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인 어린 화자 마르셀은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유난히 무서워했다. 마르셀은 그 공포를 없애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엄마가 자신의 방에 최대한 늦게까지 머물다 가게 만드는 것이다.(그는 엄마의 존재가 주는 위로가 그녀가 곧 떠날 거라는 인식으로 이미 훼손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르셀의 두려움은 타인에 대한 통제로 발전했다. 그는 엄마의 행복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두려움에 사로 잡혀 엄마가 자신의 뜻대로 하기만을 원했다. 이러한 관계 맺기 방식이 이후 그가 맺는 모든 관계, 특히 그가 가장 사랑했던 알베르틴과의 관계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알베르틴의 독립성을 견디지 못했다. 그녀의 독립성이 너무 불안했고 그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과 질투심으로 몸부림쳤다. 그래서 그는 명징한 자기 인식을 거쳐 담담히 털어놓았다. 안타깝게도 알베르틴이 잠들어 있을 때에만 안정을 느꼈다고. 그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사랑하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는 그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60
- 마사 C.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알에이치코리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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