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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

순돌이 아빠^.^ 2015. 2. 23. 05:14


친구의 범주에 드는 남자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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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혼자라는 느낌까지 없애주지는 못하겠지만, 활기찬 얼굴들로 둘러싸인 자리에 앉아 있어도 고독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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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울음을 터뜨리고 싶은 강한 욕구와 맞서 싸워야 했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때나 금요일 오후의 영업 회의 때처럼 아주 엉뚱한 때 불쑥 감정이 북받쳤다. 눈이 붓는 느낌에 눈물을 참으려고 눈을 감았지만, 눈을 감은 압력에 밀려 짠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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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자신이 왜 이렇게 절망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 행복이란 즐거운 상태가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하던 자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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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다면 자신이 타인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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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눈물 뒤에는, 그녀가 어느 날 지구 밖으로 미끄러져 떨어져도 그 빈자리를 1분 이상 생각해주는 이가 없으리라는 서글픈 의심이 웅크리고 있을 것이었다.


-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가운데



딱히 무슨 큰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일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무겁고

눈물은 날 것 같고

누군가 옆에 있으면 좋겠는데

그 사람 역시나...싶어 혼자이고도 싶고


나도 그렇고 남들고 그렇고

그냥 기분이 좀 안 좋은가 보다 하는데

가끔은 기분이 좀 안 좋은 상태가 아닌 때도 있지만

자주 기분이 좀 안 좋은 상태니

오히려 기분이 좀 안 좋은 상태가 정상이고

기분이 좀 안 좋은 상태가 아닌 때가 비정상인듯 싶기도 하고


무언가를 해야 할 것도 같지만

무언가를 하기가 무섭기도 하고

가만히 혼자 있고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혼자 있다가는 영영 혼자이게 될 것 같아 무섭기도 하고


니가 뭐가 부족하냐고

왜 그렇게 멍하니 있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뭐가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마음이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나도 남들처럼 좋은 일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싶고

좋은 사람 만나서 뜨겁게 포옹도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데

무엇이 문제인지

누가 뒤에서 나를 잡아 당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것 같은지


이러다 조용히 반쯤 미치거나

이러다 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내가 조용히 사라진다고 해서

누구하나 슬퍼할 사람도 없겠지만


내 마음이 이상한 것도 슬프지만

내가 사라진다고 해서 슬퍼할 사람도 없다는 게 더 슬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