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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을 읽고

순돌이 아빠^.^ 2018. 9. 10. 08:23

상큼 발랄하면서

인간의 마음이나 관계를 잘 들여다보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었습니다

재미 있으면서 무언가 마음에 슬며시 다가왔구요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만큼

제 자신이 갖기 쉬운 오만과 편견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기회가 되었구요


감사합니다~~~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2015, 민음사

 

콜린스 씨는 분별력 있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교육이나 교제를 통해 타고난 결점을 개선할 기회도 별로 없었다.

...

그의 아버지는 그를 키울 때 무조건 복종만을 요구했는데, 이것이 그를 아주 비굴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비굴한 성격은 이제 머리는 나쁜데 사람들과 별교제마저 하지 않는 사람 특유의 자만심과 예기치 않게 일찍 성공한 사람 특유의 자부심에 의해 상당한 정도로 상쇄되었다. 그는 헌스퍼드의 목사 자리가 비었을 때 때마침 운 좋게도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에게 추천되었다. 그 바람에 그는 영부인의 높은 지위에 대한 존경심과 후원자인 그녀에 대한 숭배에, 자만심, 성직자로서의 권위 의식, 그리고 교구 목사로서의 권리 등이 마구 뒤섞여 오만과 아첨, 잘난 체와 비굴함의 혼합물이 되었다. - 101

 

콜린스 씨는 아침 식사 후 바로 베넷 씨를 따라 서재로 들어가서는, 명목상으로는 독서를 한다며 서가에서 가장 큰 책 중 하나를 꺼내놓고, 실제로는 헌스퍼드에 있는 자기 집과 정원에 대해 쉴 새 없이 떠들어댔던 것이다.

...

메리턴에 들어설 때까지 콜린스 씨는 별것 아닌 것을 크게 떠벌렸고 그의 사촌들은 그에 공손히 동의를 표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103

 

그녀는 언니가 바로 지금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이 집에 정착하여 진실한 애정에서 비롯된 결혼이 선사하는 온갖 행복을 누리며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 143

 

진심인데요, 콜린스 씨, 저는 멀쩡한 남자를 고문하는 그런 식의 교양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저를 칭찬하시려거든 차라리 제 진심을 믿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군요. 제 감정이 도저히 그걸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이보다 더 명백하게 말씀드릴 수도 있을까요? 이제부터는 저에 대해서 당신을 괴롭히기로 작정한 고상한 여성으로 생각지 마시고,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을 말하는 이성적인 존재로만 생각해 주세요“ - 157

 

한편 콜린스 씨는 혼자서 방근 있었던 일을 곰곰 되새겨 보고 있었다. 자기가 너무나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로서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녀가 자신의 청혼을 거절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존심이 좀 상하긴 했지만, 다른 고통을 전혀 없었다. - 162

 

당사자인 샬럿은 비교적 침착했다. 목적을 달성한 터라, 그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콜린스 씨는 똑똑한 사람도, 함께 있기에 즐거운 사람도 분명 아니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지루했고, 그녀에 대한 그의 애정도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렇지만 어찌 됐듯 그녀는 남편을 갖게 될 것이었다. 남자나 혼인 관계 그 자체를 중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혼은 언제나 그녀의 목표였다.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재산이 없는 아가씨에겐 오직 결혼만이 명예로운 생활 대책이었고, 결혼이 가져다줄 행복 여부가 아무리 불확실하다 해도 결혼만이 가장 좋은 가난 예방책임이 분명했다. - 176

 

너도 알지만 난 낭만적인 사람이 아니야.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지. 내가 원하는 건 단지 안락한 가정이야. 그리고 콜린스 씨의 성격과 집안 배경,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해 볼 때, 내 생각엔 우리에게도 다른 어느 커플 못지 않게 행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어

...

결혼에 대한 샬럿의 견해가 자기와 꼭 같지만은 않다는 건 그녀도 언제나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도 그녀가 세속적인 이익을 위해 더 중요한 다른 것들을 희생시킬 수 있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180

 

그녀는 온화하고 절대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항상 어떤 사정이나 오해가 있었을지 모르니 쉽게 단정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다아시 씨보다 더 나쁜 인간은 없을 거라고 낙인찍었다. - 199

 

윌리엄 경은 현관에 서서 앞에 계신 고귀한 분을 열심히 바라보며 드 버그 양이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마다 계속해서 굽실거려서 엘리자베스를 무척 즐겁게 했다.

...

콜린스 씨의 의기양양함은 그 초대로 인해 절정에 달했다. 손님들에게 자기 후견인의 고귀한 신분을 자랑해서 감탄을 자아내고, 그 귀부인이 자기 부부를 얼마나 배려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일이야말로 바로 그가 바라 마지않던 것이었다. - 227

 

음악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렇다면 큰 소리로 말해 봐. 그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제니까. 음악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도 좀 끼어야겠다. 잉글랜드에서 나보다 더 제대로 음악을 즐기거나 더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을 타고난 사람은 몇 안 될 걸. - 246

 

이제 그녀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다이시를 생각하든 위컴을 생각하든 자기가 눈이 물었고, 편파적이었으며 편견에 가득 차고 어리석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행동이 그렇게 한심했다니!” 그녀는 외쳤다 변별력에 대해서만큼은 자부하고 있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똑똑하긴 하다고 자랑스러워하던 내가!

...

이제야 깨닫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하지만 창피해하는 게 당연하지! 사랑에 빠져 있었다 해도 이보다 더 기막히게 눈이 멀 수는 없었을 거야. 그렇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허영심이었어. 처음 만났을 때 한 사람은 나를 무시해서 기분이 나빴고, 다른 한 사람은 특별한 호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난 두 사람에 관해서 선입관과 무지를 따르고 이성을 쫓아낸 거야. 지금 이 순간까지 난 나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거야. - 293

 

리디아의 상상 속에서는, 브라이턴으로 간다는 건 지상의 행복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누린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환상에 사로잡혀 장교들로 가득한 즐거운 해수욕장의 거리들을 보았고, 자기가 아직은 알지 못하는 수십 명의 장교들에게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 324

 

엘리자베스의 견해가 모두 자기 가족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더라면, 그녀는 결혼의 행복이라거나 가정의 안락에 대해 그다지 즐거운 상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젊고 아름다운데다 마음씨도 착해 보이는-젊고 아름다우면 마음씨도 착해 보이게 마련이니- 한 여인에게 반해 결혼하게 되었는데, 막상 결혼해 보니 머리도 나쁘고 마음도 꼭 막혀 있는지라 그녀에 대한 애정은 결혼 초기에 진작 끝나버렸다. 존경, 존중, 신뢰는 영원히 사라졌고, 가정의 행복에 대한 그의 생각들도 모두 깨져버렸다. - 328

 

엘리자베스에게는 이제 빙리 양이 자기를 싫어할 이유가 질투 때문임이 확실했기 때문에...

367

 

그녀는 연대가 하트퍼드셔에 주둔하고 있었을 때에는 리디아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였으나,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기만 하면 누구하고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아이이긴 했다. 자기에게 보이는 관심에 따라 점수를 높여 주면서 어떤 때는 이 장교, 또 어떤 때는 저 장교를 좋아했으니까. 그녀의 애정은 계속 오락가락했으나 대상이 없던 적은 없었다. - 385

 

저는 영부인만큼 그렇게 솔직하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질문을 하시는 것은 자유시지만 제가 꼭 모두 대답해 드린다고는 못하겠군요.”

...

베넷 양, 내가 누군 줄 아나? 난 그따위 말을 듣는 데에 익숙지 않아. 난 이 세상에서 그 애에게 가장 가까운 친척이고, 그 애한테 중요한 일은 모두 알 권리가 있어

 

그렇지만 영부인께선 제 일까지 아실 권리는 없으십니다. 더구나 이런 태도로는 결코 제게서 한마디도 못 들으실 겁니다.” - 485

 

제게 이런 식의 설득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제 성격을 아주 잘못 보신 겁니다. 영부인의 조카 분이 자기 문제에 당신이 끼어드는 것을 어느 정도 허용하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제 일에 관여할 권리는 분명 없으십니다. 그러니까 제발 이 문제로 더 이상 절 성가시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 489

 

전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전 단지, 제 자신의 의견에 따라, 영부인이건 혹은 저하고는 관계없는 누구의 의견이건 상관하지 않고, 제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행동할 작정일 뿐입니다. - 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