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년쯤 되었을까요? 처음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을 때는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아직도 서광사에서 나왔던 붉은색 표지의 그 책이 생각나요. 연필로 줄을 긋고 그으며 읽었지만 제 짧은 머리로는...ㅠㅠ
<신학정치론>은 재미도 있고 도움도 많이 되었었는데, <에티카>는...남들 앞에서 마르크스가 어떻고 헤겔이 어떻고 하듯이, 스피노자가 어떻고 에티카가 어떻고 하면 괜히 있어 보이고 그럴 건데...문제는 잘난체 하려고 입에 올릴만큼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ㅠㅠ
근데...
힘들게 읽고 나서 에이...괜히 에너지만 쏟았네 하는 책이 있는 반면에 <에티카>는 다르더라구요. 왠지 뭔가 있는 것 같고, 제 머리가 나쁠 뿐이라는 생각이 들 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읽었죠. 다시 읽으니까 아주 조금 살짝 아...이런 말인가 싶더라구요. 그렇다고 온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고...역시나 뭔가 더 있는 것 같고, 아주 근사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그정도? ㅋㅋㅋ
세월이 흐르고 <스피노자의 뇌> 덕분에 오랜만에 스피노자와 에티카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책의 내용은 주로 인간의 뇌와 정서, 느낌, 감정 같은 것들이 어떤 것이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관한 거에요. 스피노자와 그게 무슨 관계가 있냐구요? 스피노자의 <에티카>에 정서니 기쁨이니 슬픔이니 하는 것들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이 책은 스피노자가 죽고 몇 백년이 흐른 뒤에 그동안 쌓인 인간과 뇌, 마음과 정서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스피노자의 생각을 되짚어 보는 거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하! 스피노자의 말이 이런 거였구나 싶고 그러더라구요. ^^
미국 드라마 <24>를 몇 편 봤어요. 처음에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보기 힘들어서 시청 중단. 계속되는 살인, 고문, 납치, 협박에 주변에 믿을 인간 하나 없는 세상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도 해도 된다는 식의 내용이 많이 불편하더라구요.
아무튼 <24>가 그리는 것이 세상의 한 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흥분하기도 하는 거니까요.
그런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에요. 하루 아침에 천국이 펼쳐질 수는 없겠지만...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해 왔듯이 앞으로도 많이 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떻게 판단이나 결정을 하고, 인간의 행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면 더 좋은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피노자가 우리 개인의 마음과 삶에서부터 사회와 국가에 대해 깊이 생각했듯이 말이에요.
안토니오 다마지오, <스피노자의 뇌>, 사이언스 북스, 2020
느낌의 과학적 의미-느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 8
느낌에 대한 현재 나의 견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은 우리가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인지 아니면 곤란하고 괴로운 상태인지를 표현해 준다. 느낌은 단순히 정서에 덧붙은 장식물이 아니다. 내키는 대로 간직하거나 집어던져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느낌은 생명체 내부의 생명의 상태를 드러내 주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느낌이라는 장막을 들추어 보면 생명체의 내면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줄타기와도 같은 아슬아슬한 생명의 현상에서 대부분의 느낌은 균형에 도달하기 위한 고군분투의 표현이다.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절묘한 조정과 수정 없이 너무 많은 실수가 벌어진다면 생명 조절 행위 전체가 완전히 무너져 버릴 것이다. 인간 존재의 왜소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드러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느낌이다. - 11
느낌, 그리고 느낌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서의 생물학을 규명하는 것은 우울, 통증, 약물 남용 등과 같은 인간 고통의 주요 원인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느낌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용하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견해, 즉 인간관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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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은 인간관이 어떤 실용적인 쓰임새가 있는지 의심스러운가? 인류의 흥망성쇠는 상당 부분 새롭게 정립된 인간관이 민중과 민중의 삶을 통치하는 원리와 정책 속에 어떻게 구현되는가 하는 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정서와 느낌의 신경생물학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원리와 정책을 만들어 내느 데 핵심적인 요소이다. - 13
우리 인간은 특정 대상과 특정 정서 간의 관계를 자각하고 어떤 대상과 상황을 우리의 환경에 허락하느냐, 그리고 어떤 대상과 환경에 우리의 시간과 관심을 쏟아 붓느냐를 결정함으로써, 고의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조 노력할 수 있다.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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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생에 걸쳐서 어떤 반응에 대한 '브레이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우리는 단순히 의지력을 이용해서 스스로를 억제할 수도 있다. 이따금씩은 말이다. - 66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여러분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 집이 있다고 하자. 오늘날 여러분이 다시 그 집을 방문한다면 역시나 불편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동일한 주위 환경에서 과거에 강렬한 부정적 정서를 느낀 적이 있다는 것 이외의 다른 원인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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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특정 종류의 집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따. 그러나 삶의 경험에 따라서 우리 뇐느 그와 같은 집을 단 한번 느낀 적이 있는 불쾌감과 연관시키게 된 것이다. 불쾌감의 원인이 집 자체와는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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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단순히 특정 종류의 집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도록, 아니면 그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어떤 종류의 집을 싫어하도록 조건화된 것이다. 또는 정확하게 동일한 메커니즘을 통해서 특정 종류의 집에 대해서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따. 완벽하게 정상적이고 평범한, 좋고 싫음에 대한 판단이 이러한 방식으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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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은 약하고 포착하기조차 어려운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어떤 대상은 강렬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우리는 심지어 정서적 학습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분자 및 세포 수준으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파헤치기 사작하고 있다. - 70
정서적으로 유효한 대상은 실재하는 존재일 수도 있고 기억으로부터 환기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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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몇 년 전 소스라치게 놀라게 만든 어떤 사건이 기억나서 지금의 당신을 또 한 번 놀라게 만들 수 있다. - 72
신호를 전달받는 뇌의 부위, 이를테면 편도가 특정 형상을 '감지'하게 되면-다시 말해 열쇠가 자물쇠에 딱 맞으면-그에 따라 활성화된다. 그러면 이번에는 이 부위들이 뇌의 다른 부위로 신호 전달을 개시하고, 그 결과 일어나는 단계적 사건들이 정서가 된다. - 73
전류가 의사들의 의도대로 뇌의 일반적인 운동 조절 부위로 흘러 들어간 대신 특정 종류의 활동을 조절하는 뇌간 핵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 활동의 조합이 다름 아닌 슬픔이라는 정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활동의 레퍼토리에는 울거나 흐느끼는데 필요한 안면 근육 조직 및 입, 인두, 후두, 횡격막의 운동, 그리고 눈물을 생성하고 내보내는데 필요한 다양한 활동이 포함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마치 외부의 스위치가 켜지자 그에 맞추어 내부의 스위치도 켜진 듯한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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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그와 같은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환자는 자발적으로 그와 같은 생가을 하는 경향조차 없었다. 정서와 관련된 생각은 오직 정서가 발생된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 85
슬픔이라는 정서가 전개되면, 슬픔에 대한 느낌이 재빨리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즉시 뇌는 보통 슬픔이라는 정서와 슬픔의 느낌을 일으키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킨다. 그 이유는 연상학습associative learning을 통해 정서와 생각이 풍부한 쌍방향 연결망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특정 생각은 특정 정서를 불러 일으키고 반대로 특정 정서는 특정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 88
a.k.라는 환자의 특별한 사례에서 의사가 좌반구의 두정엽에 있는 보조 운동 영역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몇 인접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할 때마다 환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부위가 아닌 오직 이 몇몇 특정 부위에서만 그러한 반응을 보였다. - 94
조절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상상할 수 있따. 뇌간 안에서 핵과 회로로 이루어진 시스템들의 스위치가 켜지면서 전형적인 웃음 또는 울음을 발생시킨다. 그 다음 소뇌에 있는 또다른 시스템이 기본적인 웃음과 울음 장치를 조절한다. 이를테면 웃음이나 울음의 문턱, 그리고 웃음 및 울음의 요소가 되는 일부 행동의 강도나 지속 시간을 변화시킴으로써 조절이 이루어진다. - 97
기쁨의 상태는 최적의 생리적 조절 상태와 생명 활동의 매끄러운 운영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태는 생존뿐만 아니라 행복한 상태로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쁨의 상태는 또한 더욱 편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될 수 있다.
우리는 '기쁨'이란, 생물이 더욱 완벽한 상태로 변이하는 과정과 관련된 것이라는 스피노자의 말에 동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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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편으로 기쁨을 나타내는 지도는 수많은 약물 때문에 왜곡될 수 있으며, 따라서 생명체의 살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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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의 및 협의의 슬픔과 관련된 지도는 기능적 불균형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 이 상태는 활동의 용이성이 감소한 상태이다...이러한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질병에 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 162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슬픔의 번민 속에 있는 사람은 그 자신의 코나투스, 즉 자신을 보존하고자 하는 경향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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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내분비 및 면역 체계는 마치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에게 침범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병에 걸리게끔 되어 있다. - 163
환자의 배우자들은 환자에게 공감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했다....환자들은 병이 나기 전에는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보였으며 친구들이나 친척들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상의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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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은 특정 뇌 영역에 일어난 손상이다...그들은 전두엽의 일부 영역, 다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에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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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내측 전두엽 환자들의 특징은 이들의 문제점이 오로지 특이한 사회적 행동에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다른 모든 면에서 그들은 정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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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기 자신에게나 주위 사람들에게 이익이 외지 않는 의사 결정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지적인 면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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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알아차리고 기억하며, 매일매일 자신이 어기고 있는 사회적 관습이나 규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누군가가 그들의 주의를 촉구할 경우 자신이 관습과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깨닫고 있다. 그들은 기술적인 면으로 볼 때 지적이다. 다시 말해서 지능 검사를 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 166~168
그러한 환자들이 얼마나 정서적으로 빈약해지는지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특히 그들에게서 부끄러움, 공감, 가책과 같은 정서가 감소하거나 사라졌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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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나는 이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추론 능력의 결함, 자기 삶을 관리하는 능력의 결여가 정서와 관련된 신호의 손상 때문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 170
뇌 손상은 두 가지 상호 보완적인 방법을 통해서 결함을 초래한다. 먼저 사회적정서를 실행하도록 하는 명령이 주로 생성되는 정서 촉발 영역을 파괴한다. 그리고 그 근처에 자리 잡은 , 특정 상황의 범주와 미래에 일어날 결과 측면에서 최선의 행동을 유도해 낼 정서 간의 연결을 지지하는 영역 역시 손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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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의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다. 그러나 모든 사례에서 환자들은 일관되고 지속적인 형태로 사회적 상황의 특정 범주에 맞는 정서와 느낌을 생성하지 못한다. - 177
윤리라는 것은 어쩌면 생명 조절이라는 전체 프로그램의 일부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윤리적 행동의 씨앗은 대사 조절, 충동 및 동기, 다양한 정서와 느낌을 제공하는 모든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메커니즘을 포함하는 진행 과정의 또 한 단계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서와 느낌을 환기시키는 상황은 협력을 포함한 해결 방법을 요구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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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종류의 정서를 지니고 있고 또한 협력적 전략을 성격에 포함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아남고 더 많은 자손을 남겼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 그것이 협력 행동을 만들어 내는 인간 뇌의 유전적 기초가 되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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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전자들이 함께 협력해서 뇌의 특정 구성 요소를 구성하고, 이러한 구성 요소들의 정상적 작동은 적절한 환경적 노출이 주어지면 특정 상황에서 더욱 그럴듯한 인지적 전략 및 행동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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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역사에서 볼 때 집단의 구성원들은 집단 바깥에 있는 사람 또는 동물에게는 덜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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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전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인간의 행동이 반드시 최선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할 시점이다. 문명의 역사는 부분적으로는 최선의 '윤리적 감정'을 소규모의 친밀한 집단에서 궁극적으로는 인류 전체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넓은 범위의 인류 집단으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설득력 있는 노력의 역사였다고도 말할 수 있다. - 190-192
당연한 귀결로서 나는 윤리적 행동이 특정 뇌 시스템의 작용에 의존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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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마도 더욱 중요한 사실로서, 느낌, 특히 슬픔과 기쁨은 사회 전체의 고통을 감소시키고 행복을 강화하는 물리적. 문화적 환경 조건을 창조하도록 고무한다. - 194
스피노자가 인간의 법칙이 문화에 뿌리 내리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인간 뇌의 설계가 그 실행을 촉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 기뻐했을 것이다. 인간의 법칙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 가운데 가장 단순한 형태의 일부 행동들, 이를테면 상호적 이타주의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과 같은 것은 애초에 타고났으며, 단순히 사회적 경험을 통해 일깨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섭리를 조성하고 완전하게 다듬어 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지만 그러한 법칙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에서 다른 이들과 협력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 우리의 뇌에 배선되어 있다. 204
그 답에 다가가기 위해서 마음이 협의의 몸 안에 존재하는 뇌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마음과 몸은 서로 상호 작용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뇌의 매개로 마음은 뇌를 제외한 몸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진화 과정에서 마음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이 그 몸의 유지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사실, 그리고 마음은 몸의 다른 부분을 구성하는 살아 있는 조직과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생물학적 조직-신경세포-으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221
마음은 뇌에서 비롯되고 뇌는 생명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은 이 정교하게 구성된 장치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몸과 뇌와 마음은 하나의 생명체가 각기 다른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바록 과학적 목적에서 현미경 아래에서 이 각각을 해부할 수는 없지만, 정상적인 환경에서 몸과 뇌와 마음은 따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이다. - 226
우리의 뇌 바깥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에 대한 뇌의 신경 패턴과 그에 대응하는 심적 이미지는 현실을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거울상이라기보다는 현실에서 촉발된 자극으로 인해 생성된 뇌의 창조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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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이미지는 그 특정 사물의 물리적 구조가 우리의 몸과 상호 작용함에 따라서 우리의 몸과 뇌에서 일어난 변화에 기초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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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물은 우리 신체의 설계에 따라 신경 패턴으로서 지도화되어 제시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물의 현실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그 사물은 실제로 존재한다. 그리고 물론 이미지 역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이미지는 그 사물을 반영하는 거울상이 아니라 그 사물이 촉발하는 뇌의 창조물이다. 어떤 사물의 형상이 광학적으로 망막에서 시각 피질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광학적으로 표현된 사물의 모습은 망막에서 중단된다. 그 이후에는 망막에서부터 대뇌 피질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물리적 변환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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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서로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사물에 대해 비슷한 신경 패턴을 형성한다. 따라서 서로 비슷한 신경 패턴에서 서로 비슷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 230-232
자아 감각은 뇌와 마음에 나타나고 있는 진행 중인 모든 활동이 특정 생명체에 관련된 것이며, 그 생명체의 자기 보존 욕구가 현재 표현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의 기본적인 원인이라는 개념을 절차의 심적 수준 내에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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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심적 이미지가 없다면 생명체는 안녕은 차치하고 생존에 필수적인 대규모의 정보 통합을 적시에 이루어 내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아 감각이나 자아 감각을 포함하고 있는 느낌이 없다면 그와 같은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정보의 심적 통합이 삶의 문제, 특 생존과 안녕의 성취로 향하지 못할 것이다. - 241
내가 자아라고 부르는 이차적 관념은 마음속 관념의 흐름 속에 삽입되어 마음에 새로 만들어진 지식의 조각들을 제공한다. 그 지식은 우리 몸이 특정 대상과 상호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지식이다. - 249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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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그림은 우리에게 새로운 발견이 발견자들에게 가져다주었을 당혹감을 상기시켰다는 사실일 것이다. 툴프 박사는 오른속으로 해부용 시체의 왼손 힘줄을 들어 올려 잡고 있따. 그리고 툴프 박사의 왼손은 시체의 그 힘줄이 한때 잡아당기고 폈을 왼손 손가락들의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이면에 감추어졌던 신비가 모든 이의 눈앞에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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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움직임은 바로 근육이 수축되고 그에 따라 뼈에 부착된 힘줄이 당겨짐으로써 만들어지는 현상이며 그 외 어떤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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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측이 사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 252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시도, 검토된 인생을 만족스러운 인생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고통과 죽음이 불러일으킨 괴로움에 저항하고 그것을 기쁨으로 대치하는 방법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정서와 느낌에 대한 신경생물학은 우리가 기쁨과 기쁨에서 파생된 감정들을 슬픔 및 슬픔과 관련된 감정보다 더 선호하며 이러한 감정들이 건강한 삶과 존재의 창조적 번영에 더욱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따라서 우리는 합리적인 이유에서 기쁨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 318
스피노자의 시스템에도 역시 신이 존재하지만 그 신은 인간의 형상을 한 선견지명을 가진 신이 아니다. 스피노자의 신은 우리의 감각이 지각하는 모든 것의 근원이며 스스로 존재하며 영원하고 무한한 실체이다. 쉽게 말해서 그 신은 바로 자연이며 살아 있는 생물에 가장 명확하게 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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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의 본성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 결과로 일종의 행복을 얻을 것이며 또한 일종의 구원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스피노자의 구원이란 다름 아니라 바로 그러한 행복이 쌓여서 이루어 낸 건강한 마음의 상태이다. - 320
스피노자에게 구원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개인을 도울 수 있다. 또한 국가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을 더욱 촉진할 수 있따. 국가는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하고 국가의 법률은 공정해야 하며 국민들이 공포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를 인간 구원의 문제에 대한 부차적인 것으로 봄으로써 스피노자는 그보다 좀 더 윗세대에 속하는 홉스와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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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에게 국가가 적절히 기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훌륭한 정치 시스템이고 국민은 국가에 종속된 존재이다. 한편 스피노자의 경우에는 자유로운 시민이 구원에 도달하도록 돕는 시스템이 훌륭한 정치 시스템이다. - 392
'사랑.평화.함께 살기 > 삶.사랑.평화-책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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