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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와 폭력, 공포와 두려움

순돌이 아빠^.^ 2021. 9. 8. 15:49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 두 명과 함께 머나먼 시베리아의 알타이 지역으로 추방당했을 때 안토니나 골로비나는 겨우 여덟 살이었다. 아버지는 러시아 북부의 고양 마을에서 집단화가 추진 될 때 ‘쿨라크’ 즉 ‘부유한’ 농민으로 체포되어 노동수용소 3년형을 선고받았고, 가족은 재산과 농기구, 가축을 집단농장에 빼앗겼다.

안토니나가 겪은 충격적인 경험은 의식에 깊은 상처를 남겼는데, 그 중에서 가장 깊은 상처는 ‘쿨라크’ 출신이라는 오명이었다. 사회 계급이 전부인 사회에서 안토니나에게는 ‘계급의 적’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계급의 적’은 고등교육기관과 많은 직업에 배제되었고, 스탈린의 통치 기간 동안 전 소련을 휩쓸었던 억압의 물결에서 항상 박해받고 체포되기 쉬운 존재였다. 사회적 열등의식 때문에 안토니나의 마음속에는 ‘우리는 쿨라크이기 때문에 정권이 우리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아무 권리도 없고 잠자코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자랐다. 그것은 ‘일종의 공포’였다고 안토니나는 묘사한다. 안토니나는 너무 겁이 나서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 맞서 스스로를 지킬 수 없었다. - 21-23

 

- 올랜도 파이지스, <속삭이는 사회1>, 교양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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