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에 치무크라는 성씨의 형제가 있었어...마을에 갔다가 적의 매복에 걸렸지...놈들이 형제의 시신을 수레에 태우고 다니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줬어. 마을 사람들 입을 열게 해서 형제가 누구네 아들인지 알아내려고 말이야.
...
온 마을 사람들이 모였어. 그 자리에 형제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있었어. 다들 입을 굳게 다물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어. 세상에 어떤 어머니가 그 순간 울부짖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어떤 심장을 가져야 몸부림치지 않을 수 있을까.
형제의 어머니는 알고 있었어. 만약 울음을 터뜨리면 온 마을이 불길에 휩싸이고 말리라는 사실을. 자기 혼자만 죽는 게 아니라 온 마을이 떼죽음을 당하리란 사실을
...
공적을 세우면 훈장을 주는 게 당연하지만 어떤 훈장도 심지어 최고의 영예인 ‘영웅별’ 훈장도 그 어머니에겐 부족해...어머니의 그 침묵에는...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가운데
'사랑.평화.함께 살기 > 삶.사랑.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세상을 위해 고통을 이겨내는 강인함과 용기 (0) | 2016.01.20 |
---|---|
고난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0) | 2016.01.20 |
인간의 착한 마음과 착한 행동에서 받은 감동 (0) | 2016.01.20 |
상처 입은 사람을 향한 안타깝고 아프고 슬픈 마음 (0) | 2016.01.20 |
내가 위험해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0) | 2016.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