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과 정신적 영양실조
건강하다고 여겨지는 또 다른 우리는 매주 자주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우리는 친구와 가족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 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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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우리와 가깝게 지내고,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해주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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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과 같은 비하적인 표현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체 이런 표현을 어떤 의도로 사용하는 것일까?
사람이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싶어 하는 것은 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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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원하는 욕구는 위협당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낄 때 당연하게도 더욱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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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핌과 관심의 부족 탓에 정신적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에게는 분명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신적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는 자신의 병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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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환자일 때 관심받고 싶어했던 욕구에 대해 말하기 싫다. 창피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또 내가 그런 욕구를 시인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눈앞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얼마나 수치심을 느끼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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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바라면 안 되는 것을 바라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두 배로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해가 그렇다. - - 85~87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보면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동백이가 몸이 좀 좋지 않자, 용식이가 걱정을 하며 편히 쉴 수 있도록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춥지 않도록 따뜻하게 만들고, 서툰 솜씨지만 음식을 만들어 동백에게 권합니다.
그러자 동백이가 말을 합니다. 남들은 다 이렇게 살지 않냐고, 관심 받고 걱정 받으며 살지 않냐는 거지요. 오랫동안 무시 당하고 외면 당하고 외롭게 살았던 동백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순간입니다.
한편 제시카는 몸매를 가꾸고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많은 노력을 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요. 그리고 관심에서 멀어질까봐 불안해하고 안절부절합니다.
처음에 제시카를 봤을 때는 '에이 저 거 관종이잖아'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냥 좀 편하게 살지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제시카의 모습을 보고 또 보고, 그의 말을 듣고 또 듣다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오죽 했으면 저럴까 싶구요.
인간이란 존재가 오~~랜 동안 무리지어 살아 왔고, 무리 지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요. 그런만큼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무리지는 것이 중요해졌을 거구요. 관심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내가 누군가와 무리짓고 있다는 것의 심리적인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리지으려고 하고 관심을 주고 받으려고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거지요. 배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고, 음식을 먹으려면 배고픔을 느껴야겠지요. 외롭고 두려우면 무리를 지어야 하고, 무리를 지으려면 관심이 있어야겠지요.
그런 관심을 받기 위해 우리는 참 무던히도 애를 씁니다. 말을 하고, 외모를 꾸미고, 지위를 쫓고, 돈을 모으고...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부수고...앞의 책을 쓴 글쓴이처럼 자해를 하기도 하고...
배가 고파도 밥을 먹지 않을만큼 살을 빼고
내가 지금 뭘하는지도 모르게 더 높은 곳만을 쫓고
제 몸을 칼로 그으면서까지 얻고 싶은
그만큼 간절하고
그만큼 소중하며
그만큼 애가 타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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