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대 행렬이 멈추자마자...병원을 차리고 부상자들을 돌보기 시작했어. 그런데 갑자기 철수명령이 떨어졌어. 부상자들 중 누구는 데려가고 누구는 데려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지. 차량이 턱없이 부족했거든. 우린 부상자들을 놔두고 서둘러 떠나라는 재촉을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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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애원했어. ‘형제들! 자매들! 제발 우리를 독일군 손에 넘기지 말아요. 차라리 우리를 죽이고 가요.’ 아,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가슴이 정말 찢어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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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차마 그들을 못 보겠더라고...그때 나는 너무 어렸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지...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가운데
http://histomil.com/viewtopic.php?t=1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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