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2. 말러 교향곡 5번
3. 베토벤 교향곡 5번
이 세 곡의 맨 처음 시작은 밤밤밤 바~암이네요.
1. 차이코프스키의 곡은 파레도 시~
2. 말러의 곡은 레레레 레~
3. 베토벤의 곡은 솔솔솔 미~
근데 참 신기한 거는 이 짧은 차이가 제 마음에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겁니다. 차이코프스키의 곡은 뭐랄까...앞으로 이어지고 흐르는 느낌일까...말러의 곡은 금관 악기가 밤밤밤 바~암 하면서 살짝은 긴장되기도 하고 앞으로 무언가가 펼쳐질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고 할까...
그 가운데서도 베토벤의 곡은 참 특별한 느낌이에요. 그 짧은 소리가 마치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짧은 소리 하나가 그 자체로 시작과 끝인, 그 자체로 존재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쩜 이렇게 음표 몇 개로 이런 느낌의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제가 음악에 대해 잘 몰라서 이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ㅋㅋ
말러와 베토벤의 그 음 4개는 앞에 8분 음표 3개와 뒤에 2분 음표 하나로 짜여 있네요. 차이라고 하면 말러의 곡은 레레레 레~하면서 같은 음으로 이어진다는 것과, 베토벤의 곡은 솔솔솔 미~ 하면서 내려간다는 거. 같은 음이 짧게 세 번 나오다가 뒤에 길게 한 번 나오니까 앞으로도 계속 무언가 이어질 것 같고, 짧게 세 번 나오다가 길게 음이 낮아지니까 그것 자체로 하나를 이루는 것 같은 느낌을 줬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겉으로 보면 그게 무슨 큰 차이냐 싶어요. 레레레 레~ 하는 거나 솔솔솔 미~ 하는 거나 그게 그거지요. 그런데 별 거 아닌 그것을 가만히 느껴보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는 것도 그렇겠죠? 우리가 어떻게 한 번 마음을 먹고, 우리가 어떻게 한 번 몸을 움직이느냐가 때로는 아주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냥 스쳐 지나가면 그런 것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겠지만.
음악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작은 차이에서 큰 변화를 만드는 시작은 우리 마음에서부터인 것 같아요. 작곡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무얼 표현하고 싶어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우리의 마음 상태가 어떻고 무엇을 바라고 있고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려고 하는데 처음 방향을 잘못 잡으면 누구는 무지 힘을 들여 결국은 강릉에 도착할 수도 있을 거고, 누구는 예상대로 부산에 도착할 수도 있겠지요. 작은 방향의 차이지만 그 결과는 크게 나타나는 거지요.
지금 나의 발걸음을 어느 방향으로 잡느냐에 따라 나중에 강릉에 도착할 수도 있고 부산에 도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 마음을 되돌아보고, 하루 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기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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