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생명.인간.마음

국가와 감정

순돌이 아빠^.^ 2014. 11. 5. 06:53

디오클레티아누스는 황제 개인의 안전을 도모함으로써 국가의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서 자신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반역으로 보일 뿐 아니라 신성모독으로까지 보일 정도로 자신의 주위를 권력과 화려함과 종교적 신성함으로 둘렀다. 그는 요비우스라는 칭호를 취하여 로마 제국을 회복하도록 보냄을 받은 유피테르의 지상의 대리자로 자임했다. 자신의 동료 막시미아누스에게는 지상의 헤라클레스이자 요비우스의 조력자로 헤르쿨리우스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두 사람은 신에 준하는 존경과 숭배를 요구했다. 그들의 궁전, 법정, 침실 등 그들에 관한 모든 것이 신성하고 거룩했다. 그들의 초상화는 내면의 신성에서 발산되는 후광으로 빛났다.



- 세드릭 A.요/프리츠 하이켈하임, <로마사> 가운데







독일 나치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사진. 하늘을 향한 빛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함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개인들의 내면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많은 경우는 외부의 자극이나 힘에 의해서 특정한 방향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이 유대인들을 혐오하라고 부추기면 그동안 유대인에 대해 별 감정이 없던 사람들도

갑자기 유대인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기 시작하지요

어제는 이웃으로 느끼다가 오늘부터는 적으로 느끼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대단히 복잡한 것도 같지만 때론 아주 단순하게 움직이니까요


한국의 '세월호 사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처음 이 사건이 났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놀라고 슬프고 그랬겠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세월호 이제 지겹다' '자식 죽음으로 돈벌이 하려는 거냐' 등의 말이 떠돌고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사람들까지 생겼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마음 속에 싫은 감정, 미운 감정이 생겨난 거지요







왜 그랬을까요?

왜 슬프고 아프고 미안한 감정이 싫고 미운 감정으로 바뀌었을까요?

왜 아무 관계 없던 비유대계 독일인이 유대계 독일인을 증오하게 되고

왜 그냥 가만 있어도 될 것을 유가족들이 미워지게 되었을까요?


혹시 국가와 언론이 사람들의 마음에 증오와 미움의 마음을 일으키지는 않았나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데

저들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하지는 않았나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들이 국가를 흔들려고 하니

이제 저들을 가만히 둬서는 안 되겠다고 하지는 않았나요?

그래서 증오하고 미워하게 된 것은 아닌가요?


일제의 식민지배와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에 대해서 수십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들이

말하고 말하고 또 말했지만 지겹다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왜 세월호는 지겹다고 느낄까요?

지겹다고 느껴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지겹다고 느끼게 된 이유가 무언지 싶은 거지요






물론 여기에는 각 개인이 가지는 마음의 상태도 연관 되어 있을 겁니다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좋아하거나 누군가를 까닭없이 미워하거나 하는 마음이 그 바탕에 있어서

조그마한 자극이나 정보를 줘도 사랑과 미움의 감정이 커지는 거지요

대중의 이런 마음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국가는

자기들 필요에 따라 대중을 움직이기 위해 특정한 방향으로 자극을 주는 거구요


아무도 건드릴 수 없고

나만의 것이라고 느끼는 감정이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거지요


슬픈 일입니다 인간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의 힘에 의해

이리저리 움직이는

감정을 가지고 산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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