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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킨 - <대위의 딸>

순돌이 아빠^.^ 2018. 4. 18. 09:08

문학 작품들을 통해 

제 자신의 마음과 삶을 되짚어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치 아프거나 어려운 일이 앞에 놓여 있을 때

'아...그때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었지' 하면서 떠올리기도 하구요


나의 마음이고 나의 모습이지만

어렴풋이 느끼거나 잘 못 느끼던 것을

문학과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 느끼고 배웁니다 ^^



푸시킨, <대위의 딸>, 동서문화사, 2016

 

 

자네는 내게 준 모욕에 대해 피를 가지고 보상해야 하네...”

...

두 분이 칼을 빼들고 결투하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정말 기절할 뻔했어요. 남자들이란 이상해요! 일주일만 지나면 잊어버릴 그런 대수롭잖은 말 한마디 때문에 칼부림까지 해가며 목숨뿐만 아니라 양심까지, 그리고 또...그 어떤 사람의 행복까지 희생하려 하니까요..” - 188

 

시바브린과는 상처가 아물자 곧 화해했다...나는 그때 가슴속에 원한을 품고 있기에는 너무나 행복했다. 나는 시바브린을 용서해 주라고 간청했다.

...

시바브린은 나를 찾아와서 우리 사이에 일어난 불상사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자기의 잘못을 전적으로 시인하면서 과거는 깨끗이 잊어 달라고 했다.

...

그의 험담으로 말하더라도 그것은 모욕을 받은 자존심, 퇴짜를 맞은 사랑의 원한에서 나온 것이었으므로 나는 관대하게 이 가련한 경쟁자를 용서해 주었다. - 193

 

이 편지는 내 가슴속에 여러 가지 착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아버지가 거리낌 없이 사용한 가혹한 표현에서 나는 극도의 모욕을 느꼈다. 또한 아버지가 무시하는 말투로 마리야 이바노브나를 대한 것은 예의에서 벗어난 옳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 195

 

가슴속에는 이별의 비애와 함께 무엇인지 분명치는 않으나 달콤한 희망, 그리고 위험을 예기하는 초조한 기대와 숭고한 명예심이 뒤섞여 있었다. - 211

 

나는 엊저녁에 그녀의 손에서 대검을 받은 일을 떠올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수호하려는 듯이 무의식중에 칼자루를 움켜잡았다. 나의 가슴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기사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그녀로부터 신뢰받기에 족한 인간이라는 것을 한시바삐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결정적 순간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 213

 

그건 그렇고, 당신은 어떻게 푸가초프와 그런 사이가 됐나요? 어째서 그자가 당신은 죽이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잘됐어요! 그것만으로도 나는 그 악당을 고맙게 생각해요. -261

 

한편으로는 이상한 감정이 나의 기쁨에 검은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 그처럼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피를 뒤집어쓴 악한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극형에 대한 생각이 내 마음을 소란케 하는 것이었다.

...

이렇게 생각하는 나를 누가 탓할 것인가? 나는 그가 자기 생에에서 가장 살기등등하던 그 순간에 나의 목숨을 살려주었고 비열한 시바브린의 손에서 나의 약혼자를 구출해 준 사실을 떼어 버리고 그를 생각할 수는 없었다. -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