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감기가 들 때도 있고 머리가 아플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도움되는 것이 적당한 휴식이나 숲길 산책 같은 걸 거에요. 당장에 그러기 어렵거나 급하게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할 때는 감기약이나 두통약을 먹기도 하구요.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누구나 슬플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고 기운이 없을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적당한 휴식이나 산책, 수다, 운동 등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하나 도움이 되는 게 음악.
평상시에 우리는 참 마음 편하지 않은 소리를 너무 많이 듣고 살아요. 자동차 부웅 거리는 소리, 지하철 덜컹거리는 소리, 명령하는 소리, 핀잔주는 소리, 무시하는 소리, 욕하는 소리 등등... 게다가 테레비를 틀면 의심하는 소리, 싸우는 소리도 많이 들리구요.
그럴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아프던 머리도 조금은 개운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활력을 줄만한 음악을 골라야 하는데....
베토벤 교향곡 8번도 괜찮은 것 같아요. 5번이야 워낙 유명하고 그것도 괜찮겠지만...주제가 약간은 무거울 수 있으니 활력 인생을 되찾는 데는 8번도 좋은 것 같아요
양배추를 사러 쉬엄쉬엄 가게를 오가면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가 지휘하고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8번을 들었어요.
봄날 햇살은 밝고 바람도 시원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 곡은 제게 양배추 같은 존재네요. 어떤 사람은 몸이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고기를 먹으면 힘이 난다고 해요. 저는 피곤할 때 고기를 먹으면 더 피곤해요. 오히려 양배추 같은 신선한 야채를 먹으면 몸도 맑아지고 기운이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떨 때는 과일처럼 그냥 양배추를 큰 덩어리로 잘라 씹어 먹기도 해요. 그러면 정말 눈 앞이 밝아지고 그러더라구요.
아, 그러고 보니 베토벤의 음악이 제게는 또 양배추 같네요.
까도 까도 끝이 없어요. 교향곡들도 좋고, 피아노 소나타도 좋고, 피아노 협주곡도 좋고, 현악4중주도 좋고... 도대체 베토벤의 마음 속에는 뭐가 담겨 있었길래 이렇게 끝도 없이 음악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때로는 거친 파도처럼 세상을 휘몰아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힘겨운 마음을 안고 억지로 버티며 삶을 이어가는 것도 같고,
때로는 어디 빈틈이라고는 없을 것 같이 앞뒤좌우가 짝 잘 들어맞는 것도 같고,
때로는 이리 부드럽고 설레는 마음을 가졌을까도 싶은
그런 사람과 그런 음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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