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놓은 게 말이 됩니까. 이제라도 바로잡아야죠.” 성폭행을 시도하면서 강제 키스하는 남자의 혀를 잘랐다는 이유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최말자씨가 지난 18일 오후 부산시 가야대로에 있는 부산여성의전화 근처의 아파트 쉼터에서 당시 상황 등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부산/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어린 나이에 말로 다 표현을 하지 못했지만, 너무 억울했어요...검사라고 하는 낯선 남자가 욕을 하면서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압박을 하니 내가 감당을 못하겠더라고요. 왜 내가 여기 와서 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그런 억울한 심정을 지니고 살아왔는데 이번에 판결문을 처음 보고는 재차 충격을 받았어요. 이게 지식인이라고 하는,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내릴 수 있는 내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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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946163.html?_fr=mt1#csidx4b5ae4b8409b7aab0f40e13d7f45b43
세상에는 참 많은 억울함이 있습니다.
힘든 일을 왕창 시켜놓고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사장 때문에 겪는 이주노동자의 억울함이 있고
별 일 아닌데 괜히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으며 욕을 해대는 주민 때문에 겪는 경비원의 억울함이 있지요
그리고 남성들의 폭력과 억압 때문에 겪는 여성들의 억울함이 있습니다.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 나오는 진희경이 그렇지요.
남편은 수시로 니가 뭔데, 니가 뭔데 하면서 아내인 진희경을 두들겨 패고 욕을 퍼붓습니다.
사건이 나고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가려면 촌이니까 읍까지 들을 건너고 마을을 지나 5리나 되는 길을 걸어가야 해요. 제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면서 ‘가시나 저기 간다’고 했어요. 그게 얼마나 큰 상처입니까. 그거는 무기를 안 썼다뿐이지 사람을 죽이는 거나 별로 다른 게 아니에요.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946163.html?_fr=mt1#csidx5c018c04bd50705aa5cd6e2050b9410
남성의 폭력을 겪은 것도 아프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손가락질을 받는 것도 아프고 억울합니다.
왜 잘못을 저지른 놈은 놔두고 피해를 입은 사람을 비난하고 욕하고 윽박지르는 건지..
억울함이라는 세 글자는 매한가지입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연이 다르고 깊이가 다를 겁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가만히 들어봐야
그 억울한 마음이 무엇을 겪었고
어떤 심정이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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