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늘 깊은 인상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우리가 좀처럼 진심으로 귀담아듣지 않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로 일하면서, 나는 누군가가 우리의 말을 들어주거나 우리의 행동을 눈꼽만큼이라도 이해해 주는 일이 얼마나 드문가를 날마다 깨닫는다. - 221, 222
일상에서 소시오패들에 대처하는 13가지 규칙
1. 글자 그대로 양심을 결여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싫더라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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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떤 종류의 새로운 관계를 고려할 때는 그 사람이 제시하는 주장과 약속, 그리고 그가 지니는 책임에 관한 ‘삼세번의 규칙’을 준수하라. 삼세번의 규칙을 당신의 개인 정책으로 삼으라
한 번의 거짓말이나 한 번의 약속 파기, 또는 한 번의 책임 소홀은 오히려 오해일 수 있다. 두 번은 중대한 실수일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의 거짓말은 당신이 거짓말쟁이를 상대하고 있다는 뜻이며, 기만은 양심 없는 행동의 핵심이다. 가능한 한 빨리 손을 떼고 자리를 뜨라.
4.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라.
다시 한 번, 특히 지배나 폭력, 전쟁처럼 당신의 양심에 위배되는 무언가가 어떤 문제의 결정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관해서는, 당신 자신의 본능과 불안을 믿으라. 심지어 주변사람들 모두가 더 이상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때에도, 아니 그럴수록 더욱 그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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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첨인지를 의심하라...거의 언제나 조종하려는 의도를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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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역사의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전쟁을 요청하는 목소리에는 늘 아첨 어린 주장이 섞여 있었다. 즉 자국의 군사력이라면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킬 승리를 금세 달성하리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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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의 모든 주요 전쟁은 어느 편에서든 이런 식으로 조성되었고, 모든 언어를 통틀어 ‘전쟁’이라는 낱말에 가장 자주 쓰이는 형용사는 ‘신성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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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자의 아첨에 들뜬 개인이 어리석게 행동하기 쉽듯이, 아첨으로 타오르는 과장된 애국심은 위험한 것이다. - 244,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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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당신 자신을 소시오패스로부터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를 피하는 것, 어떤 종류의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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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일은 없다...소시오패스들은 상처받을 감정이랄 것이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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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너무 쉽게 동정하는 당신의 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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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종종 딱하게 여기는 누군가가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해를 입힌다면, 또한 당신의 동정을 얻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당신은 거의 100% 소시오패스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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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동정심에서든 그 어떤 이유로든,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진짜 성격을 은폐하도록 돕는 일에 절대로 응하지 마라.
“제발 발설하지 말아줘요.” 종종 눈물을 글썽이고 이를 악물며 이렇게 간청하는 것은 도둑들, 아동학대자들, 그리고 소시오패스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그들의 비밀을 지켜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것이 더욱 응당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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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당신의 영혼을 지켜라.
양심 없는 누군가나 그런 류의 사람들이 당신에게 인류가 실패작임을 설득시키도록 내버려두지 말라. 대부분의 인간은 양심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인간은 사랑할 수 있다.
13. 잘사는 것이 최선의 복수다. - 24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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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기원
10
양심을 갖는 것이 더 좋은 이유
양심을 지닌다는 것은 오직 우리의 내면으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심오하고 아름다운 선물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능력은 마치 영혼이 신체와 한데 묶여 있듯이, 양심과 한데 묶여 다가온다. 양심은 사랑이 구현되어 우리의 생물체계에 스며든 것이다. 그것은 뇌 가운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부분에 자리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주의나 도움, (심지어) 희생을 필요로 할 때면 기꺼이 그것을 허락한다. 이미 살펴 보았다시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양심을 지닐 수도 없다. 양심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토대로 삼는 의무감이기 때문이다. - 295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의지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사랑이 있다...지배는 일시적으로 짜릿한 경험일 수 있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반면에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 296
콜비와 데이먼은 현재 우리에게 결핍되어 있는 도덕적 리더십을 고려하면서, ‘도덕적 모범들’이라고 생각되는 스물세 명(남자 열한 명과 여자 열두 명)을 선별했다. 그들은 도덕적 열의를 통해 시민권과 시민자유, 빈곤과 기아의 축소, 종교의 자유, 환경보호, 평화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현저히 기여한 사람들인데, 비록 인종과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구체적인 목표는 다양할지라도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유별나게 강력한 양심의 감각, 즉 인류의 복지가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지나치게 발달된’ 감각이다.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해온 소시오패스들의 감정적·정신적 대척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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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명명한 그 공통된 특징이란 바로 ‘확실성’과 ‘긍정성’ 그리고 ‘자기 자신과 도덕적 목표의 일치’다. ‘확실성’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바에 관한 특별한 명료함, 그리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분명한 개인적 의무감을 가리킨다. ‘긍정성’은 삶을 대하는 그들의 긍정적인 태도, 놀라우리만큼 일을 즐기는 모습, 그리고 종종 찾아드는 어려움이나 심지어 위험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 두드러진 낙천성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과 도덕적 목표의 일치’는 자기 정체성과 도덕적 입장의 통합, 그리고 도덕적 목표와 개인적 목표의 확연한 동일성을 기술한다.
여기서 ‘일치’란, 그런 사람들의 경우에 양심은 단지 길잡이 불빛이 아니라는 뜻이다. 양심은 곧 그들 자신이다. 그 모범들 가운데 한 명인 커벨 브랜드는 자신의 개인정체성 관념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가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항상(매일, 매순간)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가이다. 내가 누구인가와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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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충분히 강해지면 인간정신을 독특하고 유익한 방식으로 아우르고, 극단적인 양심은 ‘삶의 붕괴’를 야기하기보다 삶의 만족을 상당히 높여준다는 것이다. 콜비와 데이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모범들은 강력한 양심으로 인해 자신들이 설령 가난해지더라도 그것이 삶의 만족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들이 개인적인 성공을 위해 필요로 한 것은 자신들의 도덕적 사명을 생산적으로 추구하는 일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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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들의 특별한 의무감은 그들을 고생시키거나 속이기는커녕 행복하게 만들었다.
양심, 즉 서로를 향한 우리의 의무감은 우리가 가정과 전 세계에서 서로 더불어 살게끔 해준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의미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며, 우리가 허울뿐인 무의미한 경쟁으로 뛰어들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아주 커다란 양심의 감각은 도덕적 의무와 개인적 욕구, 그리고 머릿속의 정체성을 통합할 수 있으며(즉 옳은 행동이 곧 우리 자신과 합치되고), 그런 까닭에 극단적인 양심은 드물게 딱 들어맞는 인간행복의 열쇠로 보인다. - 29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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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호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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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순수한 형태의 양심
그라운드호그를 해방시키러 나섰을 때, 캐서린과 프레드는 고결한 원칙들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경건하거나 용감하지도 않았고, 딱히 대단한 일을 한다는 생각도 없었다. 다만 그 동물을 돕고자 애쓰는 것이 옳은 듯싶었고, 그럼으로써 왠지 기분이 좋아졌을 따름이다. 그 돌덩이를 옮기는 것은, 이를테면 “그들의 영혼에 유익했다.” - 323
가장 순수한 형태의 양심은 사랑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놀랍게도, 다른 많은 사안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는 신비주의자들과 진화심리학자들 모두 사람들의 정상적은 본성은 서로 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이런 결론은 우리가 평소에 지니고 있는 우리 자신에 관한 보다 냉소적인 견해와 확연히 구별된다. -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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