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예술과 함께

봄날 아침의 쇼팽

순돌이 아빠^.^ 2015. 4. 26. 07:42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쌀을 씻어 밥통에 넣어 놓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조용한 봄날 아침의 산책길이 참 좋습니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연주하는 쇼팽의 음악들을 배경 삼아 길을 걷는데, 즉흥 환상곡fantasie impromptu이 나왔습니다.


곡이 시작되고 몇 초 지나지 않은 순간부터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고개 숙이고 있던 풀들은 이제 잠에서 깨어 몸을 일으키는 것 같고

옅은 색의 꽃들은 햇살을 받아 더 진한 색으로 빛나는 것 같고
키 큰 나무들은 몸 안에서부터 새로운 하루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푸른 것들은 더 푸르고
빛나는 것들은 더 빛나며
살아 있는 것들은 더욱 생명력을 키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면 가만히 있고 그대로이고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모르고 느끼지 못하는 저의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침에도 저리 움직이고 있고 저리 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쇼팽의 음악이

이 봄날 아침에 제게
세상 모든 것들은 살아 있고
어느 한 순간 변하지 않는 때가 없으며
살아 있다는 것은 곧 나날이 새로워지는 것임을 알려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