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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그리고 여성의 외로움과 우울

순돌이 아빠^.^ 2014. 12. 20. 07:26

불길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평범한 사회적 관계의 계약에서 제외되었다는 느낌은 많은 여성들에게 격렬한 고통을 느끼게 했다. 그들은 어떤 부분에선 자초했다고 생각한 심한 외로움을 호소했다.


이본 : 확실한 이유도 없이 자주 우울해져서는, 만나는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아는 게, 나와 가까워지는 게 고통스러워요. 어느 누구하고도 내 마음속의 깊은 생각과 고통을 결코 나눌 수가 없어요.

비비안 : (다른 사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내 주변에 장막을 쳐 놓은 거 같아요.


근친 성 학대 피해자들 가운데 60퍼센트(25명)는 성인기가 되어 두드러진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 38퍼센트는 인생의 어느 순간 너무 우울해져 자살을 시도했다. 그리고 20퍼센트는 알코올중독이 되거나 약물에 의존하기도 한다. 약물은 대부분 비효과적이었는데도 외로움과 우울한 감정을 다스리려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몇몇 사람은 인간 관계에 대해 절망감을 느꼈고 신과의 관계를 통해 안정을 찾았다.
...
이 여성들이 느낀 소외감은 사람들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기 힘겨워하는 태도로 인해 더 가중되었다. 양족 부모에게서 철저하게 배신 당했던 느낌은 그들에게 남겨진 아동기의 유산이었다. 그 결과 이 여성들은 모든 친밀한 관계 있는 사람들에게 학대당하고 실망하리라 우려했는데, 어머니가 자신들을 버렸던 것처럼 다른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당하거나, 아버지가 착취했던 것처럼 착취당하리라는 우려였다. 이렇게 우려하면서, 대개의 여성들은 버림받느니 차라리 학대당하는 쪽을 택했다.

동시에 어느 누군가와 서로 보상을 주고 받는 뜻깊은 관계를 맺길 희망했고, 아동기에 받아 보지 못했던 애정 어린 돌봄과 배려를 간절히 갈망했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보잘 것 없는 친밀함이나 따뜻한 감정조차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붙잡아 두려는 절망적인 시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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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 남편은 때로 나를 강간하고 했어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때로는 그가 나를 강간했어요. 남편은 청소를 시키고, 내 돈을 가져가고 아니면 여분의 돈을 마련하려고 나를 팔아서 이득을 얻었어요.
...
남편은 내가 다른 남성들과 침대로 가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몇 번은 그가 원하는 대로 했어요. 그가 나쁘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내 스스로가 바보 같았지만, 그를 사랑했어요.


- 글출처 : 주디스 루이스 허먼,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







누군가 쉽게 외로움을 탈 때

누군가 쉽게 우울에 빠질 때


아니면 옆에서 보면 정말 아니고, 저 남자 정말 사기꾼 같은데도

그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 온갖 것을 다 해 주고 심지어 어이없게 매달린다 싶을 때


그냥 저 사람 이상해, 특히해 라고 할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외로워하고

왜 그렇게 쉽게 우울해 지는지

왜 그렇게 괴로운 미래가 뻔히 보이는 상대와 연애나 결혼을 하는지

그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그리고 혹시 그 마음속에

누군가에게 학대 받고 괴롭힘 당했던 큰 고통이 자리하고 있는 건은 아닌지

그 고통과 외로움이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 여성을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차라리 또다른 고통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인간이란 게 누구나 외롭고 우울할 때가 있지만

학대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다르고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남자는 아버지에게 욕 먹고 두들겨 맞은 경험이 있을 수 있고

여자는 아버지에게 욕 먹고 두들겨 맞는 것은 물론이고 성적 학대를 당했을 수도 있는 것


학대의 종류가 다르니 그 고통과 상처도 다르고

고통과 상처가 다르니 외로움과 우울의 모습도 다를 수 있는 것



나 자신의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지닌 상처일 수도 있고

그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고 싶을 때는

아픈 사람이 누군지, 왜 어떻게 아프게 되었는지를

천천히 차근차근 느껴보고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할 듯


아픈 마음을 함께 느끼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픈 마음이 어느 만큼 외로움에서 벗어나 치유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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