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는 길리어드 신앙의 정당성을, 특히나 그 진실됨을 심각하게 회의한 적이 없었어요. 내가 완벽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는 있으나, 그건 내 잘못이라고 치부하고 말았거든요. 그러나 길리어드의 손에 무엇이 변화되고, 무엇이 덧붙여지고, 무엇이 생략되었는지 알았을 때는, 자칫 믿음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웠어요.
여러분은 믿음을 가져 본 적이 없으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실 거예요. 그건 마치 가장 친한 친구가 죽어 가는 느낌이에요.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이 불타 사라지는 느낌, 이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는 느낌이에요.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추방당한 느낌이에요.
…
그래도 믿고 싶었어요. 진심으로 믿음을 갈구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과연 믿음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갈망에서 오는 걸까요? - 433
- 마거릿 애트우드, <증언들>, 황금가지, 2020
절대적인 믿음이나 신앙 같은 걸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종교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정치와 관련해서도 그래요
옆에서 보면 우리와 같은 그냥 사람일뿐이지 싶은데
왜 저렇게 열광하고 맹목적으로 매달리나 싶기도 해요
그렇게까지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그들이 그토록 간절히 애타게 갈망하는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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