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은 내가 명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준 일이야. 리나는 내가 여자의 맨발을 스칠 땐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남자의 맨발을 만지고 싶은 욕망에 죽을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줬어. 그의 손을 쓰다듬고 손톱깎이로 그의 손톱을 다듬어주고 거뭇한 여드름을 짜주고 싶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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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는 내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 누군가 말할 대상이 필요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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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는 내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 기뻐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우리 사이에 새로운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 - 290
-엘레나 페란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한길사, 2017
털어놓으라고 해서
털어놓게 되는 것도 아니고
신뢰를 쌓으라고 해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요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흔한 편견없이 내 말을 들어주고
겉모양보다는 속마음에 관심을 쏟아주고
어려울 때면 뭐라도 도와주려고 하니
입을 다물라고 해도
말을 하고 싶어지고
의지하게 되고 믿게 되고
가까이 있고 싶어지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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