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릴라는 그가 놀랐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문제를 파고들기보다는 피하고 싶어 한다. - 489
스테파노는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잠에서 깨자 릴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데 익숙해 있었다. 존재만으로도 두려운 아버지 때문에 언제나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조용히 느릿느릿 행동하면서 주위 환경과 절제된 거리감을 유지했다. 그렇게 해야만 두 손으로 아버지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빼내고 싶은 욕망과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었으니까. - 491
- 엘레나 페란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한길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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