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것들/순돌이

톨스토이를 좋아하는 순돌이

순돌이 아빠^.^ 2017. 12. 5. 09:00

순돌이가 대체로 쉬나 응아를 할 때는 베란다로 갑니다. 애기 때는 여기 저기 아무 데나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베란다로 가더라구요. 감사하지요. 베란다에서 쉬를 하면 물만 뿌려 주면 되니까 치우기 쉬워요 ^^


문제는 겨울이에요. 낮에는 순돌이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베란다쪽 문을 살짝 열어 둬요. 그러다 밤에 잘 때는 그것도 닫고 마루에다 배변 패드를 펴둬요. 


근데 요즘은 베란다쪽 문이 열려 있어도 마루에서 쉬를 할 때가 있어요. 겨울이라 저도 추워서 나가기 싫어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마루에서 쉬를 할 때는 쉬를 하는 장소가 대체로 정해져 있어요. 책장 앞에서 책장을 향해 다리를 들고 쉬를 하는 거지요. 순돌이의 쉬가 책에 스며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에요 ㅠㅠ 







그런데 책장을 향해 순돌이가 쉬를 한다는 것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순돌이의 고추가 대체로 톨스토이를 향한다는 거에요. 다른 책들을 향할 때도 있는데 대체로 톨스토이 아니면 도스토예프스키에요. 제가 이 작가들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순돌이가 러시아 작가 취향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순돌이의 취향을 알고 나서는 순돌이가 좋아하는 작가들 앞에 패드를...깔아놓은 것은 아니고...세워놨다? 가려 놨다?...음...아무튼 그렇게 해 뒀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순돌이가 오늘도 마루에다 쉬를 했나 확인하고 그걸 치우는 일이에요. 처음에는 '또 쉬했네...패드에 하든지 아니면 나가서 하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요즘은 별 생각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차를 끓이고 밥 준비를 하듯이 그냥 제 하루의 일과 같아요.


그래도 순돌이한테 고마운 것은 어디다 쉬를 했나 하고 여기 저기 찾지 않아도 된다는 거에요. 애기 때는 정말 그랬거든요.


요즘은 쉬한 곳을 굳이 찾아야 한다면 톨스토이인지 아니면 빅또르 위고인지 정도? 



좁은 범위 안에서 쉬를 해 줘서 순돌아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