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집단과 집단이
서로를 속이고 착취하기 보다
사람과 사람이, 집단과 집단이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제게 문제는...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우리가 서로 착한 마음을 먹으면 될까요
아니면 우리 모두가 아주 똑똑해지면 될까요
경쟁과 시기, 질투가 넘쳐날 것 같은 세상에서 협력이 어울리기나 한 걸까요
반대로 서로에 대한 신뢰나 협력이 없었다면 이 세상이 이렇게라도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가운데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게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요,
이 책에서도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의 적이었던 독일군과 프랑스, 영국 군인들 사이에서 전투만 일어난 게 아니라
협력이란 게 일어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죽이지 않고 서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감동적이고 놀라웠습니다
전쟁 중인 양측 군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서로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니...
로버트 액설로드, <협력의 진화>, 마루벌, 2012
협력이 안정되는 데 장기적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여 주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안정되어 있는 작은 마을이나 소수민족 사회에서는 호혜주의의 규범 유지가 비교적 쉽다. 그와 반대로, 방문교수는 그 대학 교수들이 동료 교수에게 대하는 것에 비해 푸대접을 받을 확률이 크다. - 85
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는 몇 치의 영토를 놓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잠시 전투가 중단된 동안은 물론 전투를 하는 동안에도 프랑스와 벨기에 영토의 800킬로미터에 걸친 여러 전선에서는 적군끼리 서로 상당히 자제를 하는 일이 허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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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공영 시스템은 참호전에서 고질적인 것이었다. 상급 지휘자들이 아무리 중지시키려 해도, 전투가 아무리 치열해도, 죽이지 않는다면 죽는다는 군사 논리 앞에서도, 그리고 상부 명령으로 국지적 휴전 시도가 쉽게 억제될 수 있는데도 공존공영 시스템은 활개를 쳤다.
이것은 극한의 적대 관계에 있음에도, 경기자들 사이에서 협력이 창발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생생한 예이다. - 99
참호전이 다른 전투와 근본적으로 달랐던 점은, 한 전투 지구에 머물면서 장기간 대치한다는 점이었다...지속적 관계에서는 호혜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상호협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양측 모두 결코 먼저 배반하지 않고, 혹시 상대가 배반하면 가차없이 응징하는 전략을 따랐다. - 103
사람들은 제로섬 방식의 상호작용을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제로섬 방식에서는 누군가 이기면 누군가는 반드시 진다...하지만 우리의 삶은 대개 제로섬 방식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양쪽 모두 잘할 수도 있고 양쪽 모두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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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비교 기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 기준은 보통 상대방이 거둔 성공이다. 이런 비교는 질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질투는 상대방이 거둔 성과를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결국 배반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반은 더 많은 배반을 부르고, 서로 처벌을 받는 결과를 부를 뿐이다. 질투는 스스로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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팃포탯은 참가 프로그램들과 대전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상대방보다 좋은 점수를 얻은 적이 없다! 사실 그럴 수가 없다. 상대방이 먼저 배반하게 하고, 상대보다 더 많이 배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팃포탯의 점수는 매 수에서 상대방과 같거나 상대방보다 약간 적을 수밖에 없다. 팃포탯이 우승을 한 것은 상대방을 무찔러서가 아니라 함께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행동을 상대방으로부터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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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상대방의 성공이 사실상 내가 성공을 거두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136~139
컴퓨터 대회와 이론적인 연구를 통해서 얻은 결론은, 상대방이 협력적인 한 협력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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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협력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협력으로 보답할 누군가가 과연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알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전략들을 다 시도해 볼 만큼, 또 더 성공적인 전략을 쓰는 사람이 더 많아질 만큼 많은 시간이 지났다면, 협력을 선택할 때 협력으로 보답하는 상대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서로 알아보고 자기들끼리 상호작용하는 신사적 전략을 쓰는 사람들의 무리가 아주 작더라도 언제나 배반하는 비열한들의 집단을 침범할 수 있고, 서로 좋은 성적을 내며 그 집단에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자리를 잡고 나면 비열한들의 재도전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 142
생태학적 분석에 의하면, 그 자체가 성적이 좋지 못한 전략과 대적하여 좋은 성적을 내는 전략은 자기 파멸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신사적이지 않은 전략은 처음에는 전도유망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성공에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파괴하여 결국 몰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 144
무조건 협력이 안고 있는 문제는, 상대에게 오른뺨을 맞고 왼뺨을 내밀면 상대가 나를 이용할 동기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무조건적인 협력은 뺨 맞는 당사자만 해치는 게 아니라, 무고한 구경꾼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그들도 나중에 이 녀석과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협력은 상대방을 망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서 녀석을 교화시키는 부담을 전체 집단에 지우게 된다. 이것은 무조건적 협력보다 호혜주의가 더 든든한 도덕의 토대가 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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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함 이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호혜주의에 입각한 수많은 전략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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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주의에 입각한 전략을 구사하는 사회는 실제로 스스로를 단속할 수 있다. 협력에 조금이라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구성원은 반드시 처벌됨으로써, 사회의 표준에서 벗어난 전략은 이익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이런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보고 따라하고 싶은 모형이 되지 못하고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 - 166~168
5. 인식 능력을 높여라
과거에 상호작용했던 상대를 알아보고, 그 상호작용이 어땠는지 관련된 특성을 기억하는 능력은 협력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 169
협력의 진화가 어떻게 시작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협력의 진화에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함이 발견되었다...팃포탯과 같이 멋진 전략조차, 언제나 배반하는 비열한들의 집단에 혼자서는 침범할 수 없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 침입자들이 약간의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비록 작은 비율이라도 자기들끼리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무리가 지어져 있으면 얼마든지 비열한들의 집단에 침범할 수 있었다. - 175
이웃은 역할 모형이 된다. 즉, 어떤 이웃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으면, 이웃의 행동은 모방의 대상이 된다. 이런 식으로 성공적인 전략은 이웃에서 이웃으로, 집단 전체로 확산된다.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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