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피해자의 15퍼센트에서 40퍼센트 사이를(어느 연구를 참고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차지하는 피학대 남성은 훨씬 심각한 오명에 시달린다. 남성들은 쉼터를 알아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거의 없다. 여성에게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사랑을 찾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몰아세우는 바로 그 문화는 학대 상황에 놓인 남성에게 무력감과 수치심을 안기고, 네가 피해자라면 그건 네가 약하고 진짜 남자가 아니가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 문화는 그들에게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서 폭력은 용납 가능하지만 눈물은 그렇지 않다고 그들에게 말한다. 그 문화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학대자와 피학대자 모두를 한계 속에 가둔다. - 406
-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시공사
여성들뿐만 아니라
많은 남성들이 학대와 폭력에 고통 받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것이 학대이고
그런 것이 폭력이라는 생각을 갖지도 못할 때도 많구요
자신이 학대와 폭력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더라도
그걸 가족이나 친구, 관련 기관에 말하고 도움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는 사이 학대와 폭력은 계속되고
몸과 마음은 더 큰 병을 얻게 되지요
한평생 무겁게 짊어지고 살아야 할지도 모를
그 깊은 상처가 패여가는 거지요
남성인 제가 그런 일을 겪을 때
그것이 학대이고 폭력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도움을 구했더라면
그래서 제가 그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더라면
지난 수 십 년의 제 삶이
조금은 더 안정되고 조금은 더 편안하진 않았을까요
세상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있고 싶다거나
그냥 얼른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덜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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