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예술과 함께

유니버설 발레단 - <백조의 호수>를 보고

순돌이 아빠^.^ 2016. 3. 31. 06:27




 

춤이라고는 춰 본 일도 없고 출 줄도 모르지만 남들이 추는 걸 보는 건 좋습니다. ^^ 인간이 자신의 몸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참 신기하더라구요.

 

<백조의 호수>와 같이 왕족이나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멋진 왕자님과 예쁜 공주님의 사랑이 펼쳐지는 것은 제가 그리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백조의 호수>는 그 이야기를 빼고, 춤과 음악이 정말 좋더라구요.

 

문학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좋은 작품을 접하면 먼저 마음이 울렁입니다. 심장이 벌렁거릴 때도 있고, 등줄기가 찌릿할 때도 있습니다. 제게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예술이란 것이 좋기도 하구요.

 

저는 백조보다는 흑조의 춤이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짜릿하고 쏘옥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소주 한 잔 하시는 분들이 한 모금 넘기면서 캬~ 하는 기분이 이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술을 안 먹으니...암튼 그렇게 제 마음을 끄는 작품을 만나면 기쁘고 즐겁고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무언가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용기가 생기기도 하구요.

 

무용수들의 몸짓은 제게 삶의 길을 다시 생각할 기회도 주었습니다.

 

굵은 선을 그리며 성큼 성큼 뛰어다니거나, 재미나게 광대의 몸짓을 흉내 내거나, 사람의 두 팔로 백조의 날갯짓을 표현하거나...그 모든 것을 하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무용수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싶습니다.




 

한 번 뛰어 오르기 위해 백 번을 뛰었겠지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도 그렇게 뛰고뛰고 또 뛰어서 영화 마지막에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었겠지요.

 

한 번 팔을 등 뒤로 젖히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이 팔을 앞뒤로 움직였을까 싶습니다. 허공에 휘젓는 그 손짓 하나에 한 인간의 삶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싶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먼저 제 자신이 겸손해집니다. 잘난 체 하기는 쉬워도 무언가 하나를 이루어가기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저 또한 하나하나 더 노력해야겠다 싶구요.

 

수 십 명의 백조들이 어울려 함께 춤을 추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한 명 한 명이 그대로 살아 있고, 그 살아 있는 한 명 한 명이 모여 이루는 조화가 참 좋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이 살아 있을 때

우리 온 삶이 살아 꿈틀대겠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우리 사는 세상도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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